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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우정 Aug 01. 2023

승리호

송중기 배우를 봄니다.

명령이 아니라 제안이야. by 영화 <승리호> 中


불모지를 넘어 스크린을 넘다

승리호는 약 240억 원의 제작비가 투여된 SF 대작이다. SF의 불모지라고 불리던 대한민국 영화계의 큰 도전이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적어도 500~800만 관객을 요하는 손익분기점은 코로나19 상황으로 불투명했다. 참고로 코로나 발발 이후 최대 흥행작인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430만 관객을 동원했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테넷>도 200만 명에 그친 상황이었다.


결국 제작사는 중요한 결단을 내린다. 넷플릭스를 통해 영화를 독점 개봉하기로 한 것. 사실 넷플릭스와 홀드백(온라인 공개하기 전에 극장에서 상영할 수 있는 옵션) 계약도 되어 있었지만, 코로나 상황이 호전되지 않아 극장 상영은 포기했다고 알려졌다. 2021년 2월 5일. 드디어 승리호가 공개됐다. 넷플릭스 공개 당일, 월드와이드 1위로 랭크되며 흥행을 시작했다.


승리호는 공개 후 28일 동안 무려 전 세계 2600만이 넘는 유료 구독 가구가 시청했다. 또한 약 80 여개국에서 ‘오늘의 톱 10’에 이름을 올렸다. 참고로 기존에 알려진 한국 넷플릭스 작품 중 구독가구 최고를 기록했던 작품은 <스위트홈>으로 약 2200만 가구였다. 역대 시청 시간에서도 승리호는 53,340,000 시간을 기록하며, 역대 한국영화의 모든 기록을 넘어섰다.



소년과 감독

승리호는 영화 <늑대소년>으로 인연을 맺은 조성희 감독과 배우 송중기가 7년 만에 다시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늑대소년은 조성희 감독이 한국영화아카데미 재학 시절 제출한 작품이다. 원래는 주연의 성별이 반대인 늑대소녀의 설정이었지만, 장편 상업영화로 기획되면서, 지금의 이야기로 진화했다. 이 작품에서 송중기 배우는 주인공 김철수 역을 맡아 순도 높은 감성을 보여주었다.


늑대소년은 신인 감독 조성희와 신인 배우 송중기가 처음 만난 영화였다. 조성희 감독은 3편의 영화 중 2편을 송중기와 함께 할 정도로 인연이 깊다. 송중기 배우도 승리호의 캐스팅과 관련해서 "조성희 감독과의 재회, 작업에는 큰 의미를 두고 있다"며 대본을 보기 전부터 확신이 들었다고 선택의 이유를 밝혔다. 훈훈한 둘의 의기투합은 많은 이야기를 남기며 26회 춘사의 영광으로 이어진다.



우주 너머의 세계로

송중기 배우는 26회 춘사국제영화제의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조성희 감독도 그랑프리인 감독상을 수상하며 시상식은 마무리됐다. SF 불모지에서 감행된 과감한 도전과 스크린을 벗어날 수밖에 없었던 모험이 어느 정도 인정받는 순간이었다.


조촐하게 마련된 저녁 식사 자리. 짧았지만 조성희 감독과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수상소감에서도 나타나듯, 참 겸손하고 침착한 사람이었다.


너무 감사드립니다. 승리호는 저를 비롯해서 김태리, 진선균, 유해진 등 굉장히 걱정을 많이 한 영화인데 현장에서 스태프분들 덕분에 굉장히 수월하게, 쉽게 최첨단 작업으로 촬영한 영화입니다. 영광을 스태프분들에게 돌립니다. 이 영화는 많은 고민과 생각 끝에 함께한 영화인데 선택할 수 있게 해 준 것에 중심에는 조성희 감독님 덕분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많은 영화인 선배님들 덕분에 저희가 현장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다시 한번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by 송중기
너무 감사합니다. 대선배님들 앞에서 받게 되어 영광입니다. 이 작품은 준비를 하면서 진짜로 만들어질까라는 의심 속에서 일을 했습니다. 계속 용기를 주고 이 작품이 태어날 수 있게 해 준 분들, 고생한 스태프들, 함께해서 행복했던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 배우에게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더 부지런히 열심히 해서 영화 많이 만들겠습니다. by 조성희


부러운 의리를 보여준 영화. 춘사가 내게 보여준 승리호는 그런 작품이었다. 조성희 감독은 현재 일본 애니메이션 <도쿄 매그니튜드 8.0>의 실사화를 준비 중이고, 송중기 배우는 제76회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되었던 <화란>의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세계적인 영화 시상식에서 둘이 의기투합한 우주적인 작품을 또 한번 보고 싶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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