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 習慣 Practice

네 안의 포스를 믿어 보렴.

by 생각
네 안의 포스를 믿어 보렴, 루크.

영화 ‘스타워즈’의 대사 中


습관은 과학이다. 듀크대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 행동의 40퍼센트는 의사결정이 아닌 습관의 결과다. 습관은 무의식의 영역이다. 습관은 후천적으로 습득된다. 습관은 제거되지 않고 대체된다. 습관은 한 번에 하나씩 집중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좋은 습관이 있으면 모든 일에 자신감이 넘친다. 국가대표 선수들은 습관의 달인이다.


동계 스포츠는 천분의 일초로 승패가 결정되는 습관의 전쟁터다. 스켈레톤의 윤성빈 선수, 스피드 스케이팅의 이상화 선수, 그리고 쇼트트랙 등의 국가대표 선수들은 정확한 습관을 위해 수천수만 번을 연습한다. 그들의 성과는 매우 과학적인 반복이 만든 습관의 결과다.


성형외과 의사였던 맥스웰 몰츠는 습관을 연구했다. 몰츠의 연구는 스포츠 감독과 선수들이 크게 의존하는 스포츠 심리학의 뿌리다. 그는 외모의 교정보다 왜곡된 내면의 자아 이미지를 바꾸는 마음의 성형 수술이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무엇이든 21일간 계속하면 습관이 된다고 주장했다.


2010년, 런던대학교 제인 워들 교수는 96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습관 형성에 필요한 기간을 실험했다. 실험 결과, 반복적인 행동은 평균 66일이 지나면 무의식의 영역에 습관으로 자리 잡는다. 우리의 뇌는 회로로 이루어진 신경다발이고, 자극이 반복될수록 회로는 강화된다. 강화된 회로는 늘 같은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한다. 이것이 습관의 과학적 원리다. 습관은 과학에 기반한 반복 훈련이다. 반복은 최고의 성과를 만든다.


대한민국 가요계에 가왕 조용필과 맞은편 봉우리를 이루는 단 한 명의 가수는 누굴까? 가객 송창식이 아닐까? 그는 지난 50년간 하루도 연습을 건너뛴 날이 없다. 지금도 하루 두 시간씩 기타를 연습한다. 왜 할까? 언제든 원하는 박자와 리듬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다. 몸이 습관을 완전히 기억해야 무대도 완벽해진다.




1루까지 전력 질주한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야구선수 ‘양준혁’의 인터뷰 中


최다 타점, 최다 안타, 최다 홈런... 18년 동안 한국 야구사에 9개 부문 신기록을 남기며 ‘신’이라 불렸던 양준혁 선수. 그의 습관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단 한 번도 1루까지 걸어가 본 적이 없다. 늘 전력 질주했다. 하지만 그는 단 한 번도 MVP를 수상한 적이 없다. 단기간 큰 기록으로 주목받은 적도 없다. 그래도 전력 질주하는 습관은 멈추지 않았다.


비록 MVP는 아니었지만, 1루까지 전력 질주하는 그의 습관은 대한민국 야구의 역사를 바꾼다. 그는 국내 최초로 2천 안타라는 대기록을 탄생시켰다. 김응룡 감독도 "양준혁은 늘 1루까지 전력 질주하는 모습 때문에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선수"라며 그의 습관을 높이 평가했다. 습관은 반복이고, 반복은 멈추면 끝이다.


2014년, 직원들의 연이은 퇴사와 동업자의 변심으로 나의 사업은 좌초 직전이었다. 디스크 시술로 몸도 망가졌고, 심리상태도 정신과 상담까지 받을 정도로 최악이었다. 죽고 싶었다. 운전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다가 갑자기 이석증이 찾아왔다. 급하게 차를 갓길에 세우고 구급차를 불렀다. 응급실 침상에서 한 영화 제작자 선배가 들려줬던 ‘큰 스님’의 이야기가 문득 떠올랐다.


몇 주 후, 어렵게 선배에게 부탁을 드리고 지리산 상훈사를 처음으로 찾았다. 도착하자마자, 톱질을 시작했다. 1시간, 2시간, 3시간... 나무는 채 3cm도 썰지 못했다. 공양을 하고 108배를 드렸다. 곯아떨어졌다. 새벽 4시 30분에 기상해서 다시 108배를 올렸다. 공양을 한 후, 장작을 패기 시작했다. 다시 공양을 하고, 이번엔 산 위에서 장작을 내렸다. 다시 108배....


고통이 너를 붙잡고 있는 것이 아니다.
네가 그 고통을 붙잡고 있는 것이다.


떠나기 전날, 큰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허우대 멀쩡한 놈이 톱질도 못하고, 밥도 깨작대며 먹으니 사업이 잘 될 리가 없다. 손에 쥐는 힘(악력)이 약하니 돈도 못 잡는 것이다. 마음 수양은 나중이고, 몸부터 만들라. 순간 온몸이 울었다. 그래 난 내 몸조차 제대로 모르는 바보였구나. 그리고 절을 내려오다가 다시 울었다.


절에서 반복적인 생활을 하던 3박 4일, 난 지난 10년간 나를 가장 괴롭혔던 고통의 본질을 찾았다. 그건 돈.. 회사의 잔고였다. 하지만 절에 있는 동안 난 회사의 통장잔고를 잊고 살았다. 매일 나를 괴롭혔던 통장잔고를 떠올릴 틈이 없을 정도로 몸이 고됐기 때문이다. 집에 오자마자 태어나 처음 스포츠센터로 향했다. 4개월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악력 운동을 했다. 망해가던 회사는 4개월이 끝날 무렵, 창립 이래 가장 큰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기사회생했다. 절에서 큰 스님을 통해 만든 습관이 망해가던 나를 살렸다.



상훈사에서 처음으로 습관을 깨달은 지도 몇 년이 지났을 무렵. 이번엔 내 몸이 아니라 아내의 몸에 병이 생겼다. 유방암 1기였다. 수술은 잘 끝났지만, 항암과 이어지는 호르몬 치료는 모두를 힘들게 했다. 가뜩이나 대외적인 일이 많아 몸이 피곤하던 시기였다. 힘들었다. 그때 큰 스님이 다시 나를 산으로 부르셨다.


혼자서 3박 4일의 수행을 시작했다. 첫날 시작한 톱질은 장작 1개 반을 만들었다. 둘째 날 호궤 합장은 산을 포기할 정도로 고됐다. 스님께 말씀드리고 절을 내려갈까? 고민할 틈도 없이 두 번째 톱질을 시작했다. 장작 5개를 만들었다. 응? 분명히 같은 시간에 같은 톱과 힘으로 썰었는데.. 3배가 넘게? 하루만 더 버텨보기로 했다.


셋째 날 호궤 합장,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30분이 지났다. 버틴 것이다. 세 번째 톱질은 장작 15개를 썰며 마쳤다. 며칠 만에 내가 바뀐 걸까? 아니다, 그저 몸을 반복시켰을 뿐이다. 반복이 습관을 만들고, 무의식을 바꾼 것이다. 스님께선 아내의 병도 나의 잘못된 습관 때문이라 하셨다. 그래서 난 오늘도 계속 나만의 습관 감옥을 만들고 있다. 습관은 매시, 매일, 매월, 매년 단위로 계속 훈련해야 한다. 나에게 습관은 목숨이다.


인생의 후반부는 인생의 전반부 동안에 얻은 습관들로 이루어진다. by 도스토예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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