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콜드스테이지 #20
11. 조직위원회 프레스룸 (9.에서 연결)
방우
반갑습니다. 유일기획 대표 동방웁니다.
여러분은 보는 것을 믿으십니까?
아니면 믿는 것을 보십니까?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방우를 보는 혜성과 경민.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 금익.
그런 금익을 말리며 실랑이를 벌이는 영해.
손가락을 턱으로 가져가 괴는 지은.
장표가 바뀐다.
장표
Heuristic vs Systematic
직관적 인간 vs 체계적 인간
방우
전 둘 다 믿습니다. 그런데..
너무 재미없고 진지한 이야기죠?
이런 어려운 이야기 집어치우겠습니다.
화면의 글자가 휴지통으로 쏙- 하고 들어간다.
cut to
#밝아지는 정승민 의원의 표정.
#사무실에서 중계방송을 보고 있는
유일기획 직원들의 긴장한 모습.
#집중하는 혜성, 진영, 금익, 영해, 지은, 경민, 웅의 모습들
cut to
꼬마 아이가 축구를 하고 있는 동영상이 플레이된다.
아이를 카메라로 찍고 있는 부모가 보인다.
아이 이름을 부르는 밝은 목소리가 들린다.
F/C. 조직위원회 옥상 (9.에 연결)
방우
그런데 진영아.
카드는 끊은 거냐?
잠시 멈춰서는 진영.
진영_Na
나의 전쟁은 선포되었고,
너의 대답은 이미 들었다.
cut to
영상을 보며 리모컨을 콱- 쥐는 진영.
방우
저 아이는 커서 어떤 사람이 될까요?
저 아이의 엄마와 아빠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방우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알 수 있는 방법이 한 가지 있습니다.
영상 속, 아이가 골을 넣는다.
아이에게 달려가는 아빠. 박수를 치며 안아준다.
화면이 멈춘다.
방우
행복한 모습입니다.
그런데 전 궁금했습니다.
저 아빠의 다음 행동은 무엇일까?
장표가 바뀐다.
큼직한 글자가 중간에 쓰여있다.
장표
SEARCH
방우
아빠는 아이를 위한 정보를 찾습니다.
아이를 더 행복하게 해 주기 위해 검색을 합니다.
장표가 바뀐다.
검색창이 화면에 뜬다.
검색창이 3칸으로 구분되어 있다.
검색창 바로 위에 ‘Heuristic Engine’이라고 쓰인
로고가 보인다.
방우
(심사위원석을 보며) 위원님들?
지금 저 아빠의 머릿속에는
어떤 단어들이 들어 있을까요?
3개만 말해 주시겠습니까?
승민이 마이크를 켠다.
승민
축구, 클럽, 비용. 이런 단어들 아닐까요?
방우
직관적이시네요. 그럼 입력해 볼까요?
화면 속 검색 창에
축구, 클럽, 비용이란 단어가 입력된다.
검색창 하단의 ‘SEARCH’라고 쓰인 버튼을
클릭하는 마우스 포인트.
화면이 바뀌며 쇼핑몰처럼 제품들이 나열된다.
제품 사진 밑에 숫자가 적혀 있고,
숫자는 계속 달라진다.
방우
직관을 객관으로 바꾸는 방법.
비용을 수익으로 바꾸는 기술.
장표가 바뀌고 숫자가 적혀 있다.
장표
12,000,000,000,000
방우
월드컵에 투자될 비용은 약 12조 원입니다.
이 거대한 비용을 국민의 세금으로 감당해야만 합니다.
예산을 쓰는 일만큼 회수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장표가 바뀐다.
수백 개의 글로벌 기업들 로고가 나열된다.
방우
휴리스틱 엔진은 지난 1년간
유일기획이 공들여 개발한 첨단 마케팅 기술입니다.
저희는 이번 월드컵 스폰서십에
이 엔진을 최초로 투입할 계획입니다.
가장 확실한 월드컵 마케팅을
글로벌 기업들에게 제공할 것입니다.
광고와 홍보도 모두 이런 맥락에서 수행될 것입니다.
월드컵은 투자입니다. 월드컵은 숫자입니다.
발표를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마지막 장표가 화면에 뜬다.
장표
E.O.D
- 유일기획 -
박수를 치는 승민.
따라서 박수를 치는 심사위원들.
짧게 인사하는 방우.
