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의 재능이 따로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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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굿 윌 헌팅’은 수학, 법학, 역사학 등 모든 분야에 재능이 있는 천재 ‘윌’(맷 데이먼)의 성장 스토리다. MIT 천재들도 쩔쩔매는 수학 문제를 일필휘지로 풀고, 술집에서 잘난 체하는 대학생을 입 다물게 만드는 박학다식함, 심리치료를 받기 싫어서 담당의사의 저서를 하루 만에 독파하고 진료를 포기하게 만드는 복수심(?)까지. 윌은 가난하고 성격은 괴팍했지만, 타고난 천재였다.
살리에르, 너는 노력의 천재야
세상에 천재는 분명히 존재한다. 하늘이 내린 재능을 타고 난 사람이 천재(天才, genius)다. 천재의 재능은 선천적이다. 후천적인 노력으로 천재의 반열에 오르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영화 '파인딩 포레스트'에서 문학천재 숀 코네리가 대화를 하면서 소설을 완성하는 장면이나 영화 ‘아마데우스’를 보면 천재의 재능이 얼마나 탁월한지 쉽게 느낄 수 있다. 잠시 영화의 한 장면을 보고 오자.
영화에는 '모차르트'의 천재성에 억눌려 산 '살리에르'의 고뇌하는 장면도 등장한다. 천재를 만난 사람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천재를 이길 수 없다는 자괴감에 빠지기 쉽다. 악당의 명언에서 손호성 작가는 “수많은 살리에르를 위해 모차르트는 일찍 죽어줬다”라고 말한다. 큰 위안이 되지는 않지만, 천재는 선천적으로 타고 나는 사람이고, 그 분야는 다행히 예술, 수학, 문학 등의 특정한 영역에 국한된다.
나는 아직까지 경영 천재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스티브 잡스도 ‘천재적 혜안’을 가진 사람이라고 비유되었을 뿐, 타고난 천재는 아니었다. 천재의 선천적 재능(talent)은 혼자 만드는 기술(art)과 관련한 분야에 집중된다. 경영에도 이런 영역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실상 경영은 혼자 하는 일이 아니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는 경영을 이렇게 정의한다.
경영이란 사람에 관한 것이다. 경영의 과제는 사람들이 협력을 통해, 성과를 달성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고, 사람들이 가진 강점을 효과적으로 만들되, 약점을 무관하게 하는 것이다. 인류가 시스템으로 발전시켜 온 조직 문제 해결 방식이 바로 '경영'이다.
작은 기업 사장들이 모여서 수다를 떨다 보면 꼭 등장하는 토론거리가 있다. 사장 감은 따로 있는가에 관한 주제인데, 주로 직원들의 주인의식을 말하는 대목에서 등장한다. 결론은 경영자의 기질은 분명히 있지만, 그런 성향은 타고나는 경우보다 키워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어떤 환경에서 어떤 경험을 쌓아왔는지가 경영자의 재목을 평가하는 가장 정확한 기준이다. 경영자는 훈련으로 태어난다.
사장들은 이런 토론도 자주 한다. 너는 장사꾼이냐, 사업가냐? 도대체 장사와 사업은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 둘 다 거래를 통해 이익을 추구하는 일이라는 점, 경영을 통해 사람 간의 관계를 맺고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과정도 같다. 흔히 장사와 사업은 꿈의 크기가 다르다고 말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 걸까? 난 결정적인 한 가지 재능이 장사꾼과 사업가를 구분한다고 생각한다.
한 세미나에서 들은 꿈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는 꿈이 한 가지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꿈에도 종류가 있다. 가장 작은 꿈을 소망이라고 한다. 이번 생일에 받고 싶은 선물을 꿈꾸는 것이 ‘소망’이다. 인간이 생리학적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욕망’이다. 결혼과 출산, 사람 간의 관계 맺음에 관한 모든 욕구가 여기에 해당한다.
크게 인정받고 싶은 꿈도 있다. 연봉 100억을 받고 싶다, 매출 천억을 올리겠다, 유명해지겠다, 대통령이 되겠다. 이런 꿈을 ‘야망’이라고 부른다. 마지막 꿈은 앞의 3가지 꿈과 한 가지 결이 다르다. 나를 위한 일이 아니라 세상을 위해 이루고 싶은 꿈, 바로 ‘대망’이다. 장사꾼과 사업가의 결정적인 차이는 이 ‘대망’이 있는가에 달려 있다. 거상 임상옥의 대망은 '장사로 사람을 남기는 것'이었다.
훌륭한 사업가는 회사의 규모를 떠나 대망을 경영한다. 그리고 자신이 꿈꾸는 대망을 함께 하는 사람들과 협력해서 성과를 이루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이것이 경영자의 재능이다. 태어날 때부터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훈련되는 재능, 경영에서는 이런 재능을 역량 위임(empowerment)이라고 부른다. 대망은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이루는 것이다.
