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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규 Apr 11. 2018

사업아이템? 비지니스 모델!

사업아이템과 비지니스 모델은 다릅니다.

제가 스타트업 창업자 혹은 예비창업자 분들을 만나 강의 또는 멘토링을 진행할때 공통적으로 맞이하는 상황이 몇가지 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창업자분들이 자신의 '사업아이템'과 '비지니스 모델'에 대해서 헷갈려하신다는 것인데요. 비지니스 모델이라고 하고는 그냥 자신의 사업아이템을 설명하고 대체 어떻게 돈을 벌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 분들을 보며. 구조와 논리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매번 아쉬운 마음이 들곤 합니다.


뭔가 어떠한 것을 만들어내는 것과 그것을 갖고 돈을 버는 것은 전혀 다른 단위에서의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많은 분들이 사업계획서에서 만들어내는 과정에 대해서는 공들여 설명하면서도 그것을 어떻게 사업화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리적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치 이러한 생각을 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만들기만 하면 다 팔려나갈것이라는.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중소기업 제품들 중에서도 꽤 괜찮은데도 불구하고 팔수 있는 능력이 없어서 어려운 회사들이 많습니다. 그 회사들이 어려운 이유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지 못해서가 아닙니다. 돈이 되는 방식을 고민하지 못해서이고, 비지니스 모델이 없어서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떻게 돈을 벌 수 있는지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것입니다







1. 제품중심적 사고방식에서 비지니스 모델으로

기획도 잘하고 개발도 잘해야하지만 더 엄청난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창업은 이 거친 세상에 온몸으로 부딛혀 결과를 증명하는 과정의 연속입니다. 실험실에서 하는 연구가 아닙니다. 사업을 하겠다는 것은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것이며 이것은 제품 또는 서비스를 판매하여 얻은 수익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 과정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만들기만 하면 날개돋힌듯 팔려나가면 세상에 수많은 영업인재들과 마케팅인재들이 필요하지 않을테니까요. 그런데 대부분은 제품 또는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 이상을 고민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이해합니다. 이제 막 이 판에 발을 디디게 된 예비창업자 입장에서는 기획만 하려고해도 머리가 아픈데 이걸 팔아낼 방법까지 강구하라고 하니 답답할 것입니다.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는것만 집중해도 어려운데 그 이상을 고민하라니. 그러나 이 과정을 이겨내고 제품중심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창업자로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제품 또는 서비스를 기획하고 개발하는 것. 이것은 창업의 전과정에서 보면 매우 극소한 부분에 지나지 않습니다. 꼭 필요한 과정이고 반드시 잘해야 하지만 지나고나면 더 엄청난 일들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죠. 기획이나 개발은 사무실에서 오랜시간을 들여 노력하면 잘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익을 창출하는 것은 전혀 다른 방식의 이야기입니다. 많은 회사가 이 단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주저앉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비지니스 모델을 치밀하게 고민하지 않았으니까요. 


어떤 이들은 팔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지 않았다고 일갈하며 헝그리 정신으로 영업에 나설것을 외치는 이들도 있습니다. 글쎄요. 물론 영업하면 성과가 난다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 언제나 회사가 힘들때 회사를 끌어올리는 것은 영업의 힘이니까요. 그런데 그것은 시스템이 잘못 짜여진 것을 인적조직의 힘으로 메꾸는 것에 가깝습니다. 시스템이 잘못되었다면 잘못된 시스템을 고치는 것이 먼저이지 맨파워로 이것을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일까요. 그렇게 영업에 전력을 다해서 팔아야만 팔리는 제품이나 서비스라면 처음부터 뭔가 이건 잘못된것이 아닐까 생각해보는게 맞습니다. 직원 한명 더 채용해서 영업이나 마케팅을 시키겠다는 발상. 제대로 된 가이드라인과 전략도 없이 왜 못팔아?!라고 생각한다면 결국 결과는 뻔한 결론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2. 패턴을 분석하고 조합하여 비지니스 모델을 수립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방식의 비지니스 모델이 존재한다

저는 다른분들이 어떻게 비지니스 모델을 수립하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므로 제가 컨설팅 프로젝트에 들어가거나 제 사업을 드라이브할때 어떻게 비지니스 모델을 수립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비지니스 모델의 핵심은 '동종산업과 이종산업의 수익모델을 패턴화'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교과서에는 면도기-면도기날 이론, 프리미엄 모델 정도로만 기술되어 있어 사실상 비지니스 모델이라고 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접하기 어렵습니다. 정말 아카데믹한 정도. 매우 단순하고 원초적인 형태의 것들만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과서에서 본 그런 비지니스 모델로는 사업이 아니라 공모전도 나가기 어렵습니다.


교과서에서 접할 수 있는 비지니스 모델의 형태. 매우 단순하고. 간단하다. 세상은 만만치 않음을 기억하자.


