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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제뷰 Jan 06. 2021

2021의 기현상과 설렘

1.

아! 20이라니까 청춘이 생각난다. 20을 나이로 생각하면 대학 2학년 때다. 젊고 의욕이 넘치고 꿈에 부푼 시절이었다. 21도 청춘의 숫자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한다. 대학 3학년이면 취업 준비하느라 힘든 시절이기도 하다. 21은 21세기를 연상시키는 숫자이다. 20세기에 살 때 21세기는 판타지의 세기였다. 뭔가 새로워지고 이상적이며 꿈같은 일들이 전개될 것만 같은 시간이었다.


2021은 20과 21이 합쳐진 것이다. 꿈이 있고 환상적인 일이 벌어질 법도 하다. 2021년은 어떤 해인가? 실제 꿈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2020년 벽두부터 본격화된 코로나 사태는 2021년 들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인공지능(AI), 자율 자동차, 로봇 등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현미경으로 겨우 보이는 바이러스에 당해 일상의 삶이 제약받을 줄이야 누가 알았던가? 마스크 없이는 다닐 수 없고 카페에서 커피도 마음대로 마시지 못할 줄은 상상이나 했던가?



2.

기이한 현상은 정치에서도 나타났다. 지난해 11월에 실시된 미국 대선에서 패배한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도 승복하지 않고 있다. 그가 제기한 선거 불복 소송들은 법원에서 근거 없는 것으로 모두 기각되었다. 그는 경합주 조지아주 주무장관에게 선거 뒤집기를 압력 하는 전화를 해 파문을 일으켰다.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불복하고 결과를 뒤집으려 해 절차적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은 미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한국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1년 4개월가량 남은 차기 대통령 선거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1위를 기록했다. 정치가 정상적이라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그가 정권 비리 수사를 못하도록 현직 대통령과 법무장관 및 여당 의원들이 무리수를 둔 결과다. 정권과의 대척점에 섰다는 이유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1위가 되는 것은 YS, DJ 때나 가능했었다. YS, DJ는 관록의 정치인이었다.


3.

민주주의 선거에서는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인물이 당선된다. 국민들이 좋아해서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도날드 트럼프 후보도 그렇게 해서 당선이 되었다. 정치경력이 전혀 없는 그는 분열과 대립의 정치, 미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대통령의 격을 망가뜨리고 미국의 국익도 손상시켰다.


미국 유권자들은 4년 만에 트럼프가 백악관을 떠나게 했다. 미국이 정상적인 길로 갈 수 있는 선택을 했다. 성숙된 미국 민주주의의 자정능력이라고 할까. 지금까지의 정치역정을 볼 때 조 바이든 당선자는 미국 대통령 자격이 충분하다. 그래서 오는 20일 취임하는 그가 펼칠 큰 정치를 기대해본다. 법과 원칙 및 상식과 품위를 존중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등장으로 세계는 평화와 공존공영의 길로 나아가게 될 것인가


자료:SBS 뉴스


4.

경제도 기현상에서 예외가 아니다. 코로나가 경제를 엉망으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주가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새해 들어 코로나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는 데도 코로나를 대응한다고 엄청나게 풀려난 돈이 주식으로 몰려든 것이다. 연일 오르는 주가를 보면 아슬아슬하기도 하다. 단기간에 너무 많이 올라 조정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 그러나 코로나 백신 개발과 코로나 이후 시대의 성장 업종이 주가를 견인하고 있어 거품이라고 치부할 수만은 없다.


과잉 유동성은 또한 부동산을 덮쳐 불황속에서 집값이 치솟는 아이러니가 벌어졌다. 집값을 잡기 위해 임대차 3 법을 만들었으나 이번에는 전월세값이 뛰어오르고 있다. 마치 두더지 잡기 게임을 하는 것 같다. 하나를 누르니 다른 것이 튀어 오른다. 정부는 좀 있으면 집값 · 전셋값이 안정될 것이라고 하나 많은 전문가들은 올해 더 오를 것이라 한다. 누구 말이 맞을지 참 궁금하다.


5.

백신 접종으로 집단면역이 형성되면 경제의 정상화가 가능하다.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올 하반기에 집단면역이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은 희소식이다. 코로나를 잘 극복하면 경제는 한 단계 도약하고 대망의 코스피지수 3만 포인트 시대가 올 수 있다. 3만 포인트를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아니라 정착될 수 있다. 가슴 설레는 일이 아닌가.


‘애프터 코로나’의 시작점이 될 2021년 정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올해는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1년여 남아 레임덕이 시작될 것이다. 지난해 검찰개혁, 공수처 출범 등의 소용돌이 속에서 나타난 현직 검찰총장 대선후보 지지도 1위 현상이 지속될 것인지 궁금하다. 4월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의 결과는 정치판도의 격랑을 몰고 올 수 있어 주목된다.


자료: YTN


6.

코로나로 인해 2020 도쿄올림픽은 2021년으로 연기되었다. 올림픽 역사상 대회 연기는 처음 있는 일이다. 올해 도쿄올림픽이 열리게 된다면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을까? 한국과 일본은 이를 계기로 쟁점 현안을 해결하고 관계를 정상화할 수 있을까? 남북한과 미국과 일본의 4자 정상회담이 올림픽 기간에 도쿄에서 열릴 수 있을까?


이 모든 궁금증은 일본이 코로나 확산을 성공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래서 일본이 잘해주기를 바란다. 올해 도쿄올림픽이 열리더라도 ‘2020 도쿄올림픽’으로 불리게 된다고 한다. 잃어버린 2020년을 2021년에 되찾겠다는 의미일 수 있다.


코로나로 고통스러웠던 2020년은 기억하고 싶지 않지만 못다 한 것은 올해라도 더 잘하고 싶은 것이 전 세계인의 바람일 것이다. 올 7월 도쿄올림픽이 열렸으면 좋겠다. 그래서 2021년이 지구촌이 코로나를 극복하고 모든 것을 다시 시작(restart) 하는 성공적인 한 해가 되는 데 기여하는 올림픽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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