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소비자의 실용적 니즈 파고들기
스토리라이터입니다.
글쓰기보다 훨씬 중요한 게 글 구성이며 영상제작 역시 스토리 구성부터 탄탄하게 해야 합니다.
정말 중요한데 의외로 사람들은 '기획'을 가볍게 여깁니다.
이진아 대표를 만나 이야기 나누며 내가 얻었던 영감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기획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어떤 관점과 콘셉트를 가지고 소재를 수집해 기승전결로 구성할 것인가가 핵심이다.
교과서적으로 정의하는 기획의 개론적인 개념은 알지만 막상 각론으로 들어가면 ‘참신성’ 부분에서 늘 목마름을 느꼈다.
이진아콘텐츠컬렉션의 이진아 대표는 콘텐츠 기획 분야에서 잔뼈가 굵어 이 바닥에서 지명도가 있는 내공 있는 전문가다. 출판기획에서 시작해 문화기획까지 출판, 영상, 이벤트, 셀럽을 활용한 SNS 바이럴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하는 주인공이다. 텍스트, 사진, 영상 같은 표현 도구를 효율적으로 융합하고 온라인, 오프라인, 전통 미디어(책, 방송)를 적절히 결합하는 ‘컬래버레이션’에 능하기에 그가 현장에서 겪으며 깨우친 기획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Q. 기획, 특히 출판 기획에서 베스트셀러를 꾸준히 냈다. 콘텐츠를 기획할 때 어디에 방점을 찍나?
저자가 말하고 싶은 게 아니라 콘텐츠 소비자가 원하는 걸 만들어야 한다. 실용적인 니즈를 충족해 주는가? 그 포인트에서 접근한다. 베스트셀러 <부자언니특강>은 저자와 6년을 준비했다. 저자가 처음 들고 왔던 원고는 출판된 책 내용과는 다르다. 6년 동안 4번을 뒤엎고 다시 썼다. 본인이 쓰고 싶은 내용이 아니라 독자에게 필요한 글을 담기 위해서다.
출판 콘텐츠의 경우 독자층의 70%가 2030~3040 여성이다. 50대인 내가 기획의 감각을 유지할 수 있는 건 그들의 감성, 트렌드를 열심히 읽고 무수한 사람을 다양하게 만나서다. 사실 글도 나이 먹는다. 그걸 알기에 사람들을 통해서 나의 촉을 벼린다.
Q. 콘텐츠 소비자의 실용적인 니즈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두루뭉술하지 말고 질문을 뾰족하게 만들어야 한다.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게 뭔지를 찾아야 한다. 가령 인터뷰 모음집을 만들 때 그들의 이야기가 돋보이는 형태로 콘텐츠를 병렬형으로 배치하면 흥미의 온도가 떨어진다. 말하고 싶은 분명한 중심 포인트를 가지고 그들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엮어내야 한다.
기획자, 혹은 인터뷰어가 부각되어야 한다. 가령 <SNS 투잡 됩니다>처럼 ‘SNS’, ‘투잡’에 포인트를 두고 여기에 해당되는 사람들을 추려서 기획자가 중심이 돼 인터뷰 형식으로 끌어가는 것처럼.
청년 실업이란 사회 현상 속에서 젊은이들의 해외 취업 욕구를 읽었다. 그래서 상고 출신에 전문대 나와 해외를 돌아다니며 여러 직업을 경험하며 커리어를 쌓은 39살 여성 저자와 <꼭 한국에서 살 이유가 없다면>이란 책을 준비 중이다. 사람들이 주목할 만한 키워드를 뽑아 내 평범한 여성이지만 해외여행이 아닌 해외 취업을 해본 그의 경험담에 초점을 맞춘 거다.
이 대표와 이야기 나누며 그의 맨파워는 사회 트렌드 변화 속에서 포인트를 짚어내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끌 수 있도록 가공해 내는 촉이 예리하고 그 바탕의 힘은 실용성이라는 걸 깨달았다.
만들려는 제작물이 혼자만의 뿌듯함으로 그치지 않고 공감대와 반향을 이끌어 내려면 제삼자의 객관화된 시선으로 콘텐츠 감수 단계를 거쳐야 한다는 사실은 의미 있는 수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