컨설턴트로서, 창업자로서 다양한 산업계 스타급 플레이어들을 분석하고 패턴화하다보면 놀랄만한 사실을 알게 되는데 그것은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형태의 비지니스 모델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비지니스 모델이란 우리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를 어떻게 판매하느냐에 관함입니다. 고객이 사용한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일반적인 형태이지만, 정기적인 구독형태나 멤버쉽이 될 수도 있습니다. 비용을 지불하는 이와 서비스를 사용하는 이가 전혀 다른 형태도 존재하고, 환불을 전제로 하는 시스템도 있습니다. 자동차업계나 프랜차이즈 쪽에서는 금융프로그램이라고 하는 것을 개발해 돈이 부족한고객에게도 판매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내고 돈을 벌어들입니다. 우리보다 훨씬 더 앞선 산업구조를 갖고있는 일본에서는 이 비지니스 모델을 매우 복합적으로 설계해서 이중나선구조에 가까운 모델을 만들어서 주택을 분양하는 업체가 각각의 단위별로 퍼널을 설계하여 꽃을 파는 사업을 하며 고객에게 접근하기도 합니다.


비지니스 모델에 대한 해외 컨설턴트들의 예시자료


국내에서 비지니스 모델과 관련해 유의미한 자료를 공유하는 곳이 별로 없다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아직까지 국내 온라인 생태계는 양적으로는 팽창했지만 유의미한 정보를 제공하는 곳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영문검색을 바탕으로 검색어를 조금만 돌려보면 엄청난 데이터가 눈에 들어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방법으로 비지니스 모델을 시각화하여 다양한 패턴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것이 다 비지니스 모델인 것이죠. 단순하게 돈을 번다. 이정도로 판단하기 어려운. 알고리즘처럼 패턴화된 구조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내가 돈을 벌어들이는 구조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 비지니스 모델이 간단하게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반대급부로 돈을 받는다. 어떻게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3. 똑같이 커피를 팔아도 전혀 다른 사업이 될 수 있다

세상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남의 돈을 내 호주머니에 넣는 것이 그렇게 쉬울리가.

많은 사람들이 익숙하게 접근하는 '카페'를 주제로 비지니스 모델을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기 카페를 창업하려고 하는 예비창업자가 있습니다. 2018년 대한민국에서 카페를 창업하려고 합니다. 이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요. 


카페라는 이름으로 함께 묶여 불리고 있기는 하지만 스타벅스와 할리스 같은 카페들은 단순하게 커피를 파는 카페가 아니라 공간과 분위기를 파는 카페입니다. 백다방과 커피만, 주시 같은 카페들은 테이크아웃을 목표로 하는 카페이구요. 이디야 같은 경우에는 서울시의 지하철을 주요 타겟으로 포위망을 구성중입니다. 토즈 등으로 대표되는 스터디 카페는 커피를 팔기는 하지만 '스터디룸'이라고 하는 독특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망원동 일대에 생겨난 북카페들은 커피를 팔지만 책을 전시해서 공간의 경험을 제공하거나 책을 같이 팔고 있지요. 네슬레가 인수한 블루보틀은 드립커피의 감성과 원두를 판매합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일본의 유명한 카페는 대학생들에게는 무료로 커피를 제공하고 그 비용을 대학생들을 고용하고자 하는 기업에서 지불하기도 합니다. 우리에게는 방탈출카페로 알려진, 일본에서는 뱀파이어 카페 등 다양한 커스텀 카페들은 즐거움과 색다른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곳이죠. 한때 홍대에는 의사들이 만든 카페가 있었습니다. 진료와 카페업무를 동시에 하는 특별한 공간인데 마찬가지로 변호사가 운영하는 카페도 있습니다. 사건을 수임하는 단계에서 마주하게 되는 딱딱한 경험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카페를 하고있는 것이죠. 


이렇게 똑같이 커피를 팔아도 전혀 다른 형태의 사업으로 진화하는 것이 바로 비지니스 모델입니다. 





기술은 타인의 도움을 통해 해결할 수 있습니다. 자본도 어렵지만 투자를 받거나 융자를 받아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돈의 흐름. 산업의 움직임. 서비스의 매커니즘과 같은 것은 누구의 도움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직 창업자가. 대표가 해결해야하는 문제인것이죠. 오직 창업자만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강력한 동기와 목적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오늘날의 산업계는 포화상태에 가깝습니다. 거의 모든 분야에서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한 서비스가 닭장처럼 빽빽하게 들어차서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이곳으로 오라고. 여기에서 돈을 쓰라고. 2018년의 예비창업자들은 이러한 상황속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당연한 이야기지만 특별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기존 상황속에서 고객들이 만족할 수 없었던 니즈를 발굴하고 10배 이상의 효용을 줄 수 있는 파괴력을 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런 비지니스 모델은 치열한 현장의 경험과 철저한 분석을 통해 얻어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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