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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서원 Nov 12. 2017

#10 현장의'Raw Data'에서 '마케팅리소스'까지

직접 보고.듣고.느끼는 정보를 내것으로 만드는 방법

온라인에서 검색을 통해 정보를 취득해 마케팅 리소스를 발굴하는 것은 타인이 취득한 정보를 빠르게 검토하고 유효한 부분에 있어서 취사선택을 하는 간접적 경험을 통한 추론에 가깝습니다. 직접 경험한 정보가 아니기 때문에 소싱이 빠르고 효율적이기는 하지만 본질적으로 온라인에서 검색한 자료는 다른 마케터가 특정한 목적에 의하여 구성한 이질적인 데이터인 것입니다. 


때문에 온라인에서 검색한 마케팅 리소스를 보완하려고 하는 경우, 온라인에 존재하지 않는 정보를 찾아나서려고 하는 경우에는 직접 발품을 팔아 현장에서 정보를 취득해 나만의 마케팅 리소스를 만들어야 하는 경우가 상당수 발생하게 됩니다. 


아무리 각종 매체를 활용하여 이미지와 영상을 통해 간접적으로 체험했다고 한들 직접 움직여 오감으로 느끼고 경험한 것만큼 몰입감이 효과적일 수는 없으니까요. 원천이 되는 경험을 직접.보고.듣고.느끼는 정보가 필요합니다. 마케팅 리서치에서는 전자를 2차자료(secondary data)라 하고 후자를 1차자료((primary data)라 합니다.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통계학적 관점, 조사계획, 설문조사방법론 같은 것은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해당 영역의 전문성은 있을지 모르겠으나 그것은 조직이 거대화되고 업무가 분화되었을때 각개영역에서의 특수한 경우이며 1인분마케터가 해야 할 일은 참고자료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직접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관함이니까요.



거리로 나가야 할 시간

의자 위가 아니라 거리를 걸으며 일하는 마케터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토어에 방문하고, 비슷한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사 및 같은 고객을 공유하는 이종산업 경쟁자, 새롭게 생겨나는 다양한 형태의 스토어, 새로운 형태의 디스플레이와 사용자경험을 구축한 플래그쉽 스토어, 이색적인 마케팅 카피와 방법론을 시도하는 다크호스들을 살펴봐야 하는 시간입니다. 


많은 마케터들이 이렇게 현장조사, 발품을 팔아 움직이는 오프라인 리서치를 진행합니다. 비용 대비 효과가 맞지 않다는 점만 제외한다면 이 방법이 가장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다만 몇가지 전제되는 사항이 있습니다. 1) 일정수준 이상의 배경지식 2) 미세한 차이를 구별할 수 있는 관찰력 3) 타인의 시선에 연연하지않는 담대한 마음 이 바로 그것입니다.


실제 현장에서 직접.보고.듣고.느끼는 감정과 판단을 데이터로 정리한다는 것은 상당한 수준의 통찰력과 에너지를 요하는 작업입니다. 흔히 아는만큼 보인다고 합니다. 마케터가 거리로 나가 오프라인 리서치에 도전한다는 것은 독서로 따지면 한문원서로 된 도덕경과 손자병법을 직접 독파하겠다고 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만큼의 가치를 갖고 있지만 누구에게나 쉽게 열린 길은 아닌 것입니다.  


또한 탐정에 버금가는 수준의 뛰어난 관찰력이 필요합니다. 제한된 시간에 거리를 걸으며 최대한 많은 정보를 담아야 하는 특징상 한번에 현상의 본질을 파악하고 차이를 구별해낼 수 있는 자신만의 관점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작은 차이라고 해서 쉽게 넘기지 않고 설계자의 의도를 생각해보며, 이 결과물을 내기 위하여 어떤 대화와 논점이 오갔을지 유추해낼 수 있는 판단력이 요구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들의 시선에 구속되지 않는 마음. 어색한 행동에도 불구하고 목표를 추진할 수 있는 담대한 마음이 필요합니다. 거리에서 직접.보고.듣고.느낀다는 것은 타인의 시선이 가득한 가운데 나홀로 무언가 목적을 갖고 깊이 빠져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들 자기갈길 바쁜 와중에 혼자만 두리번두리번 거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스트리트를 걸으며 브랜드 스토어의 앞에서 광고배너와 진열된 상품의 디스플레이의 구조를 보면서 뚫어져라 쳐다보거나 고개를 끄덕이며 사진을 찍는 등의 행동. 수상한 행동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일반적인 행동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한두번이 아니라 수십번 수백번, 이런 행동을 몇시간에 걸쳐서 계속해야 한다는 것은 피로도 피로지만 강한 내적인 추진력이 없다면 할 수 없는 행동입니다.



현장에서 Raw Data를 취득한다는 것

거리를 걷는 것은 하나의 과정일뿐이다

온라인을 통해 다른 누군가가 생성한 데이터를 열람하면서 정보를 취사선택하는 것과 달리 직접 거리에 나가 리서치 활동을 한다는 것은 스스로 관점을 갖고 나만의 마케팅 리소스를 생성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타인의 정보를 재구성하는 때와는 다르게 어마어마한 수준의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그리고 이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답을 구하는 것은 나 자신입니다. 지금 보고 있는 어떠한 무엇은 가능한 방법의 하나일뿐 유일무이한 답안이 아닙니다. 절대 나의 답이 되어줄 수도 없구요. 그렇기에 머리속으로 끊임없이 생각의 수레바퀴를 돌리면서 현장의 정보들을 하나씩, 하나씩 담아 구조화시키며 설계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나만의 사이클을 완성시켜 가는 것이지 현장에서 막연한 답을 찾아서 떠돌아다니는 것이 아닙니다. 


