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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서원 Nov 12. 2017

#06 1인분 마케터 메써드

일하지 않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가 그 사람을 설명한다

저는 극한 직업 마케터를 온몸으로 겪으며 말로만 1인분 마케터가 아니라 정말로 혼자 모든 것을 해내야 하는 마케터로서 업무를 진행했습니다. 창업의 경험과 전략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언컨대 그리 유쾌한 상황은 아니었다고 할 것입니다. 


이 이론은 모든 마케터에게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방식이 있고 좋게 풀어나갈 수 있다면 좋은게 좋은것이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저와 같은 상황에 있는 스타트업의 1인 마케터나 스스로 회사를 대표하는 대표이사와 경영진, 그리고 1인 기업가들과 자신만의 길을 걷고자 하는 마케터들에게는 1인분 마케터 메써드가 필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인분 마케터는 전략의 수립부터 실행까지 마케팅의 모든 영역을 커버하는 것이 그 특징입니다. 이러한 이론은 제가 처음으로 주장한 것이 아니며 이미 실리콘밸리에서는 공공화된 이론입니다. 미래시대 마케터의 모습을 두고 그로스해커다 모던 마케터다 하는 새로운 이론들이 대두되고 있으며 퍼포먼스 마케팅 같은 개념은 벌써 국내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이름은 다 다르고 그 특징도 다르지만 공통점은 있습니다. 모두 공통적으로 과학적 사고방식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앞으로의 마케팅 트렌드를 이끌어갈 주요한 개념은 마케팅 사이언스라고 생각합니다. 그 개별 명칭이 무엇이 되었든 메인이 되는 테마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웹사이트 방문객의 동선을 추적해서 분석을 진행하고 가설설정과 검증을 반복한다는 것은 고객의 행동패턴을 과학적으로 추적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마케팅 제공물의 좋댓공을 분석하고 그 성과를 분류하여 A/B test를 진행한다는 것은 비용의 낭비를 최적화하기 위하여 타겟고객 맞춤형 광고를 집행하기 위한 활동입니다. 


지금은 생소한 개념이기 때문에 테크니컬한 기술이 눈에 들어오고 있지만 이 모든 활동의 핵심에는 마케팅적 사고방식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퍼포먼스를 내기 위해 중요한 것은 기본입니다. 보이는 시간보다 보이지 않는 시간이 쌓이고 쌓여서 변화를 위한 기회를 창출합니다. 일하는 시간보다 일하지 않는 시간을 어떻게 보냈느냐에 따라서 일하는 시간에 보여줄 수 있는 퍼포먼스의 수준이 달라집니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궁리하며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 필요가 있습니다.


정보를 모으고 분석하다보면 지식이 생기고, 지식을 나누며 사람들과 생각을 교류하면 지혜가 생깁니다. 


마케터라면, 우리 앞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문제를 규정하고 솔루션을 제안하는 것, 이것이 마케터의 본질입니다. 사업전략을 개발하고 브랜드를 관리하는것, 마케팅 카피를 개발하고 영상콘텐츠를 유통하는 것 등 마케터로서 해야 할 업무의 모든 것이 여기서부터 출발합니다.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는 마케터가 되기 위해서 끊임없이 탐구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은 매우 힘든 시간입니다. 직접적으로,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결과가 없는 시간들의 연속이니까요. 수학공식처럼 딱 떨어지는 답이 아니라 사람에 따라서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막연한 개념을 들고 막막한 미로를 떠도는 기분입니다. 


특히 사람들과 대화하고 토론하면서 자신의 의견이 반박당하고 무시당하는 일이라도 벌어지는 날에는 기분이 우울해지고 보잘것 없는 자신의 통찰과 식견에 작아지는 자신을 만나기도 합니다. 이럴때면 어렵고 피곤한 생각들로 하루를 보내는게 싫어지고 그냥 자극적이고 단순한 것들에 몸을 맡기고 싶어지는 마음으로 가득합니다.


철학자 니체는 이야기 했습니다. 

모든 완전한 것에 대해. 우리는 그것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묻지 않는다. 우리는 마치 그것이 마법에 의해 땅에서 솟아난 것처럼 현재의 사실만을 즐긴다.


스스로의 업에 대한 확신이 없고, 조직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고 싶은 마음이 없이, 하루하루를 그저 살아갈뿐인 마케터들은 일하는 시간에 그때그때 아무거나 눈에 집히는 것을 보고 대충 어설프게 따라하는 모방품에 가까운 전략과 이야기만 전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업무시간이 종료되면 회의때 받았던 스트레스, 막막한 마음과 두려움에서 탈출하기 위해 누군가는 자극적인 쾌락에 몸을 맡기는 것을 선호합니다. 누군가는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해 이국적인 풍경의 해외여행을 꿈꾸기도 하구요. 


그러나 스스로가 가진 한계를 초월하고, 마케터로서 성장하고자 하는 마음을 품은 이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답을 구하기 위해서 일하지 않는 시간동안 치열하게 고민하고 생각하고 패턴화된 정보를 연결시켜 나름의 가설을 수립합니다. 업무 생산성을 증진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법론을 테스트해보면서 여러가지 도구를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아날로그든 디지털이든 자신만의 '마케팅 라이브러리(Marketing Library)'를 구축해서 언제든지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비장의 무기를 평소에 여럿 준비해둡니다. 


이들에게 있어서 업무시간은 미리 준비해놓은 가설을 검증하고 테스트하는 시간일뿐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시간이 아닙니다. 때문에 이들은 회의석상에서 다른 이들이 꿀먹은 벙어리처럼 앉아 있거나 천편일률적인 대답만을 반복할때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앞으로 나가 다양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이고 회의를 주도하는 오피니언 리더(Opinion Leader)로 자리매김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그동안의 리서치와 외부활동에서의 의견교환을 통해 추출한 다양한 패턴과 이론들을 절묘하게 융합시켜 자신만의 '마케팅 사이언스 블록'의 도움을 받아 세상에 드러냅니다. 이미 KJ법, R-W-W, 비즈니스9블록, 린캔버스, 디자인씽킹 등 여러가지 아이디어 정리방법을 통해 자신만의 확립된 체계를 구축한 그들은 이러한 프레임워크를 활용하면서 회의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풀어내게 됩니다. 


그렇게 전략단에서의 문제를 해결한 그들은 실행단으로 넘어가 실제로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 참여합니다. 그런데 그 실행비용이 여타 마케터들이 진행하는 것보다 돈을 적게 들면서 그 성과는 곱절로 기록합니다. 같은 마케팅이라도 누가 진행하느냐에 따라 다른 것입니다. 1인분 마케터는 현실세계를 살아가지만 자신만의  '퍼스널브랜드'를 갖고 있는 디지털 세상의 주민이기도 합니다.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온라인을 적극 활용하며 마케터 스스로가 브랜드가 되어 살아가는 것입니다.


세상과 마주하며 스스로가 가진 모든 힘을 다해 상상을 현실로 이루어 내는 것. 마케팅 라이브러리와 마케팅 사이언스 블록, 퍼스널브랜드의 형성에서부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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