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d to Say I'm Sorry #1

4화 #콜드스테이지 #19

by 생각

1. 2002년 / 오마이캐피탈 대회의실

혜성이 프레젠테션 중이다.

노트북 앞에 금익이 앉아 있다.

화면에 장표가 보인다.


장표

당신이 될 때까지!

Okay, Oy My Capital


혜성이 리모컨을 누른다.

장표가 바뀐다.


장표

E.O.D


혜성

발표를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회의실 불이 환하게 켜진다.

오마이캐피탈 부장이 일어서 사회자 단상으로 나간다.

회의실 상석 옆자리에 금테 안경을 두른

오마이캐피탈 금전수(남, 50) 전무가 보인다.

상석에는 오마이캐피탈

금무진(남, 52) 사장이 앉아 있다.


오마이캐피탈_부장

그럼 질문 받겠습니다.


금전수

그 발표자 양반, 아니지 처자.


살짝 찡그려지는 혜성의 미간.


혜성

(웃으며) 네, 전무님.


금전수

그 우리가 돈을 이렇게 많이 쓰는데 말이요.

그 비싼 광고에 그것만 딸랑 내보내는게 말이 돼?


차분하게 듣는 혜성의 표정.


금전수

우리 계열사랑 스포츠단이랑

이런 것두 좀 넣으면 안돼?

꼴랑 오케이.. 뭐 이것만 넣으면 돈 아깝자나.

(사장을 보며) 안그래요 형님?


금무진

...


말없는 금무진 사장을 혜성이 한번 본다.

리모컨을 품에 넣는 혜성.


혜성

전무님, 혹시 야구 좋아하세요?


금전수

야구? 좋아하지.

우리 회사 프로야구단 오마이드래곤을

내가 만들었자나.

(직원들을 보며) 안그래?


억지로 고개를 끄덕이는 오마이캐피탈 직원들.

전무 가슴에 붙어 있는

금색 용모양의 뺏지가 조명에 반짝인다.


혜성

전무님, 그러면 야구도 잘하시겠네요.

(단상 아래에서 야구공을 꺼내며)

공 한번 받아보세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공을 전무에게 던지는 혜성.

천천히 날아가는 야구공.

얼떨결에 공을 두손으로 잡는 금전무.

모두가 얼떨떨한 표정.


혜성

오~ 잘 받으시네요.

(다시 공을 3개 꺼내며)

그럼 이번에도 받아보세요.


야구공 3개를 동시에 전무에게 던지는 혜성

(느리게) 각각 다른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공들.

(더 느리게) 당황한 표정의 금전무.

놀라는 직원들의 표정들.

(점점 빨라지며) 테이블에 튕기고,

벽에 맞고, 바닥으로 떨어지는 공들.


혜성

아.. 3개는 동시에 못받으시네요.

오마이캐피탈 고객들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15초의 짧은 광고는

하나의 컨셉을 전달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금전수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아니, 이 여자가!


금무진

(조용히 금전무에게) 앉아.


기운에 눌려 벌개진 얼굴로 자리에 앉는 금전무.


금무진

김혜성 팀장이라고 했죠?

광고 합시다. 그리고 나랑 밥 한번 합시다.


씩- 웃고 고개 숙여 인사하는 혜성.

그런 혜성을 무표정하게 바라보는 금익.

박수를 치려다가 금전무 눈치를 보고 손을 내리는 오마이캐피탈 직원들.




2. 혜성의 차안 / 낮

혜성이 운전 중이다.

조수석에 금익이 앉아 있다.

경쾌한 락음악이 차 안을 울린다.


금익

김팀장.. 아니 혜성아.


혜성

(볼륨을 줄이며 경쾌한 목소리로) 네! 사수님.


금익

오늘 조금 위험하지 않았어?

미리 준비하기는 했어도, 꼭 쓸 필요까지는..


혜성

그냥 쓰레기자나요.

말만 캐피탈이지, 고리대금업이에요.

돈 빌려줄땐 천사처럼 보여도,

못갚으면 바로 악마가 되는 것들.

(이를 씹으며) 우리 아빠도.. 저런 것들때문에..


금익

그래, 그만하자.


혜성의 전화기가 울린다.

스피커폰으로 전화를 받는 혜성.


영해_스피커
김팀장~ 이겼어? 아니 이겼지?


혜성

이기진 않았구요.. 그냥 밟았어요!


영해_스피커

잘해쓰~ 저녁에 뭐 먹을까?


혜성

한우죠!!


영해_스피커

역쉬~ 예쓰!

대학교 세미나 있다고 했지?

잘하고, 그럼 저녁에 한우집에서 보자고~


통화하며 환하게 웃는 혜성의 모습.

그런 혜성을 걱정스럽게 보는 금익의 표정.




3. 대학교 대강의실

혜성이 연단에 서있다.

연단 위에 플랜카드가 보인다.


플랜카드

동문선배 초청 성공학 세미나

- 유일기획 최연소 팀장, 김혜성 선배를 만나다 -


스크린에 장표가 떠있다.

