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e's Gone #3

1화 #콜드스테이지 #03

by 생각

21. 술집 안 / 저녁

혜성, 진영, 금익, 원철이 앉아 있다.


원철

(소주를 따르며) 내일시스템즈 피티가 언제지?


진영

오티가 내일, 피티는 다음 주요.


혜성_Na

오티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인가?


원철

빌링이 얼마였지? 10억쯤 되나?

다른 벤처기업은 막 100억씩 쓰고 그러는데 말이지..


혜성_Na

10억이 쯤이야?

그런데 사무실은 왜 저렇게 구려?


진영

벤처 원래 개념 없어요, 형님.


혜성_Na

당신이 제일 개념 없어 보여.

시크한 거 컨셉이냐? 드럽게 재수 없어.


원철

매대표가 알아서 혀. 나야 뭐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음 되지.


금익

(원철에게 잔을 부딪히며) 역시 우리 태원철 감독님~


진영

어카피, 내일 얘 데리고 아침에 오티 다녀와.


혜성_Na

술 먹고 아침에 일어나야 하는 거구나..

그래.. 대학가요제 예선까지만 버텨보자.

알바론 답이 안 나온다.. 답이..


금익

대표님이 직접 안 가시구요?


진영

내가 적어준 질문지, 답 꼭 받아와.


금익

넵! 알겠습니다!!


혜성_Na

사수인가 하는 애는 대표바라기고..

무슨 돈키호테랑 산초냐?

태종 이 아저씨는 무슨 조선왕조 오백 년이야?


아저씨처럼 웃는 원철의 얼굴.


원철

역시 믿음직하구먼~

영상은 걱정 마시라,

내가 이번에 아주 기막힌 모델 찾아놨다~

(혜성에게) 자자 입사 환영해~ 원샷!

그런데 금발은 컨셉이야? 옷하구 매칭이 좀..


혜성_Na

아.. 담배 땡긴다. 아.. 노래 땡긴다.


소주를 원샷하는 혜성.

시계가 빠르게 돌아간다.




22. 술집 밖 / 밤

담배를 피우고 있는 혜성.

지나가는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는 혜성을 보며 수군거린다.

술집 문이 열린다.

진영이 담배를 꺼내 물며 나온다.

혜성 옆으로 오는 진영.


진영


혜성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주섬주섬 꺼내며) 여기..


진영

(불을 붙이며) 기획서 다 읽었냐?


혜성

아직.. 몇 개 못 읽었습니다.


진영

뭐 읽었는데?


혜성

유일그룹 광고제안서랑..


진영

뭐가 보였냐?


혜성

네?


진영

그 기획서에서 무슨 단어가 남았냐고, 니 대가리에.


INS. 기획무대 혜성의 책상 / 낮

컴퓨터를 켜는 혜성.

금익이 준 시디롬을 넣는다.

탐색기로 파일을 여는 혜성.

파일 하나가 열린다.


모니터

‘1995년 유일그룹 이동통신 광고전략 제안’

- 기획무대 -


슬라이드쇼를 누르는 혜성.

전체화면으로 전환되는 파워포인트.

스페이스 바를 누르는 혜성.

한 장씩 페이지가 넘어간다.

넘기다가 멈추는 페이지.

시커먼 장표 가운데

‘CONCEPT’이라고 쓰여있는 페이지.


혜성_E

컨셉..




23. 1996년 / 대학교 밴드 연습실

혜성이 의자에 앉아 있다.

앞에 밴드 후배들이 일렬로 뒷짐을 지고 서있다.


혜성

이 곡의 컨셉이 뭐냐구 컨셉이! 이 닭대가리들아!!

락은 저항이라고 저항!

락발라드가 된다구 달라지는 건 없어!


의자를 발로 걷어차는 혜성.

혜성의 거친 모습이 천천히 느려진다.

연습실 탁자의 시계가 거꾸로 빠르게 돌아간다.




24. 혜성의 방 / 밤

혜성이 스탠드를 켜고 책상에 앉아 있다.

진영에게 받은 ‘마케팅 불변의 법칙’을 펼치는 혜성.

몇 장 넘기다가 책을 덮는다.

스탠드를 끄는 혜성.

침대에 눕는다.


INS. 기획무대 진영의 방 / 밤

핸드폰 음성메시지를 듣고 있는 진영.


원철_음성메시지

매대표 또 사무실 갔지?

술 먹었으면 집에 가라 쫌~

참, 아까 신삥이 있어서 말을 못 했네.

우리 지난번 영상껀 잔금 아직 입금 전이라던데?

나두 결제할 게 좀 밀려 있어 가~

이번 달에 부탁 좀 할게~ 땡큐~


핸드폰을 덮고 눈을 감는 진영.




25. 내일시스템즈 로비 / 아침

금익이 서있다.

시계를 보는 금익.

혜성이 로비 정문에서 뛰어온다.


금익

(막 도착한 혜성을 보며)

집에 가서 밤새 작곡하셨나 봐?


혜성

아직 10분 전인데..


금익

일단 따라와요. 참 신분증.


지갑을 뒤지는 혜성.


혜성

네 여기. 그런데 신분증은 왜..


금익

(목에 걸린 출입증을 보여주며)

저기 데스크 가서 출입증 받아와요.


안내 데스크로 걸어가는 혜성.


