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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생성의 약점을 피하는 연출력

클링 AI 공모전 한국인 감독이 보여준 지혜

by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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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을 우회하는 세 가지 전략

언어가 연출 도구가 될 때

최소한의 움직임, 최대의 감정

베테랑의 통찰이 AI와 만날 때

감독의 눈을 가진 프롬프트


함정을 우회하는 세 가지 전략

비 오는 날, 창가에 앉은 고양이 한 마리. 빗방울을 세는 듯한 시선, 그리고 일본어로 속삭이는 내레이션. 2025년 클링 AI 'NextGen Creative Contest' 수상작 'Rainy Day'는 AI 영화가 넘어야 할 함정을 정면 돌파하지 않고 우회하는 지혜를 보여줍니다.


최두진 감독이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선택한 것은 언캐니 밸리를 피하는 첫 번째 전략입니다. 지난주 소개한 신우석 감독의 검은 개처럼, 동물은 인간의 미묘한 표정 변화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AI가 서툰 영역을 애초에 작품에 포함시키지 않는 것, 이것이 현명한 연출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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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가 연출 도구가 될 때

'Rainy Day'의 진짜 혁신은 언어 선택에 있습니다. 한국 작품임에도 일본어 내레이션을 사용한 이유는 또 다른 언캐니 밸리 때문입니다. AI 음성합성기술은 놀라운 수준에 도달했지만, 한국인에게 한국어 표준발음은 여전히 미묘한 위화감을 줍니다.


일본어는 이 문제를 우회합니다. 한국 관객에게 일본어는 이미 '외국어'이기에, 약간의 부자연스러움이 오히려 이국적 감성이 됩니다. 일본 감성 브이로그의 익숙한 톤앤매너는 작품에 서정성을 부여하죠. 언어 자체가 연출 도구가 된 것입니다. 기술의 한계를 미학으로 전환한 순간입니다.



최소한의 움직임, 최대의 감정

세 번째 전략은 최소한의 움직임입니다. 폐쇄된 공간, 한정된 설정, 관조적 시선. 'Rainy Day'는 역동적 액션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빗방울이 창을 타고 흐르는 장면, 고양이가 고개를 돌리는 순간, 찻잔이 놓인 테이블의 정물화 같은 구도.


AI 생성의 가장 큰 약점은 복잡한 움직임의 일관성인데, 이 작품은 움직임을 최소화함으로써 약점을 완전히 회피합니다. 그 고요함이 오히려 관객의 감정을 증폭시킵니다. 시네마의 어원은 그리스어 '키네마', 즉 '움직임'입니다. 도구는 바뀌어도 본질은 움직임이죠. AI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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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의 통찰이 AI와 만날 때

클링 AI라는 중국 플랫폼의 공모전에서 한국 작품이 수상한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기술보다 연출, 도구보다 안목이 먼저라는 원칙을 지킨 결과입니다. 화려함보다 잔잔함이, 완벽함보다 감성이 더 강력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감독의 눈을 가진 프롬프트

비가 내립니다. 창밖을 바라보는 고양이처럼, 우리도 새로운 시대의 문턱에 서 있습니다. AI가 수천 개의 장면을 생성할 수 있는 시대, 그중 하나를 선택하는 안목이 새로운 리터러시입니다. 카메라 없이, 배우 없이, 세트 없이 프롬프트 하나로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시대.


하지만 그 프롬프트를 쓰는 사람이 감독의 눈을 가졌는가가 작품의 운명을 가릅니다. 'Rainy Day'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생성 이전에 감독이 되어야 한다는 것. 도구를 다루기 전에 이야기를 알아야 한다는 것. 프롬의 모든 수업은 이 원칙에서 시작됩니다. 프롬 워크숍 만나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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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생각하고, 기계는 기술한다. AI 스토리텔링 랩 '프롬'은 인공지능과 인문지성을 연결하는 ‘스토리텔링 실험실’이자, 좋은 도구로 더 좋은 이야기를 만드는 ‘콘텐츠 스튜디오’입니다. MBC C&I 'AI 콘텐츠 랩', 한국영상대학교, 거꾸로캠퍼스 등과 연구/수업/프로젝트 파트너십이 운영 중입니다. → 참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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