3화 #콜드스테이지 #14
11. 1998년 / 필립앤더슨 휴게실 / 낮
지은과 경민이 커피를 마시고 있다.
지은
캬~ 그렇게 의형제는 헤어졌지.
추억은 가슴에 묻고
지나간 버스는 미련을 버리라 했겄만..
경민
그런데 정확한 원인이 뭐였나요?
지은
그건 둘만 알지. 대동방과 소동방.
경민
아.. 그 별명 들어봤어요
동방우 대표와 매진영 대표가
큰 동방불패랑 작은 동방불패였다고.
지은
그땐 동방우 국장과 매진영 팀장이었지.
나중에 진영이가 승진하고
좌동방, 우불패라고 불렀어.
아무튼 둘이서 한 팀 먹고
깨진 피티를 찾는 게 더 힘들었지.
진짜 불패신화였어. 3년간 수주율 80%.
그나마 깨진 건
그룹과의 내부거래비율 조정 때문이니까..
뭐 백전백승이었던 거지.
INS. 1993년 / 룸살롱 룸 / 밤
진영과 방우가 마주 앉아 있다.
방우
애들한텐 말 안 했지?
진영
네.. 사부님.
방우
어쩌다가 걸린 거냐?
혼자도 아니고 팀원까지.
조심했어야지.
진영
억울합니다.
시간도 많이 흘렀고..
방우
감사팀 문제는 나도 해결할 수가 없어.
진영
사부님께도 전부 보고 드렸던 일이고,
제가 지금까지 회사에 기여한 게..
방우
프로는 그런 말 하는 거 아니다. 일단 사표 써.
자진퇴사로 처리해 줄게. 지금은 이게 최선이야.
고개를 숙이고 이를 꽉 무는 진영.
out
휴게실에 직원들이 들어온다.
지은에게 인사하는 직원들. 경민이 계속 말한다.
경민
(천장을 쳐다보고 골똘히 생각하며)
소동방.. 아니 진영 대표가 나가신 이유..
감사팀은 알겠네요?
지은
(경민 얼굴 앞으로 다가가며) 어이~ 부사수님,
(손가락으로 주변을 보라고 가리키며)
이런 이야기는 관중 많으면 못해요~
그리고 커피값치곤 무지하게 비싼 이야기
듣고 계신 거 아시죠?
경민
아, 넵. 저녁까지 풀코스로 모시겠습니다!
지은
(웃으며) 그건 일단 킵. 이번 피티 끝나고 하자고.
월드컵 킥오프 2시 맞지?
이제 준비해야지.
기선제압!
경민
넵!
12. 필립앤더슨 대회의실 / 낮
진영, 웅, 영해, 금익, 혜성 순서로 앉아 있는 기획무대.
지은이 팀원들과 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온다.
지은
(핸드폰을 흔들며) 웅씨디, 올만~
웅
(연극배우처럼) 오 마이 레이디~ 롱타임노시~
지은
(웃으며) 오랜만이라 듣기 좋네~
(박수를 두 번 치며) 자자~ 다들 일단 명함부터 교환!
모두 일어서서 명함지갑에서 명함을 꺼내 교환한다.
경민에게 명함을 건네는 혜성.
혜성
김혜성입니다. 작년에 내일시스템즈에서 뵀습니다.
경민
(명함을 건네며) 여자치고 목소리가 크시네요.
웅변학원 다니셨어요?
혜성
(좋지 않은 표정, 참는다) 밴드 했습니다. 보컬.
경민
(살짝 목례) 그럼
혜성을 지나 영해에게 명함을 건네는 경민.
경민의 명함을 한번 더 보는 혜성.
명함
필립앤더슨, AE, 초경민
13. 유일기획 헌의 방 / 낮
헌이 통화 중이다.
헌
네 사부님.
네, 네,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는 헌.
문을 열고 들어오는 직원1.
직원1
국장님, 월드컵 킥오프 회의 준비 끝났습니다.
헌
네. 5분 후에 가죠.
직원1이 나간다.
책상 위 비디오 테이프를 집는 헌.
책상 위에 놓인 사진액자가 보인다.
헌, 진영, 지은 셋이 함께 활짝 웃고 있는 사진첩.
혜성_E
나의 두 번째 스승.
소봉헌은 돌부처 같은 사람이다.
매진영이라는 창에 맞으면서도 언제나 웃었다.
묘지은이 팀에 합류하고 나서,
셋은 가장 달콤한 시간을 보냈다.
14. 과거 / 이자카야 / 밤
젊은 진영, 헌, 지은이 술을 마시고 있다.
많이들 취한 모습.
진영
왜 진 거지?
헌
집중을 못해서.
지은
야, 집중하러 가자!
진영/헌
어딜?
15. 유일기획 건물 모습 / 밤
불이 꺼진 유일기획 건물 외경.
몇몇 층의 방에만 불이 켜져 있다.
16. 유일기획 회의실 테이블
둘러앉아 있는 진영, 헌, 지은.
셋의 앞에 포커 카드가 깔려 있다.
지은
(손에 쥔 패를 뚫어지게 본다) Check
헌
콜
진영
레이스 만으로.
진영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헌과 지은.
진영
(헌과 지은을 잠깐 보고 다시 카드를 보며)
쫄리면 죽던가
문이 열리며 원철이 술과 치킨을 사들고 들어온다.
원철
잔돈 바꿔 왔다~
재빨리 카드를 내려놓는 헌과 지은.
