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란 없어. 하거나 안 하거나 둘 뿐이야.
루크, 시도란 없어.
하거나 안 하거나 둘 뿐이야.
스타워즈 ‘요다’의 대사 中
기회는 소중한 순간이다. 기회는 자주 찾아오지 않는다. 잡는 일도 쉽지 않다. 아무리 노력해도 기회를 만나지 못하면 큰 성과는 이루기 힘들다. 기회를 만나기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하다. 낚시를 생각해보자. 낚시는 크게 3단계로 이루어진다. 낚시의 3단계는 채비-미끼-챔질이다.
채비란 낚시의 장비를 준비하는 일이다. 날씨와 수질, 어종 등을 고려해서 가장 적합한 낚시를 준비하는 일이 채비다. 기회를 잡으려면 늘 채비를 해야 한다. 언제 어떤 기회가 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큰 물고기를 잡기 위한 채비를 하면 작은 물고기도 낚을 수 있다. 채비는 큰 그림(big picture)을 그릴 줄 아는 능력이다.
채비가 끝나면 미끼를 준비해야 한다. 미끼는 크게 2종류다. 떡밥과 낚싯밥이다. 떡밥은 물고기를 잡을 용도가 아니다. 물고기를 모으기 위한 용도다. 물고기가 모이지 않으면 잡을 수 없다. 떡밥은 기회가 찾아오게 만드는 홍보 능력이다. 낚싯밥은 물고기가 무는 미끼다. 낚싯밥은 개인의 경쟁력이다. 기회를 잡기 위한 채비는 나의 매력을 알리고, 그에 걸맞은 실력을 갖추는 일이다.
채비를 갖추고 미끼까지 띄웠다. 그리고 큰 물고기가 미끼를 물었다. 그럼 기회를 잡은 걸까? 아니다, 아직 물고기는 물에 있다. 물고기가 내 어망에 들어와야 한다. 이제 챔질을 시작해야 한다. 챔질은 물고기와의 승부다. 미끼는 물었지만 물고기는 도망가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나도 물고기를 잡아 올리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챔질은 매우 체계적인 밀당이다. 물고기가 도망가려고 할 때는 낚싯대를 올리면 안 된다. 줄이 터지기 때문이다. 물고기가 도망갈 때는 낚싯대를 내리면서 낚싯줄을 감아올려야 한다. 대는 내려가지만, 줄은 짧아진다. 줄이 짧아지는 만큼 물고기는 나와 가까워진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 물고기는 힘이 빠진다. 그때가 낚싯대를 힘껏 올릴 타이밍이다. 그리고 물고기가 수면 위에 보이면 뜰채를 준비해야 한다. 방심하면 다 잡은 물고기를 놓친다. 기회는 확실하게 잡을 때까지 집중해야 내 것이 된다.
챔질은 협상력이다. 기회와의 밀고 밀리는 흥정이다. 미끼를 물었다고 급하게 낚싯줄을 끌어올리면 기회는 도망가 버린다. 기회의 힘과 나의 핵심경쟁력을 함께 느껴야 한다. 힘의 균형이 맞을 때쯤 내가 숨겨둔 히든카드를 던져야 한다. 챔질은 히든카드를 꺼내 놓을 타이밍을 아는 능력이다. 이제 물고기가 내 손에 들어왔다. 그럼 낚시가 끝난 걸까?
인생에 큰 기회는 몇 번 찾아오지 않는다. 큰 기회를 잡을 확률은 그만큼 높지 않다. 그럼 어떻게 확률을 높일 수 있을까? 채비-미끼-챔질을 잘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기회는 공평하게 찾아오니까. 하지만 그것만으로 안심할 수는 없다. 큰 기회가 반복적으로 찾아오게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기회를 꾸준하게 잡는 마지막 준비다. 그 마지막 준비란 기회가 스스로 찾아오게 만드는 기술, 브랜딩이다.
브랜딩은 매력을 만드는 작업이다. 브랜딩은 기회가 나를 반복적으로 찾아오게 만드는 기술이다. 브랜딩은 내가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남이 나를 찾아오게 만드는 능력이다. 마치 십리 밖에서 꽃을 찾아 날아드는 벌과 나비처럼, 기회가 나를 찾아오게 해야 큰 성과를 만들 수 있다.
