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날
25. 귀신날
새벽에 일찍 나가야 하는 아르바이트는 어지간해선 익숙해지기 힘들다며 미란은 속으로 투덜거렸다.
시간을 맞추기 위해 새벽 3시에 집을 나서야 했던 미란은 끼니도 제대로 때우지 못한 채 옷만 든든히 챙겨 입고 컴컴한 밖으로 나섰다.
그렇게 익숙한 길을 돌아서 가던 미란은 문득 이상함을 감지했다.
평소였다면 가로등이나 무인 가게의 간판만이 켜져 있을 뿐, 자동차도 몇 대 지나가지 않는지라 사람의 기척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시간대임에도 소란스러움이 느껴진 것이다.
이내 미란은 길 저편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걸어오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런 새벽 시간대에 사람들이라니 어디 이르게 하는 행사라도 있는 건가 생각하며 미란은 무심코 그 자리에서 멈춰 섰다.
하지만 미란은 곧 사람들의 무리가 가까워지자 화들짝 놀란 나머지 다른 골목길로 후다닥 뛰어들어 몸을 숨겨야 했다.
그의 앞으로 다가온 사람들의 행색이 이상하다는 걸 감지했기 때문이다.
길 저편에서 걸어온 무리는 평범하게 옷을 입은 사람들과 한복을 입은 사람들이 섞여 있었으며, 무장한 군인처럼 보이는 사람도 보였고 누군가는 마치 사고라도 당한 것처럼 피투성이였다.
그들이 산 사람이 아니라고 바로 파악한 미란은 섬뜩한 기분에 벽 구석으로 몸을 숨긴 채 무리가 모두 지나가기를 숨죽여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