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자그마한 동네 책방 하나 열고 싶다는 꿈을 마음속에 품어봤으리라. 물론 나도 그 중 한 사람이다. 누구나 꿈만 꾸는 그 일을 몸소 실천한, 그것도 귀여운 다마스에 이동식 책방을 만들어서 전국 방방곳곳을 누비고 다닌 작가님을 아트북 페스티벌에서 만났다. 책방 이름도 책과 다마스를 결합한 “북 다마스.” 심플하지만 상당히 임팩트가 있다. 게다가 북다마스를 계속 읊조리다 보면 “북, 다마~쓰,” 말장난같지만 책을 담았다는 의미가 훅 들어온다. <이토록 작은 세계로도>, 북다마스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이 책을 어찌 사지 않을 수 있을까? 게다가 작가님의 수줍은 사인까지 득템할 수 있는 이 절호의 기회를 절대 놓칠 순 없지.
“예전에는 내가 시도하기를 주저하는 일들이 완벽주의 때문에 실현되지 못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일을 잘 해내고자 하는 게, ‘일’을 잘하고 싶어서라기보다는 그 일을 통해 ‘인정 받고자 함’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것이다. 정말로 일이 잘되기를, 완벽해지기를 바란다면, 오히려 부끄럽더라도 계속 시도하고 고치는 게 맞았을 터다.
가령, ‘소설가’가 되고 싶다면 ‘글’을 계속 써 봐야 하는 것과 비슷하다. 처음 써낸 글은 부끄러운 결과물이겠지만, 그럼에도 계속 써나가야 내공을 쌓을 수 있다. ‘소설가’라는 타이틀만 얻고 그에 수반되는 창피한 일-부끄러운 글을 계속 생산해내는 일-은 하기 싫다면, 소설가가 될 리가 없다. 그 친구와 몇 개월을 지내며 ‘지금, 실행’하는 습관을 차츰 익혔다.”
누군가는 걱정과 두려움으로 시도조차 해 보지도 못하는 일을 해내는 사람들이 있다. 매일 자신과의 약속, 본인만의 루틴을 실천하는 사람들, 고액 연봉을 받으며 잘 다니던 회사를 때려치고 낯선 세상에 뛰어들기를 주저하지 않는 사람들, 시대에 뒷걸음친다며 아무도 시도하지 않는 일을 과감하게 추진하는 사람들, 소중한 우리 문화 유산을 묵묵히 지키며 장인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 세상에는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수만가지 일들이 있다. 세상에 꼭 필요한 일, 하지만 알려지지 않은 일, 그래서 하지 않으려 하는 일, 그렇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이 잘 돌아가는 이유는 이토록 작은 각자의 세계에서 꾿꾿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니 하고 싶다, 해야 겠다, 하기로 마음먹었으면 일단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내공이 쌓일 때까지의 지루한 노력과 수많은 시행착오를 이겨내야 한다.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되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알고보면 무수한 밤을 주무시고 일어나셨을 터인데 한국 특유의 겸손함을 담아 비유적으로 말씀하신 것이 아닐까 싶다.
“누군가에게 뭔가를 받거나 주면서 알게 된 건 소유가 나눔이 될 때 그 1은 완전히 다른 가치를 지니게 된다는 점이다. 나누면 배가 돼요, 라는 흔한 말을 피부로 느꼈다고나 할까.”
사람마다 삶에 대한 가치관이 다르다. 특히나 본인만의 절대적인 가치 기준이 있는 사람들에겐 일반적인 삶의 기준이 잘 적용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가치 기준이 돈이나 물질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되고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된다.’는 말처럼 가진 것을 나눈다는 것은 하나,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 그리고, 주고 받음의 관계가 반드시 상호적일 필요도 없다. 나의 나눔을 통해 또 다른 나눔이 만들어진다면 그것이야말로 더 큰 가치로 나에게 돌아오는 것이 아닐까? 채 한 평도 안 되는 이토록 작은 세계관이 탄생한 이유도 단순히 책을 사고 파는 행위가 아닌 책이 담고 있는 지식을, 책을 읽는 즐거움을 나누기 위함이었으리라.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미련함은 이렇게 끝이 없다.”
요즘은 인생도 컨설팅 받는다고 하는데, 내 삶이 누군가에 의해 이미 짜여져 있고, 그대로 실천만 하며 살아간다면 과연… 잘 상상은 안 되지만 간혹 일이 잘 안 풀릴 때면 이미 쓰여진 챕터가 있으면 그냥 미리 알려달라고 하늘에 원망의 눈길을 보낼 때도 있었다. 프리랜서의 길을 선택하고 이렇게 평일 낯 시간에 앉아 글을 쓰고 있는 것도 나의 선택이고, 앞으로 또 어떤 선택들을 하고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모르지만 그래도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이 내 인생에서 또 하나의 가장 잘 한 선택이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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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작은 세계로도 by 김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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