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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랑길 07 울산 남구: 태화강전망대 ~ 염포산입구

대한민국 둘레길

by 김선혜

날짜: 2024년 12월 14일

날씨: ☀️

거리: 17.3Km

시간: 3시간26분

난이도: 쉬움

코스: 태화강전망대—(4.1Km)—십리대숲—(2.4Km)—태화루—(4.0Km)—내황교—(6.8Km)—염포산입구

참고:

1) 자그마한 다리 건너 태화강따라 가지 말고 태화강 국가정원 대나무숲길로 들어서야 되요. 태화강 따라 걷아가 중간중간 숲길로 들어가는 길이 있으니 혹시 루트를 놓쳐도 당황하지 않으셔도 되요.

2) 내황교 내려와서 억새군락지 들어서는 입구에 있는 화장실이 마지막 화장실이에요. 화장실 자주 가시는 분들은 꼭 들르세요.

3) 억새군락지 걷다보면 공사 팬스가 있는 곳이 있는데 그냥 지나가셔도 되요. 아스팔트를 다시 까는 공사를 최근에 한 것 같은데 다 말라서 걷는데 문제 없어요.


“스승님, 저것은 나뭇가지가 움직이는 것입니까, 바람이 움직이는 것입니까?”

”무릇 움직이는 것은 나뭇가지도 아니고 바람도 아니고 네 마음 뿐이다.“


태화강 대나무숲길에서 바람에 타닥타닥 부딪히는 대나무들의 속삭임을 들으며 문득 달콤한 인생의 한 장면이 생각났다. 이병헌의 명연기, 명대사가 그냥 한 편의 멋진 영화를 본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살다가 “달콤한 인생”을 마주하게 되는 순간 머리 속에서 가장 먼저 생각나는 명언 중의 명언이지 않을까.


태어나서 처음으로 찾은 울산, 둘레길이라는 여정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일부러 찾게 되는 곳은 아니었을 것 같다. 어제의 트래킹은 산자락을 오르내리는 힘들지만 즐거운 경험이었다면 오늘의 트래킹은 태화강 물줄기를 따라 하염없이 걷는 무념무상 트래킹이었다. 특히나 대나무로 가득한 숲을 거니는 경험까지 더하여 반어법으로서의 ‘달콤한’이 아니라 정말로 달콤한 경험이었다. 나에게 “강”이란 누리딩딩한 서울의 한강에 대한 인상이 대부분이었는데, 에메랄드빛 푸른 바다같은 태화강을 보면서 계속 거닐다 보니 해파랑길 기장 해변을 거니는 기분이 들면서 대한민국 둘레길 걷기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했던 10월의 어느날로 살짝 추억 소환을 해본다.


정처없이 걷다 보면 갑자기 바닷물의 비릿한 소금향이 나기 시작하는데 태화강 물줄기가 동해로 흘러나가는 해안가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다. 그리고, 웅장한 저 배들과 공장들은? 아, 이것이 울산을 움직이는 힘이구나. 어마어마한 현대 자동차 단지와 수출을 기다리며 일렬종대로 서있는 자동차의 행렬과 거대 함선의 웅장함을 드뎌 두 눈으로 보게 되다니... 자연의 웅장함을 맞닫드린 것 못지 않게 감탄이 절로 나온다.


산길과 강길을 거닐며 울산에 정착해서 사는 삶은 어떨까? 살짝 궁금해진다. 여지껏 걸었던 둘레길 중에 가장 많은 동네 주민들을 접했던 길이었고, 인구는 그닥 많지 않지만 뭔가 생동감이 느껴지는 이 기분은 뭘까? 남은 울산의 해파랑길 두 개 코스(8, 9 코스)도 기대가 된다. 이번 울산 둘레길 여정은 이상하게 유난히 잠을 설쳤는데 다음 여정에서는 꿀 잠 잘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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