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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랑길 13 경북 포항시: 양포항 ~ 구룡포항

대한민국 둘레길

by 김선혜

날짜: 2025년 5월 4일

날씨: ☀️

거리: 19.9km

시간: 4시간14분

난이도: 쉬움

코스: 양포항—(2.6km)—금곡교—(8.2km)—구평포구—(1.5km)—장길리 낚시공원—(6.8km)—구룡포항

참고:

1) 긴 코스에 비해 공중 화장실이 별로 없습니다. 동네길 걸어가다 보면 마을 사람들이 이용하는 푸새식 화장실이 있는데 나름 화장지도 있고 약간의 냄새만 감수하실 수 있다면 급할 때 이용하세요.

2) 장길리 복합 낚시공원을 내려와 바다를 바로 앞에 두고 자갈이 깔려있는 해변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는데 이 길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드실 수 있는데 맞습니다. 내려가서 좀 걷다 보면 해파랑길 리본이 보이실 거에요. 쭈욱 걸어가다가 온풀빌라 옆길로 올라오면 됩니다.

3) 구룡포 일본인 가옥 거리 앞에 포항KTX역까지 가는 9000번 버스가 있는데 시간이 되도 안 와서 카카오택시 불러 5만2천원 주고 역까지 갔습니다. 연휴 주말이라 그런지 구룡포 시장 주변으로 차도 사람도 바글바글, 서울만큼 차도 막히고 해파랑길 걷다 보기 힘든 구경을 했어요.


거의 20km에 달하는 거리를 걷고 서울로 바로 올라갈 수 있을까? 거리만 보고 처음엔 고개를 갸우뚱했는데 지도를 보니 해안길 따라 쭈욱 걷는 코스에 난이도도 쉬움이라 나와 있고, 보통은 하이킹을 마치고 KTX역 근처에서 하루밤을 보내고 다음날 기차를 타고 올라오는 일정 계획을 세우는데 왠걸… 포항역 주변이 왜 이리 횡한가… 이번엔 그냥 그날로 서울행을 해볼까 하여 오후 6시 서울행 기차표를 미리 끊어 두었다. 그리하여 당일로 서울을 가야하니 조금 서둘러 하이킹을 시작했다.


아침부터 햇살이 강렬, 어제와는 사뭇 다른 양포항의 풍경을 잠시 감상하고 서둘러 구룡포항을 향했다. 하루만에 날씨가 이리 좋아질 수 있다니… 어제의 비내리는 고즈넉함도 좋았지만 따끈한 햇살받으며 4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하게 되니 이번 하이킹도 퍼펙트일세!


해안을 끼고 걷는데 해안가에 즐비하게 늘어선 풀빌라가 참 이질적으로 보인다. 파란 동해 바다와 풀빌라를 사이에 두고 오래전부터 터를 내리고 살고 있는 마을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 있다. 담장을 세운 것도 경계를 나눈 것도 아닌데 현대식으로 지어진 풀빌라들이 참 불편하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자본주의 사회이니 어디든 돈이 된다 싶은 곳으로 자본이 움직이는 것이고 자본으로 세워진 장소를 즐기기 위해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고 그로 인한 돈의 흐름이 생기는 것인데… 오래되었지만 푸근함이 느껴지는 고향같은 이 곳이 점점 사라져가는 것이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느껴진다. 어찌보면 나도 걷기 위해 찾아온 이방인일 뿐인데… 나도 지키지 못하는 이 곳을 누군가가 지켜주길 바란다는 것 또한 이기적인 발상이려나…


3일 걸었다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몸이 너무 가뿐하여 마냥 걷다 보니 2시 전에 구룡포에 닿을 것 같아 혹시 취소된 기차표가 있을까 하여 열차를 조회해 보니 왠걸 3시37분 차가 있어 낼름 예매를 했다. 버스를 타고 포항역에 갈 생각을 하고 부지런히 걸어 버스 시간 20분 전에 도착하였는데 왠걸 버스가 안 온다. 구룡포란 곳을 머리털 나고 처음 와 봤는데 이곳이 구룡포인가 서울인가… 싶을 정도로 자동차 행렬과 사람들의 북적임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부산에서도 이 정도의 북적임을 보지는 못했는데 구룡포가 나름 핫플레이스였구만… 2시가 되도 버스가 오지 않아 결국 5만원이라는 거금을 주고 택시를 타고 30분 전 포항역 도착! 역시나 지도에서 본 것처럼 포항역 근처에는 길게 늘어선 택시 말고는 아무것도 없더라…


울산 정자항에서 시작해서 경주를 거쳐 포항 구룡포항까지 4일간의 해파랑길 하이킹, 이번에도 바닷 바람에 마음을 비우고 홀가분해져서 올라갑니다. 다음번에는 제대로 구룡포 시장과 일본인 가옥 거리를 여행객처럼 탐방해 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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