무표정하게 방우를 보며 박수를 치는 헌.
cut to
#회의실에서 티브이를 보며
참았던 숨을 내쉬는 유일기획 직원들의 모습
12. 며칠 전 / 유일기획 방우의 방
방우가 브리핑을 듣고 있다. 표정이 어둡다.
방우에게 브리핑을 하고 있는 유일시스템즈 직원들.
헌이 방우의 옆에 앉아 있다.
방우
구현이 안된다.. 이유는?
직원1
일단 데이터가 부족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방우
인터페이스는 완성된 상태지?
직원1
네, 먼저 진행하라고 하셔서..
방우
그림 만들어.
직원1
네?
방우
그림을 그리라고.
결과만 보여주면 되니까.
cut to
방우와 헌만 남은 방.
헌
실제 엔진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동영상으로만 플레이하는 거면..
현장에서 잘못될 수 있지 않을까요?
방우
마술처럼 만들어야지.
관객이 직접 키워드를 입력하게.
헌
누가..?
방우
정승 있잖아, 정승.
(입꼬리가 올라가며) 생각보다 연기 잘해.
cut to
#화장실에서 아내와 통화하고 있는 정승민의 모습.
13. 기획무대 테이블
웅
돈방우네 돈방우.
돈으로 처발랐네 아주. 저게 진짜 가능해?
월드컵이 문제가 아니라
아주 마케팅판 싹쓸이 하겠는데?
진영
집중해. 이 싸움에만.
지은
넌 어떻게 할 건데?
진영
정면돌파
지은
너무 뜬금없다.. 그게 다야?
진영
지금은 그것 말고 방법이 없다.
진영을 애절하게 바라보는 혜성.
14. 조직위원회 프레스룸
무대 옆에서 대기 중인 진영.
살짝 떨리는 손. 호흡을 후- 하고 가다듬는다.
15. 식당 실외 / 저녁
식당 문을 열고 나오는 혜성 모친.
후- 하고 한숨을 쉰다.
핸드폰을 꺼내 문자를 확인한다.
아무 알림도 없는 핸드폰 화면.
빗방울이 투둑- 핸드폰 화면 위로 떨어진다.
배경화면이 혜성과 찍은 사진이다.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서둘러 횡단보도 쪽으로 뛰어가는 혜성 모친.
16. 몇 시간 후 / 한우집 룸 / 저녁
결과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기획무대/필립앤더슨 컨소시엄 멤버들.
모두 초조하게 맥주를 마시고 있다.
원철
(벌떡 일어서며) 자자 잘될 거야~
내가 티비로 보긴 했지만, 이건 압승이야, 압승.
정의가 승리한 역사적인 그런 응?
자~ 아무튼 우리 매대표와 고생한 식구들을 위하여!
아무도 반응이 없다.
원철을 째려보는 웅과 영해.
지은
그래요, 잘될 거예요.
그래도 아직 결과발표 전이니까.
주니어들 공부를 위해서 리뷰라도 해보죠.
경민, 오늘 우리 발표 어땠어? 솔직하게 말해봐.
경민
그렇게 압도적이지는 않았다고 봅니다.
어색해지는 분위기.
계속 말을 이어가는 경민.
경민
사고가 생겼다면,
끊고 다시 준비해서 진행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저도 그게 맞다고 생각하구요.
물론 매대표님께서 워낙
프로페셔널한 기지로 잘 마무리하시긴 했지만..
지은
오케이, 거기까지.
혜성이는 어땠어?
드라마 조연쯤은 했잖아 오늘?
혜성
전.. 잘 모르겠습니다.
혜성의 바지 무릎 부분에 붉은 핏자국이 보인다.
맥주를 마시며 혜성을 보는 진영.
INS / 조직위원회 프레스룸
#진영이 발표를 하고 있다.
#갑자기 스크린이 꺼진다.
#놀라는 사람들의 표정들.
#커지는 혜성의 눈.
#혜성이 금익 의자 밑의 여벌 가방을 든다.
#무대 쪽으로 냅다 뛰는 혜성.
#달려오는 혜성을 보는 진영.
#달려가는 혜성을 미처 말리지 못한 금익.
#무대 계단을 뛰어 올라가는 혜성.
#마지막 계단에 걸려 무대 쪽으로 넘어지는 혜성.
#가방과 함께 구르는 혜성.
