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차이 없어 보이는데, 옆지기는 상당한 차이를 느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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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는 한국과 비교하면 식문화가 없다 봐도 무방하다. 그래서일까? 옆지기는 가끔 맛있는 걸 찾지만, 대체로 쉽고 빠르게 한 끼 때우는데 더 집중한다. 아침은 호밀빵 샌드위치로 고정이라 건강한 식사를 한다지만, 점심은 먹는 것도 종종 잊어버리고 상당히 늦게 먹는 편이다. 나는 각자 편할 때 식사를 하자는 주의라 꼭 옆지기와 함께 식사를 하지 않는다. 옆지기 삼시 세끼를 챙기는 게 내 의무는 아니지만, 한국의 식문화 탓인지 되도록 챙겨주는 편이다. 최소한 점심으로 먹을만한 음식이 무엇이 있는지 정도를 알려준다.
며칠 전 옆지기가 점심으로 먹을만한 음식이 있냐 물었다. 오래 지속된 감기 덕에 입맛도 없고, 챙겨 먹기도 귀찮아 내가 쟁여둔 음식을 데우는 정도로 점심 준비를 끝내고 싶었던 것 같다. 끓는 물에 2,3분이면 익는 라비올리를 추천했다. 라비올리 삶기가 싫은지 옆지기가 냉장고를 살폈다. 옆지기가 음식 챙겨주기 귀찮을 때 주려고 사다 놓은 팔라펠을 꺼내 들었다.
어제도 먹어놓고, 그걸 또 먹겠다고 그러냐고 한 소리하니 옆지기가 라비올리 삶는 게 귀찮다며 나보고 해달랬다. 팔라펠을 전자레인지에 데우는 것까지는 혼자 할만한데, 냄비로 라비올리 2,3분 삶는 건 못하겠다니... 그 보다 오래 걸리는 라면은 잘도 끓이면서 왜 유독 라비올리 끓이는 걸 싫어하는지 모르겠다. 결국 아픈 옆지기의 어리광을 조금은 받아줘야겠다는 맘으로 라비올리를 익혀서 올리브오일을 뿌려 그릇에 담아 내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