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둘레길
* 날짜: 2026년 1월 4일
* 날씨: 맑음
* 거리: 14km
* 시간: 2시간51분
* 난이도: 쉬움
* 코스: 구룡포항—(1.7km)—구룡포해변—(7.3km)—다무포고래마을—(4.0km)—대보항—(1.2km)—호미곶등대
* 참고:
1) 포항역에서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까지 9000번 시내방면 버스를 타셔야 해요. 버스정류장에 있는 시간표와 버스 도착 시간이 다를 수 있어요. 11:13 버스 타려고 기차 시간도 맞춰서 왔는데 버스가 안 와서 40분 기다려서 다음차 탔는데 11:52 쯤(시간표는 11:54) 왔습니다.
2) 해안길따라 쭉 걷는 길이라 어렵지는 않은데 아스팔트를 계속 걸어야 하니 트레킹용 양말과 쿠션 좋은 트래킹화 꼭 신으세요.
“사진 찍으면 돈 내야 한데~“
바닷 바람에 맛있게 말려지고 있는 과메기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데 아주머니가 구수한 농담을 건네신다. 8개월만에 다시 찾은 구룡포항, 작년 5월에 왔을 때는 교통 체증이 엄청나서 도로가 주차장을 방불케 했는데 오늘은 꽤나 한산하다. 날씨도 적당히 쌀쌀하면서도 따뜻해서 걷기에 딱 안성맞춤이다.
일단 서울을 떠나면 마음이 여유롭고 풍요로워진다. 버스가 제시간에 오지 않아도 그런가보다... 정류장에 멍때리고 앉아 40분 동안 버스를 기다려도 하나도 지루하지 않다. 적당히 덜컹거리는 버스의 진동에 절로 눈이 감긴다. 포항역에서 1시간 남짓 버스를 타고 구룡포 일본인 가옥 거리로 이동해서 해파랑길 14코스 걷기를 시작했다.
나름 매일 집에서 홈트를 해서 체력을 잘 유지했다 생각했는데 오랜만에 걸어서인지 양말이 문제인지 신발이 문제인지 코스의 채 절반도 걷지 않았는데 벌써 고관절이 뻐근해져온다. 트레킹용 양말이 2켤레 밖에 없어서 테니스 양말도 나름 폭신해 보여 신고왔는데 물집도 살짝 생긴 거 보니 아무래도 양말이 문제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찾은 동해 바다는 여전히 푸르고, 파도는 여전히 으르렁 거리고, 바람은 여전히 내 머리카락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 헝크러진 머리카락을 구지 고치려 애쓰지 않는다. 걷다 힘들면 돌바닥, 정자, 아무데나 털썩 주저앉아 휴식을 취한다. 시장기가 돌면 에너지바 하나 씹으며서 걸어간다. 에너지가 떨어진다 싶으면 사탕 하나 입에 물어준다. 목이 마르면 많이도 아니고 한 모금 정도로 목을 축여 준다. 고관절에 아프다 못해 종아리까지 땡겨오려는 찰나, 눈 앞에 거대한 손바닥이 보인다. 드디어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호랑이 꼬리를 밟아 보는구나! 내일 아침에 손바닥 위로 떠오르는 일출은... 노골노골한 지금 상태로 보았을 때 생략하지 않을까... 앞으로 허벅지 근육을 좀 더 키워야겠다. 앞으로 오~래, 계~속, 재미나게 걸어야 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