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이 늘어나면 더 자유로워질까, 아니면 더 깊게 예속될까. 우리는 강해지면 자유로워질 것이라 믿지만, 사실 그 강함은 속박을 견뎌내면서 얻어진 것이 아닐까? 어느 이야기에 따르면, 서커스단의 코끼리는 아무리 힘이 세어져도 제가 묶인 말뚝을 뽑지 못한다고 한다.
하지만 인간은 코끼리가 아니므로, 우리는 권력과 자유의 문제-아무리 힘이 세지더라도 그게 다 쇠사슬을 견뎌내기 위함이라면, 무슨 소용이람?-에 관한 해결책 또한 발명해두고 있다. 영원히 산 꼭대기로 바위를 밀어 올려야 하는 거인 시지프는 제 일을 좋아하기로 마음먹으면서 형벌에서 자유로워진다*. 자유의지로 말뚝에 묶여있는 것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해낼 수 있다면, <나는 결국엔 노예가 아닐까?>하는 자조적 불행에서 벗어날 수 있다.
조금 더 널리 퍼져있는 또 다른 해결책은, 혼자 바에 가서 비싸고 양 적은 술을 시키는 것이다.
*시지프 신화(알베르 카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