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 열 줄 소설 -24-

예지몽

by 이사금

024. 예지몽

영미는 요새 자꾸만 같은 악몽을 꾸는 바람에 자신이 이상한 병에라도 걸린 게 아닐까 걱정했다.


왠지 걱정되는 마음에 병원을 찾아가 보기도 했지만, 딱히 건강에는 이상이 없었고 스트레스가 심하면 그럴 수 있으니 정신과 상담을 받아보는 게 좋을 거라는 이야기를 듣기만 했다.


영미가 자주 꾸는 악몽이란 어떤 남자가 한 남자를 칼로 찌르고 이어 눈이 마주친 영미마저 죽이려고 쫓아오는 내용이었다.


영미는 항상 칼에 찔리는 순간 잠에서 깼고 악몽의 생생한 기억 때문에 소름이 끼쳐 식은땀을 흘리기 일쑤였다.


그러나 악몽이 일상에 지장을 주는 건 아니었고, 꿈에서 깨고 나면 영미는 기분이 좀 섬뜩하다고 느낄 뿐 아무렇지 않게 할 일을 하러 잠자리에서 일어나고는 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자 악몽도 뜸해지고 조금 마음이 가벼워진 영미가 일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겨울이 되면서 해가 짧아지고 항상 다니던 사방은 벌써 어두워질 무렵이었다.


영미가 익숙한 골목길을 막 들어섰을 때 몇 발자국 떨어진 곳에 남자 둘이 목소리를 높이며 싸우는 모습이 보였다.


그 상황에 왠지 불길해진 영미는 다른 길로 돌아서 갈 생각으로 조심스레 몸을 돌렸고 그 순간 뒤에서 남자 하나가 짧은 비명을 질렀다.


이에 영미가 불안한 얼굴로 고개를 돌리자, 그 자리에는 바닥에 쓰러진 채 꿈틀거리는 남자와 그 앞에서 피 묻은 칼을 든 채 씩씩거리는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매거진의 이전글괴담 : 열 줄 소설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