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계획서는 이렇게 써야 합니다
아주 주관적인 사업계획서 이야기 시리즈. 오늘은 문제정의와 해결방법으로 시작하는 사업계획서 첫걸음에 대해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업계획서를 쓸때 무엇부터 먼저 고민해야 할까요. 창업자의 특성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저는 '문제를 인식'하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산업에서 많은 사람들이 불편하고 고통을 느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성에 익숙해져서 그냥 넘겨버리는 것. 그것을 그냥 넘기지 않고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며. 왜. 왜 이렇게 불편한 것을 그냥 참고넘기는 것이지 생각하고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떠올리고 가설을 검증하는 것.
사업계획서는 이렇게 써야 합니다
데스크에서 소설로 써내려간 페이퍼가 아니라 직접 현장에서 불편함을 겪어보고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방법을 떠올리며 직접 실행에 나가본 경험. 저는 이것을 사업의 첫걸음이라 부릅니다. 직접 산업현장에 뛰어들어 리스크테이킹을 하지도 않으면서 단편적인 정보만을 갖고 만들어내는 페이퍼는 태생적 한계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사업계획서는 이렇게 써야 합니다.
빠른 실행은 중요하다. 그런데 과학적으로 생각하는 습관도 중요하다.
한국에서 작은 사업이라도 실제로 하며 성과를 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사업을 타이밍이다. 실행이다. 몸으로 하는 것이다. 맞습니다. '빠른실행'은 사업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니까요. 그러나 실행에 주요가치를 두고 있었던 이전시대의 사업가들은 현재 빠른 속도로 무너지고 있습니다. 세상이 바뀌게 되었고 더이상 동종업체들 사이의 경쟁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 내 경쟁자가 대체 누구인지도 모르게 되는 시대를 맞아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기보다는 일단 몸으로 뛰어들었던 그분들은 여전히 기존의 성공공식에 따른 움직임만 내다보니 오늘날 변화하는 시대에 살아남기 어려워졌습니다.
우리보다 더 앞서있던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에 경험했던 일입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논쟁이라고 할만한 것들은 끝났고. 이제 그냥 이건 이거다라고 결론을 내버린 것이지요. 빠른 실행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과학적으로 판단하는 것입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고객의 관점에서 여러가지 상황들을 떠올리고 해당 상황을 시뮬레이션 해보는 경험을 진행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고객이 어떤 문제에 봉착해있는지. 그 상황이란 정확하게 어떠한 것이며 어느정도의 불편함을 느끼게 되는지. 각 단계별로 프로세스화하고 쪼개고, 분해하고, 뜯어보는 일을 끊임없이 반복합니다. WHY에 대한 생각을 중심으로 연역적 사고를 끝없이 전개해보는 것이죠. 수학으로 따지면 인수분해를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렇게 현상을 입체적으로 조망하는 사고를 거듭하다보면 처음 문제라 생각했었던 어떤 Event가 어떤 중요한 문제에 의하 발생된. 이른바 근본적 원인이 따로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또한 마찬가지의 사고를 전개하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기 시작합니다. 어떤 방식을 통해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해보고. 동종산업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수단과 방법이 무엇인지 조사하여 그 기능과 성능에 대한 데이터를 수치화하여 기록합니다. 그리고 이종산업에서 어떠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적용되고 있는 기법과 기술, 비지니스 모델에 대해 분석을 거듭하면서 이를 패턴화하여 나의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지 가늠하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내 사업에 적용할 수 있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을 것입니다. 안된다고 하면 왜 안되는 것인지 그 이유와 근거를 분명히 하고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 왜 해결할 수 있는지 사고를 전개해나갑니다.
이 과정을 무한히 반복하는 시간속에서 단순한 단어와 문장의 나열에 불과했던 문제정의-솔루션제안의 항목들은 논리적으로 빈틈없이 맞아떨어지고 보다 단단해진 확고한 사업계획서의 토대가 되어있을 것입니다.
책, 사람 등 무엇이 되었든 사고력을 키우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과제를 설정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역량을 필요로 할까요. 통찰과 인사이트는 내가 원한다고 해서 갑자기 불어나거나 생기지 않습니다. 오직 꾸준한 습관. 다양한 스타트업과 서비스들을 분석하고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통해 뜯어봄으로서 그 구성원리를 하나하나 해체하고 직접 분석해본 경험을 통해 생겨납니다. 뛰어난 사람들과 경제분야, 트렌드 분야에 대한 심도 깊은 대화와 토론을 나눔으로서 관점이라는 것을 갖출 수 있습니다. 아침마다 신문기사를 스크랩하며 자신만의 언어로 재작성해보는 시간을 보내며 비로소 갖게될 수 있습니다. 무엇이 되었든 실행을 통해 움직이는 꾸준한 습관이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것입니다.
'생각도구'라고 하는 이름으로 여러 도구와 서비스들이 있습니다. 비지니스나인블록, 린캔버스, 디자인씽킹, 트리즈 등. 그런 도구들이 중요할까요. 창업자의 습관이 중요할까요. 꾸준한 습관으로 충분한 사고력을 기르지 못했다면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과 아무리 좋은 코치진들이 나를 돕는다 해도 아무것도 만들어낼 수 없을 것입니다. 단순하게 많이 읽어보고 정보만 획득하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그정도의 노력으로는 정보에 피상적으로 접근할뿐 정말 하나하나 조각내고 해체하는 단계에 이를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신문기사를 오려붙이고, 에버노트로 스크랩한다고 해서 사고력은 자라나지 않습니다. 단순한 스크랩이 아니라 글의 맥락을 파악하고 그 글을 다시 내 문장으로 써내려가는 경험을 통해서만 내것이 되는 것이니까요.
문제를 규정하고, 솔루션을 낼 수 있는 능력은 한두번 해보는 경험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랜시간에 걸쳐서 꾸준히 노력하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습관속에서 차츰차츰 자라는 것입니다. 물을 주고 있을 때는 모르겠지만 어느샌가 성큼 커져버린 자신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사업계획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화려한 PPT나 현란한 그래프가 아닙니다. 얼마나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치밀하게 준비했는가. 어느정도로 깊게 고민했고 얼마나 산업의 구조를 잘 파악하고 있는가.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고 해당방법론을 무엇으로 제시하고있는지 보면 3초만에 대강의 각이 나옵니다. 훌륭한 사업계획서는 누가봐도 훌륭한 경우인때가 많습니다. 이 훌륭하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그 단계에 진입하는지는 여러번에 걸쳐 이야기했습니다.
사업계획서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창업자의 꾸준한 습관. 그 꾸준한 습관이 좋은 사업계획서를 만들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