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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방인 Oct 20. 2020

뉴턴의 운동 제3법칙 - 작용, 반작용의 법칙

* 작용, 반작용의 법칙 : 뉴턴의 운동법칙 중 제3법칙으로써 어떤 물체 A가 다른 물체 B에게 힘을 가하면, 동시에 물체 B는 물체 A에 같은 크기의 힘을 반대 방향으로 가하는 법칙(네이버 지식백과사전 인용)


작용, 반작용의 법칙은  사실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내가 벽을 밀면 벽도 나를 미는 거라고?’, ‘내가 의자를 밀면 의자도 나를 미는 거라고?’ 등등의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법칙이었기 때문이었다. 문과생인 내가 이해하기는 쉽지 않았다. 서로가 상대에게 작용하는 힘은 같지만 각자의 질량에 의해서, 각자의 가속도에 의해서 한쪽은 반대로 밀리기도 하고 한쪽은 밀리지 않기도 한다 등등의 설명을 듣기야 했지만 그냥 ‘아.... 그렇다니까 그런가 보다’ 정도로 넘길 수밖에 없었던 내용이었다. 사실 뉴턴은 사기캐에 가까운 사람이었기에(물리학, 수학, 천문학, 신학 등등 통달하지 않은 분야가 없었고, 그 업적과 후세에 미친 영향력이 어마어마하다고 한다) 평범하디 평범한 내가 어찌 뉴턴이라는 위대한 사람이 만든 법칙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으랴 하고 넘기고 말았었다.


관성의 법칙은  물체에 작용되는 법칙이지만 사람에게 적용해도 그럴듯하겠다라는 생각으로 이전 글을 썼지만, 그에 반해 작용, 반작용은 물체와 물체 사이보다 오히려 사람 사이에 적용하면 더욱 이해가 쉽고 그럴듯한 법칙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과학에서의 작용, 반작용의 법칙과 유사한 말이 이미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우리 생활 속에서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말 말이다.


받은 대로 주고 싶고, 주면 받고 싶은 게 사람 아니겠는가. 누가 나를 때리면 나도 때리고 싶고, 상대방이 나를 욕하면 나도 상대방을 욕할꺼리를 찾는 게 사람 아니겠는가. 나에게 호감을 가지고 잘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나도 자연스레 그 사람에게 호감이 생기고 잘해주고 싶어지는 마음이 드는 게 사람 아니겠는가. 반대로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이, 잘 모르는 사람이 곤경에 처해있다고 해도 선뜻 도와줘야겠다는 마음이 잘 들지 않는 게 사람 아니겠는가. 그리고 은혜를 입고 도움을 받았으면 보답해야겠다는 마음이 드는 게 바로 사람 아니겠는가.


그래서 사람이고 그래서 문제가 생긴다. 내가 먼저 작용을 ‘받으면’ 반작용을 가하고 싶은 게 당연한 것처럼, 내가 먼저 작용을 “줬으면” 상대방의 반작용을 기대하는 게 사람이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 내가 줬는데 준만큼 받지 못하면 아쉬운 마음이 들고, 내가 좋아하는데 상대방이 나를 좋아하지 않으면 서운한 마음이 든다. 내가 도와줬는데 고맙다는 말을 듣지 못하면 괜히 도와줬나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내 진심을 몰라주는 것 같고, 나만 마음 쓰고 신경 쓰는 거 같아 억울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짝사랑이 힘들고 그래서 부모님의 사랑은 때론 외롭다. 물론 자기 스스로가 도와주고 싶어서 도와줬고, 좋아하는 마음이 들어 좋아했다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최소한 상대방의 말 한마디라도 반작용을 기대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런데 내가 싫어하는데 상대방도 나를 싫어하길 바라는 사람은 또 많이 없는 거 같아 아이러니하다. 내가 때렸으니 상대방도 나를 때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지 않은 것 같다. 나에게 도움이 되고 나에게 좋은 방향으로의 반작용은 바라면서, 나에게 해가 되고 나에게 부정적인 상대방의 반작용은 생각하지 못하고 바라지도 않는 거 같아 아이러니하다.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나는 욕할게, 너도 욕해라라고 말하는 경우도 물론 있긴 하다만 어쨌든 마음 한구석에 바라는 바는 내가 욕하는 건 정당한 것이며 내가 욕했다는 이유로 너도 나를 욕할 자격이 생기는 건 아니야라는 마음을 아주 조금이라도 가지고 있는 게 사람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가했던 작용과 다른 형태의 반작용이 일어나면 당황할 수밖에 없다. 나는 욕했는데 상대방은 나를 칭찬한다거나, 나는 해코지를 했는데 상대방은 도움을 준다거나 등등의 상황 말이다. 긍정적인 변화로의 당황이므로 바람직한 거 같긴 하다. 나의 못된 말과 행동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은 나를 품어주고자 하는 마음에 감동하거나, 그동안의 어리석었던 나의 행동을 뉘우치거나 하는 등의 결과로 나타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극히 드물게 일어나는 경우라는 것 밖에 없다.


또한 스스로의 마음을 속여가면서 억지로 반작용을 참아야 상황도 곤혹스럽다. 부조리하고 엉뚱한 지시로 너무나 마음이 상해있는데 그렇다고 상사에게 욕을 할 수도 없고 화를 낼 수도 없다. 학교에서, 회사에서 매일 마주쳐야 하는 사이인데 다투고 난 후 어색해지는 게 싫어 애써 괜찮은 척,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상식을 벗어난 거래처의 요구에 너무나 짜증이 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고객이기에 억지로 화를 참아 가며 웃는 얼굴로 대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순간의 반작용을 억누르지 못해 일어나는 결과를 감당하기도 힘들고 바라지도 않기 때문이다.


내가 한만큼 바라고 상대방이 한만큼 나도 해주는 게 당연하고 그게 법칙이다만, 예외 없는 법칙은 없다고 했던가. 언제 어디서나 예외는 존재하기 마련이고 법칙에 따라 일어나리라고 예상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종종 생기게 된다. 아, 물론 물리학에서 예외는 없겠다. 물리학에서 예외가 있다면 이미 법칙으로써의 가치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사람 사이에서 적용되는 법칙은 예외가 있겠다. 맞는 거 같기도 하면서 아닌 거 같기도 하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고 오묘하고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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