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 열 줄 소설 -35-

연인의 방문

by 이사금

35. 연인의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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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내가 잘못했어!”


자정이 넘은 시간 여자가 현관문 바깥에서 애타게 울부짖으며 문을 열어달라고 애원했다.


하지만 남자는 오히려 하얗게 질린 얼굴로 문을 절대 열게 내버려 두지 않겠다는 듯 그 앞을 지키고 있었고, 여자는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은 것이냐며 다시 울음을 터뜨렸다.


“제발 두 번 다시 찾아오지 마.”


현관문 바깥에서 여자가 애타게 울면서 소리쳐도 남자는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나직한 목소리로 다시 찾아오지 말라는 같은 의미의 말만 중얼거렸다.


그 목소리가 여자한테 들렸는지는 알 수 없었고, 이에 연인인 여자는 자신이 뭐가 마음에 안 드는 것이냐며 자신이 부족하다면 고칠 거라고 다시 애처롭게 애원했다.


이에 남자는 적당히 하라며 버럭 화를 냈고, 이런 일이 벌써 한두 번이 아니라며 이번엔 아까와는 다르게 강하게 대꾸했다.


“오빠, 제발 뭐 때문에 화가 났는지라도 말해줘.”


여자가 눈물을 쏟으며 말을 잇자, 이에 남자는 바들바들 떨면서 아까부터 한 손으로 들고 있던 염주를 이번엔 양손으로 기도하듯 더 세게 움켜쥐었다.


여자는 이미 죽었고, 죽은 지 벌써 1년이라며 자신은 여자와 함께 갈 생각 따윈 없다는 말을 강하게 남자는 되풀이하면서 제발 그만 자신을 찾아오라고 이번엔 그가 애원하듯 여자에게 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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