꽃은 벌과 나비에게 찾아오라고 손짓한 적이 없다. 그저 은은한 향기를 반복적으로 내뿜을 뿐이다. 그 향기에 취한 벌과 나비는 꿀을 먹기 위해 꽃으로 날아든다. 아름다운 꽃의 색과 모양 때문이 아니라 은은한 꽃향기 때문이다. 브랜딩이란 은은한 꽃향기를 반복적으로 뿜어내는 능력이다. 나를 브랜딩 하는 기술을 퍼스널 브랜딩 또는 개인 브랜딩이라고 부른다.
개인 브랜딩은 말과 글이 핵심이다. 말하기와 글쓰기가 결국 개인 브랜드의 경쟁력을 만든다. 말하기와 글쓰기는 훈련을 통해 예리하게 다듬을 수 있다. 말하기와 글쓰기는 유창하고 수려한 것이 본질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반복적으로 훈련하는 일이다. 말하기와 글쓰기의 본질은 훈련이다. 말하기와 글쓰기 훈련이 습관화되면 예리해지고, 예리해지면 다듬어지고, 다듬어지면 매력이 된다.
지금 꾸준히 말하기와 글쓰기를 훈련하고 있는가? 먼저 읽고, 듣고 그리고 쓰고 말해야 한다. 학문의 성과는 논문을 써야 완성되고, 사업의 성과는 문서로 발표할 수 있어야 인정받기 마련이다.
두려움은 직시하면 그뿐,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영화 ‘최종병기 활’의 대사 中
기회는 공평하다. 기회는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성과를 올리는 사람들은 기회를 볼 줄 안다. 기회는 복권이 아니다. 복권은 누구나 살 수 있다. 하지만 누구나 복권에 당첨되는 것은 아니다. 기회는 행운처럼 찾아온다. 하지만 잡지 못하면 거품처럼 사라진다. 기회를 잡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완벽한 기회만 찾기 때문이다. 완벽한 기회란 없다. 위험이 없는 기회도 없다. 그래서 위기도 기회가 될 수 있다.
2012년, 사업의 큰 기회를 만났다. 6년 동안 혼자서 고군분투하던 사업의 투자가 확정됐다. 나보다 경험과 실력이 월등한 동업자를 만났고, 그의 자금으로 새로 법인을 설립했다. 나의 2번째 회사였다. 동업자는 굴지의 대기업 CMO를 역임했던 분이고, 명성도 높았다. 덕분에 2012년 8월, 주요 고객과 파트너 150분을 모시고 사업보고회를 열 수 있었다. 세상에 우리 사업의 성과를 드러내는 큰 행사였다. 그런데 태풍 ‘볼라벤’을 만났다.
보고회 전날, 우리 행사가 열리는 시간에 태풍이 서울을 관통한다는 뉴스를 봤다. 암담했다. 준비한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었다. 초대한 손님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취재가 예정된 언론에도 직접 연락을 돌렸다. 태풍이 비껴가기를 기도하며 잠이 들었다.
보고회 당일, 태풍은 여지없이 서울로 들이쳤다. 난 폭우를 뚫고 행사장을 찾았다. 홍보물을 설치하고, 리허설을 진행했다. 준비한 모두가 불안에 떨고 있었다. 다시 고객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세찬 비를 맞고 전기 줄에 앉아 있는 참새의 사진과 함께였다.
직원들과 출연진을 다독이며 행사 준비를 독려했다. 지인들 몇 분이 행사장에 입장했다. 그래 저분들만 모시고 진행해도 괜찮다고 위안했다. 단 한 분의 고객만 있어도 상관없다, 중요한 건 행사의 내용이니까. 행사 15분 전, 객석에는 20여 명의 관객만 앉아 있었다. 동업자는 행사 취소를 조심스레 제안했다. 난 오신 분들께라도 최선을 다하자고 설득했다.
행사 5분 전, 엘리베이터가 열리더니 사람들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150석이 가득 찼다. 행사장 위치를 안내한 홍보물이 태풍에 날아가는 바람에 많은 분들이 시작 시간에 임박해서야 행사장 위치를 찾은 것이었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지금 계신 이 곳이, 태풍에서 가장 안전한 곳입니다. 행사를 시작하겠습니다.
행사는 성황리에 끝났고, 우리의 이야기는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우리 회사의 이름이 고객들에게 크게 각인되기 시작했다. 행사 1년 후, 회사는 450%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그 날의 경험은 위기를 대하는 나의 태도를 바꾸어 주었다. 태풍을 만나면 바람을 직시해야 한다. 어느 영화의 대사처럼,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위기를 직시해야 살 수 있다. 직시하면 눈 앞의 위기 뒤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기회가 보인다. 기회가 보이면 전진할 수 있다. 전진해야만 기회를 잡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