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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서원 Sep 10. 2017

무엇을 해야하는지 아는 마케터

일하지 않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가 그 사람을 설명한다

지금까지 새로운 시대가 소명하는 마케터의 모습이 어떠한 것인지 그로스해커, 모던 마케터 등 다양한 형태의 미래 마케터의 모습을 살펴보았습니다. 필드에서 한사람 몫을 하는 마케터들으로 여러 명의 선도사례를 검토했습니다. 뛰어난 결과물으로부터 다양한 자극을 받고 글로벌 트렌드의 흐름을 따라가며 저 대열에 들어갈 수 있다는 희망이 솟아납니다. 


앞으로 마케터에게 요구되는 역량, 다양한 방식으로 트래픽을 끌어모아 구매력으로 전환하는 선도사례. 다 잊어버릴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1인분 마케터가 되기 위해서 움직일 시간입니다. 


퍼포먼스를 내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기본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보이는 시간보다 보이지 않는 시간이 쌓이고 쌓여서 변화를 위한 기회를 창출합니다. 일하는 시간보다 일하지 않는 시간을 어떻게 보냈느냐에 따라서 일하는 시간에 보여줄 수 있는 퍼포먼스의 수준이 달라집니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궁리하며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 필요가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생각을 정리하고. 
지하철에서, 화장실에서 RSS로 구독하는 콘텐츠를 검토 . 
퇴근후 침대에 가기전까지 모임운영, 스터디, 전시회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주말마다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검토하며 다가올 한주를 대비합니다. 


단순하게 이슈를 뒤적거리는 수준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월간지, 아티클, 기사 등을 통해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이슈에 대해서 나비의 작은 날개짓이 폭풍이 되어 나에게 돌아올 수 있는지 가능성을 검토합니다. 미술관/음악회 유튜브 등 문화생활을 통해 산업계에 활용할 수 있는 잠재적 패턴을 탐색하고 라이브러리에 기록합니다. 


경쟁사에 대한 전방위 분석과 검토를 통해 상황을 가늠하면서 이종산업 제품/서비스에 대한 분석과 검토를 통해 산업계 전반에서 일어나고 있는 움직임을 파악합니다. 그리고 패턴화된 원리와 본질을 자신만의 라이브러리에 기억해둡니다.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다양한 직역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객관적 시선을 견지하고 온라인 그룹활동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끊임없이 관점을 업데이트 합니다. 


정보를 모으고 분석하다보면 지식이 생기고, 지식을 나누며 사람들과 생각을 교류하면 지혜가 생깁니다. 


마케터라면, 우리 앞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문제를 규정하고 솔루션을 제안하는 것, 이것이 마케터의 본질입니다. 사업전략을 개발하고 브랜드를 관리하는것, 마케팅 카피를 개발하고 영상콘텐츠를 유통하는 것 등 마케터로서 해야 할 업무의 모든 것이 여기서부터 출발합니다.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는 마케터가 되기 위해서 끊임없이 탐구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은 매우 힘든 시간입니다. 직접적으로,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결과가 없는 시간들의 연속이니까요. 수학공식처럼 딱 떨어지는 답이 아니라 사람에 따라서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막연한 개념을 들고 막막한 미로를 떠도는 기분입니다. 


특히 사람들과 대화하고 토론하면서 자신의 의견이 반박당하고 무시당하는 일이라도 벌어지는 날에는 기분이 우울해지고 보잘것 없는 자신의 통찰과 식견에 작아지는 자신을 만나기도 합니다. 이럴때면 어렵고 피곤한 생각들로 하루를 보내는게 싫어지고 그냥 자극적이고 단순한 것들에 몸을 맡기고 싶어지는 마음으로 가득합니다.


철학자 니체는 이야기 했습니다. 

모든 완전한 것에 대해. 우리는 그것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묻지 않는다. 우리는 마치 그것이 마법에 의해 땅에서 솟아난 것처럼 현재의 사실만을 즐긴다.


스스로의 업에 대한 확신이 없고, 조직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고 싶은 마음이 없이, 하루하루를 그저 살아갈뿐인 마케터들은 일하는 시간에 그때그때 아무거나 눈에 집히는 것을 보고 대충 어설프게 따라하는 모방품에 가까운 전략과 이야기만 전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업무시간이 종료되면 회의때 받았던 스트레스, 막막한 마음과 두려움에서 탈출하기 위해 누군가는 자극적인 쾌락에 몸을 맡기는 것을 선호합니다. 누군가는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해 이국적인 풍경의 해외여행을 꿈꾸기도 하구요. 


그러나 스스로가 가진 한계를 초월하고, 마케터로서 성장하고자 하는 마음을 품은 이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답을 구하기 위해서 일하지 않는 시간동안 치열하게 고민하고 생각하고 패턴화된 정보를 연결시켜 나름의 가설을 수립합니다. 업무 생산성을 증진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법론을 테스트해보면서 여러가지 도구를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아날로그든 디지털이든 자신만의 '마케팅 라이브러리(Marketing Library)'를 구축해서 언제든지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비장의 무기를 여럿 준비해둡니다. 


이들에게 있어서 업무시간은 미리 준비해놓은 가설을 검증하고 테스트하는 시간일뿐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시간이 아닙니다. 때문에 이들은 회의석상에서 다른 이들이 꿀먹은 벙어리처럼 앉아 있거나 천편일률적인 대답만을 반복할때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앞으로 나가 다양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이고 회의를 주도하는 오피니언 리더(Opinion Leader)로 자리매김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그동안의 리서치와 외부활동에서의 의견교환을 통해 추출한 다양한 패턴과 이론들을 절묘하게 융합시켜 자신만의 '마케팅 사이언스 블록'의 도움을 받아 세상에 드러냅니다. 이미 KJ법, R-W-W, 비즈니스9블록, 린캔버스, 디자인씽킹 등 여러가지 아이디어 정리방법을 통해 자신만의 확립된 체계를 구축한 그들은 이러한 프레임워크를 활용하면서 회의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풀어내게 됩니다. 


그렇게 전략단에서의 문제를 해결한 그들은 실행단으로 넘어가 실제로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 참여합니다. 세상과 마주하며 스스로가 가진 모든 힘을 다해 상상을 현실로 이루어 내는 것. 조직을 대표하여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하고 회사에 결정적 기여를 하는 마케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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