#진영이 혜성을 일으킨다.
out
혜성 쪽으로 오는 원철.
원철
참, 혜성이 너 무릎 괜찮냐?
아니.. 안 쪽팔리냐?
혜성
네? 네.. 괜찮습니다. 밴드 붙이면 됩니다.
그런데 우리 이길까요?
원철
국민들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봤잖아.
우리가 지면 여론이 가만있겠냐?
웅
이겨, 걱정 마.
근데 너 많이 쪽팔렸겠다 얘..
영해
우리가 지면 폭동 나지 폭동.
그런데,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한우 말고 일식도 있고 중식도 있는데..
이 나라 회식의 다양성은 언제쯤 보장되는 거냐?
시위라도 해야 하는 거 아냐?
(경민을 보며) 어떻게 생각해?
경민
이기면 2차 일식, 3차 중식으로 제가 모시겠습니다,
개카로.
금익
(잔을 들며) 우리의 승리를 위하여~
그리고 경민 개카의 한도를 위하여!
17. 한우집 화장실
혜성이 무릎에 밴드를 붙이고 있다.
혜성
아주 전국적으로 쪼다가 됐네.
아픈 게 문제냐, 누구 말대로 쪽팔린 게 문제지..
혜성이 화장실 밖으로 나온다.
밖에 진영이 서있다.
진영
괜찮냐? 담배나 피자.
혜성
(놀라며) 아, 네, 사부님.
진영
(혜성의 무릎을 보며) 약은 발랐냐?
혜성
괜찮습니다.
뭐 무대에서 한두 번 자빠진 것두 아니고..
아, 대학 밴드 할 때요.
진영
나가자.
먼저 나가는 진영. 따라가는 혜성.
18. 조직위원회 프레스룸
진영이 무대에 서있다.
인사하고 리모컨을 누르는 진영.
타이머의 '14:59'라는 숫자가
'14:58'에서 '14:57'로 바뀐다.
진영
발표를 시작하겠습니다.
기획무대의 매진영입니다.
그럼 컨셉을 먼저 설명하겠습니다.
갑자기 스크린이 꺼진다.
장소에 있는 사람들이 당황한다.
fade out
19. 몇 시간 후 / 유일기획 방우의 방
김이 올라가고 있는 방우의 검은 커피 잔.
헌이 방우 옆에 앉아 있다.
헌
정확한 원인이 뭐였나요?
방우
랜섬웨어*라는 말도 있고,
북한 해커들의 공격이라는 설도 있고..
아무튼 2시간 동안 국가비상사태였다는 군.
헌
인터넷이 다운되니까 이런 일이 다 벌어지네요.
그나저나 심사가 힘들 것 같은데요?
발표 조건이 달라서.
방우
상위 2개 업체 재피티 해야겠지.
20. 조직위원회 프레스룸 (16.에 연결)
#갑자기 스크린이 꺼진다.
#혜성이 금익 의자 밑의 여벌 가방을 든다.
#무대 쪽으로 냅다 뛰는 혜성.
#달려오는 혜성을 보는 진영.
#무대 계단을 뛰어 올라가는 혜성.
#마지막 계단에 걸려 무대 쪽으로 넘어지는 혜성.
#가방과 함께 구르는 혜성.
#진영이 혜성을 일으킨다.
진영
(혜성에게 귓속말로) 내려가서 중계카메라 체크해.
문제없이 중계되고 있으면,
머리 위로 원 그려.
지금, 뛰어.
혜성
네? 네!
무대 밑으로 뛰어가는 혜성.
뛰어가다가 다시 돌아와서
가방을 챙겨 다시 뛰는 헤성.
큭- 큭- 하고 웃는 관객과 심사위원들.
그런 혜성을 유심히 보는 승찬.
혜성이 중계 카메라 쪽으로 뛰어간다.
진영
(침착하게 앞을 보며) 사고네요.
저희 업계에선 자주 있는 일입니다.
승찬이 마이크를 켠다.
승찬
발표자님, 시스템 체크하고 다시 하시죠?
혜성을 보는 진영.
중계 카메라 뒤에서 카메라 감독과 이야기 중인 혜성.
머리 위로 동그라미를 그린다.
진영
(승찬에게) 아니요, 그냥 하겠습니다.
(카메라를 보며)
저를 가르쳐주신 사부님께서 늘 말씀하셨습니다.