대강의실을 가득채운 학생들이 보인다.

리모컨을 누르는 혜성.


장표

Concept is Everywhere


혜성

컨셉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도 있죠.

의도를 가지면 컨셉은 어디에서나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광고는 뭘까요?


장표가 넘어간다.


장표

광고는 튕기는거다.


좌중에서 웃음소리가 난다.

제일 뒷자리, 웃지 않는 남자 대학생의 눈빛.


혜성

웃긴가요? 그렇게 볼 수도 있죠.

그런데 이렇게 한번 생각해 볼까요?

여러분은 좋아하는 이성이 생기면

어떻게 행동하시나요?


불쑥 끼어들어 말하는 제일 뒷자리 남대생.


남대생

될때까지 찍어야죠.


몇몇 남자 대학생들이 큭큭- 댄다.

살짝 찡그려지는 혜성의 미간.


혜성

그건 짐승의 방법이죠.


오~ 하며 엄지손가락을 드는 몇몇 남자 대학생들.

질문한 남대생의 머쓱한 표정.


혜성

꽃은 어떻게 번식할까요?

제 자리에서 움직이지도 못하는데 말이죠.


리모컨을 누르는 혜성.

스크린의 장표가 바뀐다.


장표

꽃에 모여드는 벌과 나비의 사진


혜성

꽃은 향기를 내뿜을 뿐입니다, 고고하게.


남대생을 노려보는 혜성.

리모컨을 누른다.


장표

E.O.D


혜성

(환하게 웃으며) 발표를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박수를 치는 객석의 대학생들

#혜성에게 다가와 줄을 서서 명함을 받는 학생들

#멀찍이 줄 끝에 서있는 제일 뒷자리 남대생의 모습




4. 대학교 건물 앞 / 오후

혜성이 세미나를 마치고 걸어 나온다.

계속 혜성을 쫓아오는 한 무리의 대학생들.

건물 정문 옆에 정우가 서있다.

정우를 발견하는 혜성.


혜성

정우 선배?


정우

오랜만이다.

이제 유명인이네, 김혜성.


혜성

뭐야~~ 아직 여의도에서 일해?

학교는 무슨 일로? 강의해?


정우

아니, 너 만나러 왔어. 잠깐 시간 될까?


혜성

(주변 학생들을 보며) 잠깐만 선배.


학생들에게 명함을 나눠주는 혜성.

명함이 다 떨어지자

명함지갑을 탈탈 털어 보이는 혜성.

그런 혜성을 바라보는 정우.


혜성

(정우에게 다가와) 30분 여유 있어, 차 한 잔 하자 선배.




5. 대학교 앞 카페 / 오후

혜성과 정우가 마주 앉아 있다.


혜성

도승찬 의원님은 잘 지내셔?


정우

기억하고 있네, 우리 의원님.


혜성

그럼, 어떻게 잊겠어. 그 날 일을..

그런데 무슨 일이야?


정우

의원님이 너를 찾으셔.

카페 밖 창문에서 혜성을 보고 있는 남대생.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커피를 마시는 혜성.




6. 한우집 룸 / 저녁

혜성, 금익, 영해, 원철이 앉아 있다.


혜성

(일어서서 잔을 들고) Victory is Ours~ Cheers!


잔을 부딪히고 원샷하는 일행들.


원철

내가 말야, 그 5년 전에 혜성이를 첨 봤을때 말이지.

첫 눈에 알아봤자나.

그래 이 아이는 다르다. 뭔가 큰 일을 내겠다.

세상에 야구공을 광고주한테 던지다니..

역시 내 촉은 틀리지 않았어.


혜성

첫 술자리에서 금발은 컨셉이냐고 하시면서..

제 옷을 지적질하셨죠 아마?


원철

내가? 언제?


영해

(원철 입에 쌈을 넣으며) 노망드셨어요?

그놈의 옛날 얘기 한번만 더하면

상추에 숯을 싸가지고 아주 그냥.


피식- 하고 웃는 혜성.

어색하게 따라 웃는 금익의 표정이 아직 어둡다.

티격 태격하며 웃고 떠드는

일행들의 모습이 천천히 보여진다.

혜성의 폰에 문자가 온다.


혜성

자~ 저는 또 미팅이 생겨서 이만.


원철/영해

안돼! 못 가!!


혜성

(일어서며) 내일 봐요~~ 계산은 제가 하고 갈께요.


빠르게 계산대로 향하는 혜성.

계산하는 혜성을 테이블에서 대견하게 바라보는

원철과 영해.


영해

하여간 대단해.

아버지 그리 가시고, 어머니까지 사고가 났는데도..


원철

술자리 먼저 가는 것두 지 스승 닮았네..

니네는 매대표랑 연락 안돼노?

혜성이도 연락 안하는가?


영해

연락이 되도 연락을 하겠어요?

지 아버지 저리 가게 만든 사람이

매대표인 걸 알았는데?

딸 취직 미끼로 대금결제를 안해주는

사람이 세상에 어딨어!

생양아치지..


원철

그기 안해준게 아니라.. 못해준기다..


