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의 본질을 다시 생각해보아야 한다
사업계획서에 공통적으로 담기는 부분. 마케팅 전략. 심사평가나 멘토링을 통해 예비창업자분들을 만날때 가장 당혹스러운 것은 'SNS마케팅 하겠습니다!'라고 당당히 이야기하시는 분들을 마주할때입니다. 보통 대학생 예비창업자분들이 이런 경우가 많은데요. 솔직히 이야기하겠습니다. 그럴때면 심사위원들은 보통 인자한 웃음을 보여주지만 그 내면에는 안녕. 수고했어. 잘가. 라는 이야기를 돌려서 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래전 페이스북이 처음 등장하고 카카오톡이 막 개발된 시기였면 SNS마케팅을 통해 시장에 진입하겠다는 이야기는 전략이 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미 온라인이 일상이 되어버린 지금. SNS마케팅을 하겠다는 이야기는 곧 나는 마케팅전략을 수립할 능력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마케팅이라고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홍보. 광고와 함께 쓰이고 있지만 본원적인 의미는 광고나 홍보가 아닙니다. 스타트업의 마케팅은 더욱 그렇습니다. 시장에서 어떻게 고객을 만날 것인가. 내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게 될 최초의 1인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 해당 방법에 대한 나만의 노하우가 있어야 합니다. 알고리즘은 세부항목별로 디테일한 구조가 잡혀있어야 하고 논리적으로 흠결이 없어야 합니다. 그리고 두루뭉실한 표현말고 확실한 것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모든 문제는 마케팅의 본질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에서 시작한다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먼저 마케팅에 대한 정리를 다시하고 기준을 세워야 합니다. 많은 이들이 마케팅에 대한 정의에서부터 잘못된 편견을 갖고 있어 TV광고/인터넷광고/오프라인 현수막 등을 마케팅이라고 생각합니다. 틀렸습니다. 그것은 그저 빙산의 일각일뿐 마케팅이라고 하는 거대한 과정의 일부분입니다. 그것을 전부라고 생각하는 발상. 이런 생각에서 출발하게 되면 마케팅전략이라고 해봤자 단순한 홍보, 광고에 지나지 않은 이야기말고 할 수 있는 것이 없게될 것입니다.
마케팅이라고 하는 개념을 정의하는 것은 사람마다 다 다르고 사상적 기반에 따라 다릅니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오늘날의 마케팅은 판매를 하는 행위에서 벗어나 '고객욕구를 충족시키는 과정''수익성있는 고객관계를 관리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이해되고 있습니다. 경영학의 대가 피터드러커는 마케팅에 대해 마케팅이란 판매노력을 불필요하게 만드는 것이라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마케팅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필립코틀러는 마케팅에 대해 이렇게 정의를 내립니다. '기업이 고객을 위해 가치를 창출하고 강력한 고객관계를 구축함으로써 그 대가로 고객들로부터 상응한 가치를 얻는 과정'.
저는 한문장으로 정리합니다.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하는 것.
이렇게 기준을 다시 세우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습니다.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어떻게 제안할 것인지 논리적으로 풀어서 설명하면 되는 것이고 그것이 곧 마케팅 전략입니다. 광고, 홍보와 같은 것은 반드시 집행비용을 전제로 합니다. 어딘가에 사람들을 대상으로 광고를 하는 미디어가 있고 그 미디어에 나의 서비스를 태워 알리는 것을 기본 베이스로 하는 것이죠. 그러나 마케팅의 관점에서 생각하면 비용집행은 선택일뿐 필수가 아닙니다. 전략이 우수하면 비용을 들이지 않고서도 사람들에게 나의 서비스를 알릴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마케팅입니다. 비용을 태우는 것은 이 효과를 보다 빠르고 즉각적으로 하기 위한 도움을 주는 것일뿐 본질적인 전략은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어떻게 주는지에 대한 논리고 알고리즘입니다. 사업계획서 상에 들어가야 할 내용은 광고와 홍보에 관한 내용이 아닙니다. 내가 갖고 있는 전략. 접근방법.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을 도식화한 구조. 어떻게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할 것인지에 대한 나만의 노하우가 바로 마케팅 전략입니다.