INS. 유일기획 대기실
방우가 모니터 속의 진영을 노려본다.
리모컨을 만지며 흥미롭다는 표정을 짓는 헌.
out
진영
스크린은 없지만, 계속 발표하겠습니다.
죄송하지만 심사위원님들께선,
책상 앞에 있는 제안서 3페이지를 봐주시겠습니까?
심사위원들이 제안서 페이지를 넘긴다.
INS. 기획무대 사무실 / 새벽
#출력된 제안서를 제본하는 혜성
#책상에 엎드려 잠이 든 금익
#제본이 완성된 제안서를 진영의 책상 위에 올려두는 혜성
#잠든 금익을 보고 사무실을 나서는 혜성
out
혜성이 자리로 돌아와 앉는다.
경민
(핸드폰을 보다가 지은에게)
팀장님, 지금 인터넷도 안된답니다.
지은
그래? (혜성을 보며)
중계는? 중계는 되고 있어?
혜성
(무릎을 만지며) 네, 카메라 감독님께 확인했어요.
중계는 나가고 있데요.
옆에 계신 피디님도 그러셨어요.
그.. 네트워크 시스템이 다운돼서
스크린만 아웃이 됐다고..
지은
(진영을 보며) 그런데 쟤는 어쩌려고 저러는 거야?
cut to
진영이 천천히 리모컨을 주머니에 넣는다.
진영
축구는 경쟁입니다. 하지만 추억입니다.
2002년 승리의 추억
1998년 눈물의 추억
1994년 새벽의 추억
그리고
1986년 첫 골의 추억까지.
(잠시 말을 끊고) 위원님들, 다음 장을 넘겨주십시오.
심사위원들이 페이지를 넘긴다.
4페이지에 어린 축구 선수들의 사진이 보인다.
진영
(잠시 눈을 감았다가 말을 이어간다)
1986년 태국의 작은 섬, 판이.
텔레비전으로 처음 축구를 보게 된 소년들은
축구와 사랑에 빠집니다.
다음 페이지입니다.
제안서_장표
합판으로 만든 축구장 사진
진영
소년들은 나무 합판으로 축구장을 만들고,
맨발로 축구를 즐기기 시작했죠.
그러던 어느 날,
그들은 토너먼트에 출전하기로 결심합니다.
cut to
손으로 입을 가리는 영해.
영해
대표님 저걸 다 외우신 거야? 발표자료를 통째로?
cut to
진영이 계속 발표한다.
진영
첫 경기가 열리고, 그들은 깨닫습니다.
생각보다 소년들의 실력은 뛰어났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준결승까지 진출하게 되죠.
비가 내리는 준결승전에서..
O/L. 혜성의 생각
#혜성이 눈을 감는다.
#비가 오는 축구장이 보인다.
#축구화를 벗는 어린 선수들의 모습
진영_E
그들은 젖은 축구화를 벗어던지고
투혼의 경기를 펼칩니다.
그리고 태국의 모든 사람들이
소년들의 경기를 기억합니다.
팡이 FC, 전설의 축구단은 그렇게 탄생합니다.
그들의 축구가 태국의 추억이 됩니다.
cut to
#진영의 발표가 계속된다
#모든 장표를 외워서 발표하는 진영
#페이지를 넘기는 심사위원들의 모습
#진영을 바라보는 팀원들의 모습
#제안서와 진영을 번갈아 보며 웃는 승찬
#비 오는 축구장을 맨발로 누비는 어린 선수들의 모습
#천천히 흐르는 타이머의 모습
#타이머가 ‘00:03’에서 ‘00:02’로 다시 ‘00:01’로 바뀐다
#골을 넣고 환호하는 어린 선수들의 모습
#제안서의 마지막 페이지를 보는 승찬
제안서
Wave to Memory
진영
파도에서 추억으로.
진영이 꾹- 리모컨을 누른다.
제안서
E.O.D
- 기획무대/필립앤더슨 -
진영
발표를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조용해진 객석
#혜성이 박수를 친다
#민경, 금익, 영해가 박수를 친다
#지은과 웅이 하이파이브를 한다
#승찬이 박수를 친다
#심사위원들이 박수를 친다
#못마땅한 표정의 승민이 박수를 친다
#헌이 박수를 친다
#아무 말 없이 화면을 응시하는 방우
#객석에 울리는 박수소리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