치킨과 술을 테이블에 깐다.
카드를 들고 있는 진영.
진영
아직 안 끝났다..!
헌/지은
쫌!
방우가 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온다.
손에 칩 가방이 들려 있다.
방우
오늘이 월급날이었지 아마?
배팅 제한이 얼마냐? 무제한 콜?
지은
국장님 쫌!
계속 카드를 손에 쥐고 집중하고 있는 진영.
그런 진영을 웃으며 안아주는 헌.
17. 현재 / 유일기획 대회의실 / 낮
문에 안내문구가 붙어있다.
종이
‘월드컵 T/F 킥오프 회의’
헌
회의 시작하겠습니다.
우선 방금 입수한 심사기준부터 볼게요.
직원1
그런 걸 어떻게 구하셨어요..?
무시하고 비디오 테이프를 플레이어에 넣는 헌.
브라운관에서 영상이 플레이된다.
누군가 몰래 촬영한 영상처럼 보인다.
영상에서 도승찬이 말을 하고 있다.
옆에 정우가 서있다.
도승찬_영상
위원장님, 기존 심사기준 수정을 요청합니다.
영상이 화면으로 넘어간다.
18. 월드컵 조직위원회 대회의실
설전을 벌이고 있는 위원들의 모습.
승찬의 뒷자리에 정우가 서있다.
승찬
이거 전형적인 대기업 몰아주기 아닙니까?
조직위원장
도의원님 말씀은 충분히 알겠는데요..
올림픽 때도 이 기준으로 해서 문제가 없었는데..
승찬
그래서 십 년 넘게 계속 몰아주자는 겁니까?
그런 승찬을 못마땅하게 바라보고 있는
정승민(남, 50, 여당 국회의원).
승민 뒤에서 슬쩍 뒷벽을 보는 승민의 보좌관.
보좌관의 시선 끝 액자에 작은 구멍이 보인다.
구멍 속으로 보이는 카메라 렌즈.
승민
도의원, 거 말이 좀 심하잖아요!
승민을 노려보는 정우.
승찬
(차분하게)
의원님, 기준은 시대에 맞게 바뀌는 겁니다.
위원장님, 잠시 휴정하시죠.
조직위원장
네.. 30분간 정회합니다.
19. 월드컵 조직위원회 로비 / 아침
승찬과 승민이 마주 보고 앉아 있다.
조금 떨어져 서있는 정우와 승민의 보좌관.
승찬
그럼 이렇게 합의하시죠.
승민
역시 합리적인 분이셔. 도의원님은.
승찬
(악수를 청하며) 그만 일어서시죠.
악수를 하고 먼저 떠나는 승민.
어딘가로 급하게 전화를 거는 승민.
승민이 떠나자 승찬에게 다가오는 정우.
정우
위험하지 않을까요? 의원님.
승찬
정치에 차선은 없어. 차악만 있지.
국민들 앞에 심사결과 공개하면
윗선 개입은 막을 수 있겠지.
정우
혹시 염두에 두고 계신 곳이 있으셔서..
승찬
(밝게 웃으며) 난 도전자가 좋아. 언제나.
가자고, 위원회 마무리해야지.
20. 필립앤더슨 대회의실 / 낮 (12.에 연결)
혜성의 자리 앞에 명함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혜성이 핸드폰을 본다. 문자가 와 있다.
혜성 모친의 문자다.
문자
딸~ 점심 먹었어?
바로 핸드폰을 덮는 혜성.
집중하고 앞을 쳐다본다.
지은
오늘은 킥오프니까, 일단 브리핑부터..
진영
(말을 끊으며)
제안요청서는 다 숙지하고 온 사람들 아닌가?
바로 컨셉부터 발표하죠. 우리부터 할까?
지은
(놀라지 않는 표정) 준비해온 거지?
(단호하다) 아니, 우리부터 할게. 경민, 준비해.
경민
네.
리모컨을 지은에게 건네고
프로젝터의 캡을 벗기는 경민.
스크린에 바로 파워포인트 장표가 뜬다.
지은
뭐 프로들이라 준비체조 필요 없죠?
바로 갈게요.
마우스를 클릭하는 경민.
침을 꿀꺽 삼키는 혜성과 금익.
F/C. 일식당 룸 (5.에서 연결)
진영
조건은?
지은
7:3
진영
혼자 해.
지은
알았다. 5:5
우리 상대는 유일기획 하나야.
나머진 유일이 알아서 정리할 테니.
그럼 콜?
진영
콜
지은
그런데 말야.. 이러면 어때?
진영
뭐?
지은
각자 컨셉 발표해서
선정되는 안을 낸 쪽이 10% 더 가져가기.
물론 이건 우리 둘만의 비밀.
진영
20으로 하자.
지은
콜
둘의 잔이 부딪힌다.
cut to
지은이 스크린 옆에 서있다.
지은을 노려보고 있는 진영.
스크린
‘Korea (N) Wave’
지은
그래서 내 결론은 한 마디로..
한류를 타보자는 거.
진부하지만 유일하고,
단순하지만 확실한 컨셉이지.
진영/웅/영해
(굳은 표정) ...
경민
(지은을 보고 감탄한 모습)
지은
컨셉은 선정된 이후에 바뀔 수도 있는 거니까,
우리는 선정되는 일에 집중하자는 의미로
이해해주면 고맙고.
나는 여기까지. 매프로, 바로 할래?
잠시 생각하는 진영.
진영
니코틴 충전하고 10분 후에.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