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 열 줄 소설 -31-

나비

by 이사금

31. 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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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세상에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사람을 홀리는 것들이 있기 마련으로, 눈부신 모습으로 나타나 사람의 눈을 멀게 하는 것들이 의외로 많이 숨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아마 혜아가 어린 시절 겪은 일도 그 비슷한 사례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이었다.


“혜아야, 너무 멀리 가면 안돼!”


어느 봄날의 공원, 엄마와 함께 나온 외출에 들떴던 어린 혜아는 여기저기를 걸어 다녔고 혜아의 엄마는 불안하다는 듯 딸에게 조심하라고 일렀다.


하지만 혜아는 아직 어렸기에 세상 모든 게 신기했고 더 많은 것들을 직접 보고 싶어 했다.


그때 혜아의 눈에 들어온 것은 정말이지 처음 보는 화려한 빛깔의 한 마리 나비였고, 어린 눈에는 그 날개가 흔들리면서 마치 따라오라고 유혹하는 것만 같았다.


이내 어린 혜아가 홀린 것처럼 그 나비를 정처 없이 쫓아가고 있을 때였다.


"혜아야!"


그 순간 엄마의 놀란 외침과 함께 혜아가 퍼뜩 놀라 정신을 차렸을 때는 벼랑 아슬아슬한 곳까지 발을 디디고 있었다.


그리고 허공에는 아까의 그 나비가 뭔가 아쉽다는 느낌으로 벼랑 주변을 날아다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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