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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 Dec 16. 2017

시스템이 뭐길래

불확실계를 여행하는 최고경영자를 위한 안내서


시스템 [sɪstəm]
1. 제도, 체제, 방편, 방안
2. 체계, 체계적 이론, 학설, 장치
3. (하나의 기관으로 본) 몸; (체내의) 계(系)
시스템이 문제야...

경영자는 습관처럼 말한다. 직원들도 입버릇처럼 말한다. 언제나 문제로 치부되는 시스템. 경영학에서도 가르쳐 주지 않는 경영시스템. 그나마 큰 기업은 컨설팅이라도 받으면 되는데, 작은 기업은 도대체 어떻게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 걸까? 결핍을 만나면 즉시 해결하는 나의 시스템이 작동했다.


인체의 신비, 생명은 가장 완벽한 시스템이다.
기업이라는 유기체

시스템은 체계(體系)다. 단어의 뜻 그대로 풀이하면, 부분이 짜임새 있게 조직되어 통일되어 있는 몸의 상태다. 체계는 우리 몸의 작동원리와 같다. 경영의 체계, 즉 경영시스템도 우리 몸에 비유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회사를 생명이 있는 유기체로 보고, 각 구성요소를 우리 몸에 빚대어 살펴보자.



회사는 몸이다. 몸은 세포로 구성되어 있다. 세포 하나하나는 살아 있는 생명이다. 세포는 회사의 구성원인 임직원이다. 세포라는 최소 단위로 구성된 몸은 10계의 체계로 구분된다. 골격계, 근육계, 순환계, 호흡계, 소화계, 신경계, 피부계, 비뇨기계, 생식계, 내분비계가 그것이다. 경영에 맞추어보자.


각각의 계(系)는 매우 정밀하게 짜여 돌아가며 생명을 움직인다.
핵심경쟁력과 조직문화의 선순환

골격계는 회사의 핵심경쟁력이다. 기업의 핵심경쟁력은 제품/서비스의 경쟁력과 사람의 경쟁력으로 구분된다. 우리 몸의 골격계는 척추와 치아로 구성된다. 제품과 서비스가 척추라면, 인재는 치아다. 척추의 본질은 지탱이다. 치아의 본질은 분쇄다. 핵심경쟁력은 문제를 분쇄하는 인재와 회사를 지탱하는 제품이 작동하는 시스템이다.


근육계는 조직문화다. 근육은 움직이지 않으면 힘이 약해지고 퇴화한다. 근육은 양쪽과 위아래의 균형이 맞지 않으면 균열된다. 기업의 조직문화는 사람을 움직이는 시스템이다. 성장에 맞춰 근력을 키우고, 서로 다른 조직을 만나게 해서 균형을 맞추고,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조직문화는 성숙된다.



순환계는 심장, 동맥, 정맥, 모세혈관, 혈구와 혈장으로 구성된다. 경영의 순환계는 생산 시스템이다. 혈구와 혈장은 제품과 서비스다. 제품과 서비스는 심장을 통해 동맥과 정맥, 모세혈관까지 순환한다. 심장은 제1공장이고, 동맥, 정맥, 모세혈관은 생산라인이다. 제품의 선순환 시스템이 생산이다.


매트릭스는 인체의 시스템을 모방한 체계다.
인사, 마케팅 그리고 브랜드

호흡계는 폐와 기도다. 경영의 호흡계는 인사 시스템이다. 인재가 지속적으로 공급되지 않는 회사는 죽는다. 소화계는 유통 시스템이다. 소화계는 대장, 소장, 쓸개, 위, 췌장으로 구성된다. 유통은 제품과 서비스를 고객의 자리에 위치시키는 일이다. 고객이 제품을 찾는 것이 아니라 제품이 고객을 찾는 시스템이 유통이다.


