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 열 줄 소설 -34-

동굴의 주인

by 이사금

34. 동굴의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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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꿈인지 아니면 현실인지, 현섭은 지금의 상황이 분간이 가지 않았고 요새 이런 일이 잦아졌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건 분명 꿈일 것이 틀림없다.

지금 현섭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또다시 같은 동굴 안에 서 있었기 때문이고, 만약 현실이라면 같은 장소에 여러 번 오고 갈 때 실제로 증거가 남아서 자신이 같은 상황을 반복하는 걸 잊어버리지는 않을 테니까.

현섭이 꿈속에서 마주하게 된 그 동굴은 마치 사람을 집어삼키려는 것처럼 검고 커다랬다.

마치 보이지 않는 추가 현섭의 온몸을 누르고 있는 것처럼 꿈속에서 현섭은 지금 묶여 있는 것도 아니고, 어딘가 다친 것도 아닌데 꼼짝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두 눈은 멀쩡하기에 현섭은 지금 저 동굴 속에 숨어있는 무시무시한 것의 존재를 볼 수가 있었다.

그것의 형태는 뱀 같기 길기도 하고 지네처럼 수십 개의 다리가 몸에 붙어 있었지만 희한하게도 그 머리는 사람의 형상과 비슷하여 시뻘겋게 빛나는 눈으로 현섭을 계속 노려보고 있었다.

현섭은 꿈속에서 자신을 먹잇감처럼 바라보며 살벌하게 쳐다보고 있는 두 눈의 시선을 피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는 본능적으로 느꼈다.

그 동굴의 주인은 악몽이 되풀이될 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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