영해

그게 그거죠!


원철

그만하자.. 그 얘긴..

김팀장 어머니는 요즘 어떠신고?


금익

아직 그대로시라네요.

병원에선 포기하라고 하는데..

혜성이가 결정을 못하고 있나봐요.


원철

이제 김팀장도 진영이처럼 천애고아네..

금익이 니가 마이 챙기라. 영해 니두.


말없이 소주 잔을 입에 털어 넣는 세 사람.




7. 호텔 방

침대 위 알몸의 혜성, 뒷모습 상반신이 움직인다.

절정을 느끼는 혜성, 침대에 눕는다.

옆자리에 남대생이 누워서 숨을 헉헉 댄다.

사이드 테이블에서 담배를 꺼내 무는 혜성.


남대생

저기..


혜성

가서 씻어.


남대생

네? 네..


욕실로 우물쭈물 들어가는 남대생을 보는 혜성.

담배 연기를 위로 뿜는 혜성.


혜성_Na

내가 변한 걸까?

아니면 세상이 변한 걸까?


창 밖에 비가 내린다.

호텔 벽에 걸린 시계가 천천히 거꾸로 돈다.




8. F/C. 1998년 / 월드컵 조직위원회 대기실

(3화 55.에 연결)

혜성, 진영, 웅, 영해, 금익이 커피를 마시고 있다.


어카피, 여벌 챙겼나?


금익

넵! (하며 테이블 위의 가방을 손으로 툭툭- 친다)


혜성

이건 뭐에요, 사수님?


금익

일종의 보험?


영해

너 못본새 카피 많이 늘었다?

(혜성에게) 서브 프로젝터랑 연결선이야.

혹시 시스템 에러나면 우리걸로 교체해야 하니까.


장비는 항상 두벌씩 준비하는 거야~


혜성

아, 넵!


리모컨을 쥔 진영의 손이 살짝 떨린다.



9. 조직위원회 프레스룸

조직위원장이 연단에 서있다.


조직위원장

자, 그럼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재개하겠습니다.

그럼 세번째 순서로

‘유일기획’의 발표를 듣도록 하겠습니다.


헌이 무대에 서있다.

인사를 하고 리모컨을 누르는 헌.

스크린에 '0'과 '1'이 수없이 많이 떠있다.


사람은 변합니다.

소비자는 직관적입니다.

소비자의 직관은 늘 바뀝니다.

하지만 데이터는 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데이터에 주목했습니다.


스크린의 장표가 복잡한 도표로 바뀐다.


월드컵이 원하는 데이터는 과연 뭘까?

아니, 월드컵이 보지못한 데이터는 없을까?


스크린의 장표가 '로봇'의 사진으로 바뀐다.


유일기획은 오랫동안 고민했습니다.

소비자의 마음을 어떻게 정확하게 읽을 수 있을까?

회의, 시장조사, 설문, FGI.

과연 이런 것들로 소비자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까?


cut to


혜성이 메모장에 ‘에프지아이’라고 쓴다.

옆에서 그런 혜성을 보고

자신의 메모장에 뭔가를 써서 혜성에게 건네는 금익.


메모

Focus Group Interview

표적집단면접법

지금은 메모보다 발표를 보는게 낫지 않을까?

- From 멋진 사수 A COPY -


메모장을 덮고 무대에 집중하는 혜성.

그런 혜성의 모습을 보는 진영.


cut to


#무대를 좌우로 움직이며

부드럽게 발표하는 헌의 모습


그래서 우리는 직관을 기술로 구현했습니다.


스크린에 ‘Heuristic Engine’이라는 로고가 뜬다.

장표를 보던 진영의 손이 크게 떨린다.

테이블 밑으로 손을 내리는 진영.


진영_Na

기술을 먼저 배운건 나였다.

거짓을 먼저 배운 것도 나였다.


지금 이 시간에도 소비자들은 검색을 합니다.

그 수천, 수만, 수억 개의 데이터가

바로 소비자의 마음입니다.


진영_Na

배움은 같아도 출신은 달랐다.

머리에서 지워지지 않던 신분과 계급.

친구와의 전쟁에서 나는 완벽하게 패배했다.


우리는 그 직관적 데이터를

객관적 선택의 기준으로 바꾸는 엔진을 개발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휴리스틱 엔진’에 대해

유일기획 동방우 대표님이 직접 발표하시겠습니다.


진영_Na

희망은 자기를 속일 때만 샘솟는다.*

그러나 용기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을 때 생긴다.


방우가 무대 뒤에서 등장한다.




10. 조직위원회 옥상 (3화 58.에 연결)

담배를 끄고 인사하고 돌아서 걸어가는 진영.

인사하고 진영을 따라 나서는 혜성.

재떨이에 담배를 끄는 방우.


방우

그런데 진영아.

카드는 끊은 거냐?


진영을 보며 놀라는 혜성의 표정.

뒤돌아 선채로 굳은 표정의 진영.

잠시 멈췄다가 다시 걸어가는 진영.

미소를 짓는 방우.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