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둘레길
날짜: 2024년 10월 3일
날씨: 흐리고 비
거리: 16.7Km
시간: 3시간45분
난이도: 보통
코스: 대변항(대변항 입구 교차로)—(4.2Km)—기장군청—(3.0Km)—일광해변—(4.8Km)—동백항—(4.1Km)—임랑해변(임랑행정봉사실 옆)
참고:
1) 초반에 봉대산 등산해야 해요. 약 200m 정도 되는 나즈막한 산인데 조상님들 묘도 곳곳에 있고, 경사로도 여러번 만나게 되는데 미치도록 힘들지는 않아요.
2) 일광해수욕장에서 온정동에 걸쳐서 핫플레이스가 많네요. 점심에 시간적인 여유가 되면 맛집 탐방을 해도 괜찮을 것 같아요.
오후 3시부터 비가 온다는 예보를 듣고 나름 서두르려 했으나 호텔이 너무 아늑하고 11시 체크아웃이 좀 아까워서 거의 10시 다되서 호텔을 나섰다. 오늘은 부산으로 다시 가는 여정이라 호텔에 가방을 맡기고(불행히도 나의 슬링백이 수선에 들어가서 간 관계로...) 어제 편의점에서 먹거리 사고 구매한 비니루 봉다리에 일용할 양식과 우산을 챙기고 우비를 입고 출발했다.
초입에 봉대산이라는 나즈막한 산이 있는데 경사로로 계속 올라가는 코스가 있어서 등산에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은 좀 힘들다.. 방언이 나오실 수도.. 비가 오지 않아서 입고 나간 우비는 벗어서 비니루 봉다리에 집어 넣고 산을 오르니 훨씬 가뿐하고 시원하네! 하늘이 조만간 비를 뿌릴 태세를 하고 있어서 산을 내려오자마자 거의 경보 수준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가방도 없고 우비도 벗으니 날아갈 기세일세!
일광해수욕장 지나서 온정동 가는 길에 비가 흩뿌리기 시작하여 주섬주섬 다시 우비를 입고 우산을 폈는데 바람때문에 우산을 폈다 접었다를 반복하다 비가 많이 내리기 시작해서 우산과 씨름하느라 바다 풍경 감상은 포기할 수 밖에.. 우비와 고어텍스 등산화가 비 올 때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는구나. 장화만 신었음 딱 고기잡으러 갈 기세일세!
가방이 없으니 16.7Km를 3시간 45분에 주파했다. 첫날 5시간 7분보다 1시간 30분 정도 단축.. 음.. 앞으로 가방을 버리고 댕겨야 할라나.. 아님 어깨와 코어 힘을 키워야 하나.. 다음에 다시 기장을 찾아야 할 이유가 또 생겼네. 오늘 경보로 지나친 맛집들과 멋진 카페 탐방을 하러 다시 와야겠어!
비오는 날 오대산 등산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그 때도 우비와 고어텍스 등산화가 한 몫했는데, 오늘도 역쉬! 게다가 오늘은 가방을 두고 온 것이 최고의 의사결정이었네! 바람만 좀 덜 불었으면 추적추적 내리는 빗길을 좀 더 유유자적하며 낭만을 즐기며 걸었을텐데..
대한민국 하이킹의 장점은 어디에서든 택시를 부를 수 있다는! 택시를 불러서 호텔로 다시 가서 주섬주섬 짐을 다시 챙겨 또 택시를 불러 지하철 2호선 장산역에 내려서 지하철 타고 부산역까지 갔다. 장산역을 택한 것은 장산역이 시작이니 앉아서 갈 수 있으니라는 희망! 그리고, 부산 지하철은 서울보다 붐비지는 않아 다행히도 긴 지하철 여행을 앉아서 갈 수 있었다. 오늘도 꽤 많이 걸었는데 왜 이리 정신도 멀쩡하고 몸도 가뿐하지? 도파민이 과다 분비되고 있는건가?
마지막 숙소는 부산역 토요코인.. 내일은 다시 아침에 기차 타고 서울에 간다.. 주말에 쉬고 월요일에 출근해야 하는 직장인이다 보니, 그리고 오랜만의 백팩 트래킹으로 혹시나 탈타지 않을까 싶어서 쉴 여유를 좀 두고 계획을 하기도 했다. 흠... 근데 오늘같은 체력이면 한 이틀 더 걸어도 될 것 같은? 노노노! 무리하지 맙시다. 트래킹은 정복이 아닙니다.
다음 울산 해파랑길은 두 어깨 좀 더 가볍게 갈 수 있게 계획을 짜야겠다. 아쉬울 때 살짝 여운을 남기고 다음을 기약하며 돌아오는거쥐! 오랜만에 부산에서 제대로 '행복'을 만끽하고 돌아갑니다. 이 기분 다음 하이킹까지 이어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