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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 라이더 평관 관리를 보면서

정확한 상황인식 그리고 철학과 원칙 없는 위기관리는 실패

어머님 댁이 근처라 선릉역 사거리를 지날 때 얼마 전 오토바이 사고 지점을 봅니다. 여러 조화들이 놓여 있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나 안타깝기도 하고 대형 트럭 근처 사각지대를 정확히 알고 운전하거나 이동해야겠다는 다짐도 합니다.


그 다짐 이후 신호 변경이 되어 출발하려 했지만 제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다시금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언제 왔나 싶은 사거리 분기점에서 신호 대기 중 10여 대의 배달 오토바이들이 신호위반을 하며 순식간에 스쳐 지나갑니다. 


'저러다 다칠 텐데...", "사고가 난 이 장소에서도..." 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배달 오토바이 입장에선 법규를 어기면 돈을 (더) 벌수 있는, 고객 입장에선 음식을 (더) 빨리 받고 먹을 수 있는 이 상황이 모두에게 (더) 윈윈인 상황인가? 혼란스러워집니다.


과거 국내 기업위기관리 개념이 설익었을 때 현실적인 실행 안과 함께 "결국 위기관리는 기업의 철학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강조드린 말씀에 "철학이 밥 먹여 줍니까?"라고 말했던 기업 VIP가 많았습니다. 지금은 오히려 기업의 철학이 중요하다 먼저 말씀하시는 기업 VIP가 휠씬 많지만.


"무엇보다 안전이 중요합니다"라는 말이 현장에선 "법규와 원칙이 밥 먹여주냐"라는 말로 대척될 때 우리의 모든 관심사가 오롯이 밥 먹는 것, 돈 버는 것에만 집중되는 사회라면 특정 이슈에 대한 합리적인 소통과 개선 그리고 발전과 진화는 묘연하기만 할 겁니다.



최근 라이더 분들의 처우와 이미지 개선 활동이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진행되고 있음을 느낍니다. 그 방향성과 메시지는 너무나 동의합니다.


다만, 그 동의하는 마음이 차량을 가지고 나온 도로상에서는 다시 식습니다. 현장에선 위 이미지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안전과 교통 법규를 무시한 라이더 분들이 더 많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일부 이단이라 이야기하기엔 대부분의 국민들에게 너무 익숙한 상황입니다.


라이더 분들의 처우와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상대적 약자 포지션만 강조하지 말고 현 상황을 그대로 인식하고 인정한 다음 강력한 자정 방안을 함께 제시하거나 일부 안전과 법규를 무시하는 라이더와는 완전히 분리하는 전략이 선행 혹은 병행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 못하면 안타까운 사건은 지속되면서 반복되는 라이더 분들의 처우 개선 요구와 입장은 공허하게만 들리고 국민들과 고객들과의 접점은 더 찾기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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