똑같이 직장생활을 시작한 두 명의 동료 '친'과 '구'가 있다. 둘 모두 출중한 업무역량을 인정받았다. 둘은 비슷한 시기에 다른 환경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친'은 회사 밖에서, '구'는 다니던 작은 회사를 물려받았다. '친'은 기존과 다른 환경에서 새롭게 사업을 확장하는 대신 본인의 역량을 팔기로 결심했다. 컨설팅을 시작했고, 경영자가 아닌 전문가로 자리 잡았다. 그는 지금 무척 행복하다.
안정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구'는 곧바로 위기를 겪는다. 회사는 물려받기 전보다 훨씬 작아졌고, 내홍을 겪고 퇴사한 직원들로부터 공격도 받는다. '구'는 자신의 급여부터 삭감하고 남은 직원들과 비상경영을 시작한다. 몇 년이 지나고 '구'의 회사는 물려받았던 상태를 겨우 회복한다. 퇴직했던 직원 중 일부가 다시 회사로 복직했고, '구'는 그들과 신사업을 시작했다. 그도 지금 무척 행복하다.
경영자의 종류도 여러 가지다. 창업가, 최고경영자, 전문경영인, 분야별 최고책임자까지. 업종별, 시대별로 경영자의 직군도 세분화된다. 창업(創業) 보다 어려운 것이 수성(守成)이라고 하지만, 사실 경영의 본질은 창업이다. 창업이 없으면 수성도 없기 때문이다. 그럼 창업가의 재능은 무엇일까? 사람에 대한 무거운 책임이다. 사람이 없는 사장은 외롭지만, 책임을 아는 경영자는 외롭지 않다. 끝.
유능한 경영자는 자신의 일이 신 또는 자연이 창조한 것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의 일이 실수하기 쉬운 불완전한 인간들이 설계한 것임을 잘 알고 있다. 경영자는 심리학, 철학, 경제학, 역사학, 물리학은 물론 윤리학에 이르기까지 인문과학과 사회과학에 대한 지식과 통찰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성과를 거두어야 한다. 다시 말해 지식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아픈 환자를 치료하고, 학생을 가르치고, 다리를 건설하고, 사용자 친화적인 시스템을 설계하고 판매해야 한다.
- Peter Drucker (1909~2005)
제 소개가 늦었네요. 기업문화를 디자인하는 회사 팀버튼의 창업자 겸 대표직원이자, 웹툰과 영화를 제작하는 풍류일가의 대표이사 겸 프로듀서로 재직 중인 김우정입니다. 2004년에 창업을 해서 벌써 14년째 경영을 하고 있네요. 100년 이상 기억되는 100편의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제 꿈입니다. 영화 스타워즈가 제 경쟁자입니다. 마케터로 사회생활을 시작, 경영자와 프로듀서로 살고 있습니다.
팀버튼은 2006년에 시작된 사업입니다. 예술가들과 조직문화 프로그램을 개발, 기업과 공공기관 1,500여 곳에서 약 7,000회 정도의 교육과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2017년부터는 조직문화를 디자인하는 회사로 업을 재정의하고 크게 기업교육, 행사제작, 영상사업을 수익모델로 경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11개 장르, 70여 개의 프로그램, 200명이 넘는 코치들과 함께 조직문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풍류일가는 제 첫 회사입니다. 제가 존경하던 경영자께서 문화의 바다에서 큰 파도가 되라고 지어주신 풍류일가김태랑(風流一家金太浪)이란 글귀를 따서 작명하였습니다. 팀버튼도 풍류일가의 교육사업부로 출발해서 법인으로 독립했죠. 풍류일가는 2010년부터 웹툰 사업을 시작해서 샤먼, 황태자의 하루, 아이언불, 깡, 조선의 복수까지 총 5편을 제작했고, 이제 영화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저는 꿈도 많고 하는 일도 많습니다. 인사이트와 스토리텔링, 핵심 경쟁력 등을 주제로 강연도 많이 합니다. 책은 2008년까지 단독 3권, 공저 7권 정도를 집필하고 쉬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경영코칭도 시작했습니다. 김우정의 작기큰경은 작은 기업의 큰 경영을 위한 프로그램입니다. 좋은 회사 몇 곳의 사업자문도 하고 있고, 마케팅 전문가들과 공익마케팅 협동조합 PUB23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저를 소개하는 일은 참 힘듭니다. 위의 4문단만으로는 4십 년 동안 살아온 경험과 생각을 도저히 다 표현할 수가 없으니까요. 하는 일과 회사로 자기를 소개하는 것도 참 식상한 것 같습니다. 저는 생각보다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더 많은 일을 합니다. 돈과 관련이 없어도 사람을 만나고, 세상이 좋아지는 일도 자주 돕습니다. 그러고 보니 수많은 모임도 하고 있네요. 글로 소개를 다 못 드려 죄송합니다.
대학시절 스타트업을 창업하면서 시작한 사회생활은 이후 축제 기획, 문화상품 투자, 박물관 사업, 공연 제작, 문화마케팅, 기업교육, 브랜드 스토리텔링, 행사 제작, 웹툰 사업, 뉴미디어 스타트업과 영화 제작까지 이어졌습니다. 호기심이 많아서 참 다양한 일을 했지만, 늘 화두는 문화와 경영이었습니다. 백범 김구 선생님이 말씀하신 문화강국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 김우정이 걸어가는 길입니다. 느끼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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