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 열 줄 소설 -29-

괴물

by 이사금

29. 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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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거실에서 남편을 기다리던 신혜는 야근이라며 오늘도 늦게 들어갈 거 같다는 그의 전화를 받았다.


“엄마-, 창문 밖에 괴물이 있어!”


그때 딸인 희선이 잠들지도 않고 울면서 방에서 나와 엄마인 신혜에게 안겨들었고, 신혜는 조금 당황한 상태로 남편의 전화를 끊었다.


“아이고, 희선아 괴물 같은 건 없어요!”


이 나이대의 어린아이들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생각하면서 신혜는 품에서 울먹거리는 딸을 달랬고, 희선은 계속 창밖에 괴물이 있다고 칭얼거렸다.


희선을 억지로 침대에 눕히면서 신혜는 괜히 괴물이 나오는 동화책을 읽어줬다고 내심 후회하고 있었다.


“엄마-, 아직도 창밖에서 괴물이 노려보고 있단 말이야!”


아무래도 창가에 어른거리는 다른 그림자를 착각한 게 아닐까 생각했던 신혜는 집요한 희선의 말에 뭔가 의아함을 느끼며 창문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런데 그 순간 창가에서 어떤 사람의 그림자가 움직이는 게 보였고 신혜는 그것의 정체를 파악하자마자 그 자리에서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창문 밖에서 딸이 괴물이라고 울면서 외친 그것은 다름 아닌 위층에 사는 여자가 목을 맨 채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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