신경계는 눈, 코, 입, 귀다. 경영의 신경계는 마케팅 시스템이다. 고객의 의견을 듣고, 보고, 맡고 나서 회사와 제품의 이야기를 말하는 순서다. 마케팅은 회사의 자리에 제품을 놓고, 제품의 자리에 고객을 놓고, 나의 자리에 너를 놓는 시스템이다. 마케팅 시스템은 24시간 신경 쓰는 일이고, 365일 신경이 쓰이는 일이다.


피부계는 브랜드 시스템이다. 피부는 내피와 외피로 구분된다. 브랜드란 제품의 외피이자, 제품 내면의 철학이다. 피부는 건강상태와 외부환경에 민감하다. 브랜드는 살아 숨 쉬는 피부와 같다. 좋은 화장품을 바른다고 피부의 본질이 좋아지지 않는다. 좋은 제품과 건강한 철학이 브랜드를 빛나게 한다.


인체의 시스템은 우주를 닮았다.
생산, 마케팅, 연구개발 그리고..

비뇨기계는 콩팥, 방광, 요도다. 경영의 비뇨기계는 관리 시스템이다. 경영의 과정에서는 불순물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런 경영의 부산물을 거르고 걸러 사내에 축적하거나 사외로 배출하는 일이 관리의 본질이다. 관리는 생산과 마케팅을 통제하는 일이 아니라 생산과 마케팅의 추진력을 높여주는 시스템이 되어야 한다.


생식계는 연구개발 시스템이다. 생식계는 회사의 핵심경쟁력과 제품을 진화시키는 시스템이다. 생식하지 않는 기업은 노화되어 도태된다. 회사의 노화를 막는 방법은 없다. 오직 연구개발을 통해 또 다른 핵심경쟁력을 탄생시켜야 한다. 연구개발이 없는 회사는 병에 걸리기 쉽다. 생식하지 않는 회사는 빨리 늙고 일찍 죽는다.


내분비계는 호르몬이다. 경영의 호르몬은 리더십이다. 호르몬은 우리 몸의 각 기능을 정상적인 상태로 유지시켜 주고, 인체를 성장하게 하거나, 인체의 특징을 드러나게 하는 등의 역할을 한다. 호르몬은 혈액을 타고 표적기관에 작용한다. 최고경영자의 역할은 모든 호르몬을 관장하는 뇌의 시상하부다.


시스템의 전원을 키는 일은 절차의 내재화다.
절차의 전원을 켜라

10개의 체계를 갖추면 이제 시스템의 전원을 켜야 한다. 시스템의 전원을 켜는 일을 절차(節次)라고 부른다. 절차는 일을 치르는 데 거쳐야 하는 순서나 방법이다. 입으로 들어온 음식이 식도를 타고 위를 지나 대장과 소장을 거치는 것처럼, 시스템은 정해진 원칙대로 작동해야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절차는 만드는 일보다 내재화하는 일이 훨씬 어렵고 중요하다. 절차의 내재화는 경영시스템의 내분비계를 관장하는 호르몬, 즉 리더십의 역할이다. 리더는 모든 절차의 과정을 구성원 누구보다 잘 숙지하고 있어야 하며, 절차가 어긋나거나 멈추면 그에 맞는 호르몬을 표적에 산포(散布)해야 한다.


일은 구성원들이 한다. 리더의 일은 호르몬의 산포다. 리더는 환경의 변화와 회사의 상황에 맞추어 절차를 재구성해야 한다. 리더가 돈 버는 일에만 집중하면 돈은 벌 수 있다. 하지만 꾸준히 돈을 벌고 싶다면 절차를 만드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언제까지 해야 하냐고? 회사가 생명을 다할 때까지. 끝.


경영자는 심리학, 철학, 경제학, 역사학, 물리학은 물론 윤리학에 이르기까지 인문과학과 사회과학에 대한 지식과 통찰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성과를 거두어야 한다. 다시 말해 지식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아픈 환자를 치료하고, 학생을 가르치고, 다리를 건설하고, 사용자 친화적인 시스템을 설계하고 판매해야 한다. - Peter Drucker (1909~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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