현장에서 직접 고객을 만나보고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
많은 분들이 사업계획서를 쓰고 지원사업을 받고자 합니다. 그런데 어떤 분은 합격하고, 어떤 분은 그렇지 못합니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요. 여러 문제가 있겠지만 저는 그 문제를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고 데스크에서만 만들어낸 사업계획서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생각만으로 소설을 쓰는 사업계획서는 검토한지 3초만에 파악이 끝납니다. 전략은 그 자체만으로는 아무런 힘을 가질 수 없습니다. 우수한 전략은 반드시 프로토타입을 들고 시장에서 검증해야 합니다.
린스타트업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MVP. 프로토타입이라는 말이 있죠. 이런 이론을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개념을 이해하고 즉각적으로 실행에 옮겨 현장에서 고객을 만나 가치를 창출하는 경험을 해봐야 합니다. 그리고 내가 세운 가설이 실제로는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고 그것을 고쳐나가는 과정을 무수히 반복하면서 마침내 사업의 기회를 발견하게 되는 것. 그래서 자신만의 공식과 노하우를 수립하는 것. 이런 과정을 통해 그 규모가 어떻게 되든 실제로 시장에서 검증한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창업의 세계는 취업시장이 아닙니다. 아니 최근에는 취업시장에서조차 직접 실행에 나선 인재를 선호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창업판은 공부하는 곳이 아닙니다. 공부가 중요하기는 한데 더 중요한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정부지원사업이 되었든 VC의 투자가 되었든 기본적으로 사업을 하고자 하는 동기와 목적의식이 투철한 창업자를 뽑는 것이 기관의 논리입니다. 지원사업을 받지 못했을 경우 사업할 생각이 없어보이는 팀을 뽑을 수 있을까요. 그런 팀은 기업가정신이 있다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이미 실행을 하고 있고 사업의 기회를 확인하여 본격적으로 법인을 설립하고 도전하고자 하는데 그 단위에서 좀 더 빠른 성장을 하고자 지원사업과 같은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이 맞습니다.
이토록 치밀하게 고민하고, 정교한 단어와 문장을 설계하는 것은 실제 현장에서 고객을 마주하게 되었을때 영업과정에서의 불필요한 시간소모를 줄이기 위함입니다. 3시간 걸려서 설득하고 힘겹게 영업해야 할 일을 3분만에 끝내게 해준다는 의미이지 데스크에서 이루어지는 업무에 매몰되어 기획만 하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실행이 빠진 기획은 아무런 의미도 없으니까요.
최고의 사업계획서는 이런저런 가설을 덕지덕지 붙여놓은 사업계획서가 아니라 현장에서 고객을 만나고 있는 단 한장의 사진이다. 라고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직접 실행에 나서 손을 담가본 창업자들은 갖고 있는 정보와 깊이, 퍼포먼스의 수준이 다릅니다. 뻔한 이야기. 누구나 할 수 있는 상식수준의 이야기는 꺼내지도 않습니다. 철저하게 자신의 직접적인 경험과 가설, 검증, 그리고 확신에 찬 눈빛. 그냥 3초만에 파악이 됩니다.
기상천외한 방식을 사용하는 마케팅 전략이 훌륭한 마케팅 전략이 아닙니다. 그냥 홈쇼핑 판매이어도 괜찮습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누구나 할 수 있는 홈쇼핑 판매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홈쇼핑 판매를 위해서 큰그림을 그리고 영업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제대로 된 준비를 하고 있다면 그것이 곧 마케팅 전략입니다.
전략은 구체적이어야하고, 실행가능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