혜성

(신분증을 로비 직원에게 내며) 출입증 부탁합니다.


로비직원

예약하신 거죠? 누구 만나러 오셨죠?


혜성

네? 아 내일시스템즈 오티 때문에 왔는데요.

예약해야 하나요?


로비직원

(혜성을 째려보고) 신분증 줘보세요.

(모니터를 보면서) 기획무대 김혜성 님 맞으시죠?


혜성

아.. 네.


출입증을 혜성에게 주는 로비직원.

출입증을 목에 거는 혜성.

혜성 옆에 서있는 금익.


금익

내가 어제 예약했어요.

대표님 지시사항은 즉시 처리한다.

대가리에 입력해두는 게 좋을 거예요.

(혜성의 머리를 보며)

그런데 금발은 좀 어떻게..

음.. 일단 갑시다.


혜성_Na

그래 니 대가리 굵다..


입구로 들어가는 금익.

서둘러 따라가는 혜성.




26. 내일시스템즈 대회의실

회의실 문 앞에 종이가 붙어 있다.


종이

‘1998년 내일시스템즈 광고제안 O/T’


문을 열고 들어가는 혜성과 금익.

삼삼오오 테이블에 앉아 있는 참가자들.

빈자리에 앉는 금익과 혜성.

금익 핸드폰에 문자가 온다.


지은_문자

어카피, 8시 방향.


고개를 뒤로 돌리는 금익.

지은이 손을 흔들고 있다. 경민이 옆에 앉아 있다.

자신의 핸드폰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지은.

핸드폰을 다시 보는 금익.


지은_문자

매대표는 안 왔어?

옆에 금발머린 누구?

혹시 사내연애??


지은 문자를 무시하고 진영에게 문자를 보내는 금익.


금익_문자

대표님, 묘지은 이사 내일 오티 왔는데요?


바로 오는 답장.


진영_문자

끝나고 바로 와. 말 섞지 말고.


답장을 보내는 금익.

오리엔테이션이 시작된다.


내일시스템즈_부장

반갑습니다.

그럼 1998년도 내일시스템즈 광고대행사 선정

오리엔테이션을 시작하겠습니다.


메모장을 꺼내는 금익.




27. 기획무대 회의실 / 낮


진영

답이 뭐야?


금익

예산증액은 협의해서 결정하겠답니다.


진영

양아치 새끼들.


혜성_Na

오~ 이건 쫌 멋있는데?


진영

태종에 내일 컨셉회의 하자고 연락하고,

영해랑 통화해서 내가 부탁한 컨셉아트

언제 되는지 확인해.


금익

네, 알겠습니다.


혜성_Na

그래 난 투명인간이다. 필요 없는데 왜 뽑은 거냐?


진영

(혜성을 보며) 그리고 너.


혜성

(반사적으로) 왜.. (하다가 놀라며) 네??


진영

어카피 방해하지 말고 시키는 것만 해.


혜성_Na

씨발 그러면 그렇지.

걱정 마라. 곧 니 눈앞에서 사라져 줄게.


금익

그런데 대표님. 사실 아까 오티 때 묘지은 이사 가요..




28. 내일시스템즈 대회의실 (26.에 연결)

오리엔테이션 설명이 끝난다.


내일시스템즈_부장

질문받겠습니다.


금익이 손을 든다. 지은도 손을 든다.


내일시스템즈_부장

(지은을 보며) 네, 질문하시죠.


지은

(일어서며) 필립앤더슨 묘지은입니다.

RFP*에는 전체 버짓이 10억으로 나와있는데요.

예산을 증액할 계획은 없으신지요?

경쟁사에 비해 많이 약해 보여서요.


내일시스템즈_부장

(난처한 표정) 그건..

선정된 회사와 협의해서 결정하겠습니다.


지은

(앉으며 혼잣말로) 네네, 그러셔야죠.




29. 지은의 차 안 / 낮

운전하면서 통화 중인 지은.

귀에 유선 이어폰이 꽂혀 있다.


지은

어, 기남 선배. 지금 끝나고 돌아가는 중이에요.

일부러 안 들어오신 거죠? 잘하셨어요.


기남_통화음

매체비는 늘리기로 대표랑 쇼부봤어.


지은

네, 당연히 그래야죠.

유일시스템즈는 연 100억 쓴다는데.


기남_통화음

그런데 내가.. 옮기는 게 괜찮은 건지 잘 모르겠다.


지은

갑으로 사는 것도 좋지만

글로벌이 더 폼나지 않겠어요?

지사장으로 가시면 애들 유학도 자동으로 해결되고, 떠나는 명분도 서시고.


기남_통화음

그래, 전화 들어온다. 다시 통화하자구.


지은

네 그래요. 믿어 볼게요~ (띠릭하고 끊기는 전화)

진영이만 너무 챙기지 말고 저도 좀 챙겨주.. 라 이..

(전화가 끊긴 것을 확인하고) 박쥐 같은 새끼야


C/B. 기남의 방

내일시스템즈 장기남 이사라고 쓰인 명패가 보인다.

지은의 통화를 끊고 대기 중 통화를 받는 기남.


기남

그래, 진영아.




30. 기획무대 진영의 방 / 낮

전화통화 중인 진영.

말없이 듣고만 있는 진영.

손에서 리모컨이 돌고 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