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 배우를 봄니다.
살아만 있으면 어떻게든 사는 법이야. by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中
새롭게 꽃피다
영화제의 포스터에는 그 해의 메시지를 담아야 한다. 25회 춘사의 포스터는 코로나로 경색된 사회적 의미를 우주복, 마스크 그리고 카메라를 활용하여 표현했다. 하늘은 푸르지만 마음껏 숨 쉴 수 없는 영화의 현실이 아티스트의 손을 거쳐 태어날 수 있었다. 처음 만든 심벌과 로고, 그리고 '영화를 봄니다'라는 슬로건과 잘 어울리는 한 편의 작품이었다.
26회 포스터는 춘사의 푸른색을 과감하게 버리고, 붉은색 심벌로 시대의 의미를 담았다. 포스터의 배경에는 극한의 팬데믹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극장을 지켰던 대한민국 극장 개봉작의 포스터를 모두 담았다. 슬로건은 현실을 극복하고 새롭게 꽃피자는 의미를 담아 '영화, 새롭게 꽃피다. New Birth of Cinema'라고 정했다. 영화는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모두가 힘든 시기였다. 삼삼오오 모여 술 한잔 하는 즐거움도 참아야 했고, 줄어드는 수입에 단골가게의 불은 하나 둘 꺼져갔다. 그야말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 아니었을까?
영화나라 흥행공주
흔히 칸의 여왕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전도연 배우. 하지만 그는 '영화나라 흥행공주'라는 오래된 별명을 더 선호한다고 한다. 9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약 40년, 그는 국내의 모든 연기상을 휩쓸었고, 영화 <밀양>으로 대한민국 최초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다. 2014년에는 한국 배우 최초로 칸 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에 위촉되기도 했다.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소네 케이스케가 집필한 동명의 추리소설을 원작으로, 각기 다른 절망적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욕망이라는 단 하나를 위해 처절하고 위험한 일들을 벌인다는 내용의 범죄물이다. 전도연 배우는 이 작품에서 최연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고, 26회 춘사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전성기가 따로 없는 배우, 바로 전도연이다.
재회하고 싶은 사람
전도연 배우는 작품 속 순자 역을 맡은 윤여정 배우를 직접 추천했다고 한다. 윤여정 배우는 전도연이 직접 연락 와서 감독님이 캐스팅할 때보다 더 기분이 좋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지푸라기는 두 배우가 영화 <하녀>에서 만난 후 10년 만에 재회한 작품이다.
제가 찍은 영화 중에 대중들이 가장 좋아하고, 함께 호흡해 준 작품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입니다. 이 상을 받고 싶었던 이유는, 영화가 2년 전 코로나 시작과 함께 개봉해서 극장에 많이 걸리질 못했기 때문이에요. 관객들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을 많이 보지 못해 안타까웠습니다. 이 상을 통해서, 그리고 춘사영화제를 통해서 사람들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을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위드 코로나로 극장가가 더 활발해져서 저 또한 더 다양하고 좋은 작품으로 관객을 만나고 싶습니다. by 전도연
다시 만나고 싶은 배우. 춘사가 내게 보여준 전도연은 그런 배우였다. 그는 최근 드라마 <일타 스캔들>과 영화 <길복순>으로 또 다른 전성기를 써나가고 있다. 상을 받고 싶었다고 당당하게 말하던 배우 전도연을 다시 만나고 싶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