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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우정 Jan 10. 2018

미래의 수상소감

세상의 제작자들에게 바칩니다

저의 직업은 제작자입니다.
프로듀서라는 저의 일을 사랑합니다.
그런데 제작자라는 직업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구조와 시스템을 탓하기 전에,
우리의 행동을 반성합니다.

제작자는 은둔의 경영자여야 하고,
영화의 그림자 역할에 충실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배우의 조명을 탐했고,
예술가의 명성을 갈구했습니다.


영화 ‘변호인’의 히어로 송강호 배우


그렇다고 제작자가 희생만 하는 자리는 아닙니다.
사업가의 역할에 충실한 제작자는,
성공하면 누구보다 큰 금전적 보상을 받습니다.
그 축적된 자산으로 더 좋은 작품을 만들고,
더 많은 작품을 생산해서

영화라는 생태계를 울창하게 만들 기회를 얻습니다.

그리고 행운이 따른다면,
이렇게 시상식 최고의 영광을 얻기도 합니다.
오늘 이 상은 우리 영화를 함께 만든
모든 식구들에게 주어진 영예입니다.
이 영화의 크레딧에 이름을 올리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오늘은 우리의 날입니다.
이 밤, 최고로 신나게 취해 봅시다!

그런데 식구 여러분.
저는 오늘 개인적으로 이 상을,
이 땅의 모든 제작자들에게 바칩니다.
사라져가는 그 직업에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세상의 모든 제작자 여러분,
힘내고 또 힘내십시오!


영화 ‘변호인’ 제작자 최재원 대표


마지막으로,
관객 여러분께 부탁드립니다.
좋은 영화 돈내고 많이 봐주세요.
그래야 저희도 힘내서 영화 만들 수 있습니다.
영화를 영화답게 만드는 건

다름아닌 관객 여러분입니다.

시작은 끝이고, 끝은 또한 시작입니다.
오늘 밤, 여러분 모두에게 포스가 함께 하기를.
고맙습니다! (트로피 번쩍)


제작자가 사라진다 | GQ KOREA (지큐 코리아) 남성 패션 잡지

1천만 명이 넘는 관객이 든 영화는 ‘떼돈’을 벌었을까? 영화를 직접 ‘제작’한 제작자에겐 먼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그 탓에 제작자들이 한국 영화계에서 사라지고 있다. “한국 영화인들이 중국에서도 극장 수익을 6:4(투자배급사:제작자) 비율로 나누느냐고 자꾸 물어보는데, 그 이유를 모르겠다.” 작년에 중국 영화산업을 취재하기 위해 베이징에 일주일 동안 머문 적이 있는데, 그곳에서 만난 완다萬達의 기획, 개발팀 아비 광 만 카이 팀장이 한 말이다. 완다는 중국 최대 멀티플렉스 체인망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강제규 감독과 함께 블록버스터 영화 <투파창궁斗破窓穹>을 기획, 개발하고 있다. 그는 한국 영화인들을 만날 때마다 “중국은 왜 한국처럼 극장 수익의 40퍼센트를 제작자에게 주지 않느냐”는 질문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고 툴툴거렸다. 중국 영화계에선 극장 수익을 그렇게 배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LeTV’라는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와 중국 전역 108개 도시에 1천2백여 개의 스크린을 확보한 러스잉예 장자오 회장은 “중국에서는 투자자가 곧 제작자다. 할리우드와 마찬가지다. 제작자의 지분은 인건비로 책정되기 때문에 한국처럼 수익을 추가로 지급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극장 수익의 40퍼센트를 지급하지 않는다고 해서 계약 조건이 제작자에게 불리하다고 생각하면 오해다. “역으로 제작자가 수익의 60퍼센 트를 챙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매력적인 스토리와 배우 그리고 스타 감독만 세팅할 수 있다면 한국보다 더 유리한 조건의 계약도 가능하다” 는 게 아비 광 만 카이 팀장의 설명이다. 중국 영화인들이 한국의 극장 수익 배분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 당연하다. 극장 수익을 투자배급사와 제작자가 6:4 비율로 나눠 갖는 셈법은 전 세계에서 한국에만 있기 때문이다. CJ, 롯데, 쇼박스, NEW 같은 투자배급사와 공동 제작 계약을 맺으면, 제작자는 해당 영화의 극장 수익 중 극장으로 돌아가는 몫(50퍼 센트)을 제외한 금액을 배급 계약에 따라

www.gq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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