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한 책
26. 불길한 책
캄캄한 밤, 지민은 이틀째 이상할 정도로 잠이 들지 않으면서 몸이 무겁고 움직이기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혹시 가위인 걸까 싶었던 지민은 무심결에 몸을 움직였고 이내 가위는 아니란 걸 깨달았다.
몸은 움직일 수 있지만, 방 안에 묵직한 공기가 자신을 짓누르는 것 같았고 기묘할 정도로 신경이 곤두서는 것이 방 안에 자신 말고 다른 누군가가 존재하는 것 같았다.
이건 꼭 바퀴벌레가 밤중에 나타났을 때 느껴지는 거부감과 이질감 비슷했지만, 방안에는 벌레가 내는 바스락거리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지나친 고요함과 침묵에 지민은 익숙한 자신의 방임에도 묘하게 공포를 느꼈다.
분명 책장 쪽에 뭔가가 있다는 게 느껴지는데 그게 사람일 리도 없으니 지민의 공포와 불안은 거기서 비롯되었다.
- 그 책을 버리는 게 좋겠어.
지민은 그저께 우연히 집 앞에서 가지런히 놓여있던 검은 책을 발견했고, 무심결에 그것을 들고 집에 들고 와버렸다.
책은 알 수 없는 외국어와 함께 마치 판타지 영화에 나올 법한 마법의 서적처럼 기묘한 삽화들이 가득해서 혹여나 누가 귀한 자료를 분실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 책을 가지고 들어온 뒤 이상할 정도로 잠이 오지 않고 몸까지 나빠지는 것 같았다.
분명 책이 원인인 것 같다며 지민은 날이 밝으면 집에 모아놓은 박스 쓰레기와 함께 그 검은 책을 내쳐버리겠다고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