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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 Aug 01. 2023

남매의 여름밤

윤단비 감독을 봄니다.

그래서 그게 어렸을 때 기억인 줄 알았어. by 영화 <남매의 여름밤> 中


신인이라는 순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는 신인상이 없다. 이와 관련해 이순재 배우는 "할리우드의 경우 영화에 출연하는 순간 프로라고 인정한다. 그만큼 오랜 기간 배우로 수업을 받고 실력이 완성되었을 때 비로소 데뷔를 하는 것이다. 그들은 신인이 아니다. 연기자는 신인이든 경력이 오래된 사람이든 출연한 작품의 연기로만 평가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최고령 현역 배우다.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도 신인연기상은 없지만, 신인감독상은 있다. 황금카메라상(Caméra d'Or)은 최고의 첫 장편 영화 데뷔작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1978년 질 자콥이 만들었다. 황금카메라상 후보는 칸 영화제에 초청받은 신인감독이 후보로 지명되며, 아직까지 한국감독 중 이 상을 수상한 사례는 없다. 지난 75회에서는 영화 <헌트>의 이정재 감독이 후보에 올랐다.


새로 등장한 사람에게 주는 상. 신인상은 태어나 단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상이다. 시상식은 그 해 최고의 영화와 영화인을 평가하는 자리이자, 새로운 희망을 선보이는 무대기도 하다. 춘사는 1회 신인감독상 수상자인 황규덕 감독부터, 16회 나홍진 감독, 19회 양우석 감독, 23회 강윤성 감독에 이르기까지 지금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명감독을 발굴했다. 그리고 26회 춘사 신인감독상의 영예는 윤단비 감독에게 돌아갔다.


유년기라는 계절

영화 <남매의 여름밤>으로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윤단비 감독은 춘사 역사상 최연소 신인감독 수상자이자, 이정향, 김도영 감독 이후 신인감독상을 받은 3번째 여성이었다. 그의 장편 데뷔작인 남매의 여름밤은 춘사뿐만 아니라 수많은 국내외 영화제에서 셀 수 없이 많은 트로피를 수상했다.


제49회 로테르담 국제 영화제 밝은 미래상, 제19회 뉴욕 아시아 영화제 언케이지드상, 제40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신인감독상, 제24회 토론토 릴 아시안 국제영화제 최우수 영화상, 제17회 홍콩 아시안 영화제 뉴 탤런트 상, 제38회 토리노 국제영화제 최우수 작품상, 제42회 낭트 3대륙 영화제 최우수 작품상…


이동진 평론가는 별 4개와 함께 "눈앞에서 유년기의 어느 계절이 절실하게 흘러간다"라고 평가했고, 영화 저널리스트 김형석도 "첫 영화임에도 자신만의 ‘영화적 공기’를 확연히 지니고 있으며, 배우들에게서 뛰어난 연기를 끌어내고 있다."며, "우린 이 영화에서 그 여름밤이 지녔던 느낌들을 고스란히 감각적으로 체험하며, 소소한 신들의 연결이 만들어내는 정서가 좋다."라고 극찬했다.



더 아름다운 시절

남매의 여름밤의 최정운 배우도 26회 춘사의 신인여우상을 수상했다. 윤단비 감독은 수상소감을 통해 최정운 배우의 수상을 누구보다 축하했다.


감독이라고 스스로 이야기하는 게 민망한데, 다음 작품 만들면서부터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신인감독상에 좋은 작품상 후보들이 많았는데, 그중에 상을 받게 돼서 감사하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최정운 배우가 신인상을 받아서 기쁩니다. 신인상을 받을 때 얼떨떨했는데, 다음 행보를 열심히 해야 이 상이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유의미하게 남을 수 있도록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by 윤단비
이렇게 크고 좋은 상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제가 이 영화를 2018년에 찍었습니다. 시간이 지났지만 그때 옥주를 만나서 연기하던 순간들과 촬영장에서 배운 것들, 제가 느낀 것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앞으로 평생 잊지 못하고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옥주를 만나 연기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남매의 여름밤’ 현장에 가서 윤단비 감독과 스태프들, 배우들을 만나 인간적으로도 성장했고 연기적으로도 많이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를 정말 좋아합니다. 영화의 한 부분이 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좋은 배우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by 최정운


윤단비 감독은 두 번째 장편 <어나더 레코드 : 이제훈>을 마치고 최근 영화 에세이를 연재 중이다. 최정운 배우는 드라마로 연기 영역을 넓혔고, 춘사의 인연으로 대종상영화제 앰배서더로 활동 중이다. 신인의 계절은 끝났지만, 두 분께 더 아름다운 시절이 이어지기를.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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