Raw Data를 채굴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찰력과 사고력입니다. 아는만큼 보이는 것이고 생각한 만큼 가져가게 됩니다. 거리에 나가 시장조사를 한다는 것은 설계도를 보지 않고 외형만 보고 배를 설계하는 과정을 유추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눈에 보이는 외형만 갖고 그 조리과정을 상상해 요리를 만드는 것과 일치합니다.이 과정이 절대 쉬울리가 없습니다. 다방면에 걸쳐 적지않은 도메인 널리지가 필요하고 집요하게 관찰하고 생각하는 끈기가 있어야 합니다.


오래전에는 노트와 스케치를 많이 사용했습니다. 세상이 바뀐 지금은 누구나 들고 있는 스마트폰을 활용해 디지털미디어(오디오, 동영상, 사진)로 기록을 남기는 방식을 주로 사용합니다. 목소리로 녹음을 하기도 하고 동영상으로 촬영을 하기도 합니다. 동영상이 효과적이기는 하지만 제일 많이 사용하는 것은 사진으로 남기면서 메모앱을 사용하는 조합입니다. 거리를 걸으며 장소에 방문해 직접 보고 듣고 느낀 경험을 기록으로 남긴다는 것, 직접 이 과정을 RUN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현장에 나가 직접 경험하고 동시에 기록을 남긴다는 것은 그렇게 녹록한 일이 아닙니다.



의미를 부여하여 Marketing Resourse를 구축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정해진 시간에 걸쳐서 충분히 데이터를 취득했다면 이제 해당 데이터를 중심으로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단순하게 FACT로 존재하는 데이터의 집합에 의도를 부여하는 과정입니다. 누군가에게 있어서 유명한 맛집의 한 장면은 식사를 위한 데이트 장소로 그치겠지만, 누군가에게는 벤치마킹 할 수 있는 패턴과 정보로 가득한 가치있는 무엇입니다. 


현장에서 체험한 느낌과 감정이 다 날아가버리기 전에 그 여운이 느껴지는 지금 관련된 데이터를 마케팅 리소스로 만들어내는 작업에 들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나만의 공간에서 창의적인 작업에 집중할 시간입니다. 우리말 속담에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밖에서 많은 양의 Raw Data를 확보했다고 하더라도 현재 상태로는 어디에도 사용할 수 없습니다.



누군가에게 있어 위 사진은 신세계 일렉트로마트의 어느 한 풍경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위 데이터는 Raw Data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마케터라면 정보를 해독하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본질을 보는 철학이 필요합니다. 누군가는 저 사진을 통해 신세계가 추진하는 캐릭터 기반의 전략, 원색을 강조하는 컬러마케팅, 콘텐츠 중심의 서비스디자인 전략, 그리고 시험단계에 있었던 지난 시간과 다르게 커피와 홈리빙으로 확대된 일렉트로 마트의 풍경을 보면서 롯데 하이마트와 경쟁할 준비가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추출해야 할 마케팅 리소스는 바로 이것들입니다. 일렉트로마트의 사례에서 보여지는 컬러마케팅을 통해 해당패턴을 향후 도입하여 자사의 서비스 또한 적절한 컬러마케팅을 입힐 수 있는 메써드를 정리하는 것이며, 일렉트로맨이라고 하는 캐릭터 기반의 마케팅을 통해 잘 준비된 캐릭터 마케팅이 얼마나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는지 확인하고 해당 프로세스를 자사서비스에 적용해 신규 마케팅 캠페인에 대한 아이디어를 정리합니다. 콘텐츠를 기반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오프라인 스토어의 사례를 보며 이제 광고비의 비중을 줄이고 콘텐츠 역량에 집중할 것을 건의사항으로 정리합니다. 


여기까지 마무리했다면, 마케팅 리소스로서 자신만의 아이템을 여럿 확보한 셈입니다.



100-10-1의 원칙

언제나 준비한 것은 늘 부족하고 부족하다

이런 마케팅 리소스를 여럿 준비하고 있다면 전쟁터에 탄약과 폭탄, 탱크를 가져가는 것과 비슷한 마음일 것입니다. 누군가는 업무시간에 이런 고민을 처음 시작하며 시간에 쫓기고 있을때 이미 이런 작업을 마치고 여러가지 업무리스트를 확보한 마케터는 업무의 우선순위에 따라 제안하고 실행해 결과를 내는데 집중합니다. 


여기서 저는 한가지 이야기를 더합니다. 바로100-10-1의 원칙입니다. 


통계적으로 볼때 보통은 100개의 Raw Data를 확보하고, 확보된 기록물을 통해 마케팅 리소스화를 거친 결과물 중에서 의미있는 자원으로 분류되는 것은 보통 10개 미만입니다. 그리고 다시 그 10개 미만의 리소스 중에서 그 1/10 정도의 1개만이 실제로 프로젝트에서 내가 사용하게 되는 것이죠. 


평소에 준비하고 대비함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업무시간 외에 미리미리 노력함에도 불구하고 막상 마케팅 리소스화 작업에 들어가보면 몇시간 동안 기록한 Raw Data가 빈약하다고 느껴질때가 많습니다. 아직까지 이 작업에 익숙하지 않은 이유로 그냥 이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생각에 디테일을 잡지 못한 것입니다. 


내가 여기서 100개를 잡아야, 리소스과정에서 10개를 건질수 있고, 다시 그중에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건 한개 정도, 우수한 성과를 내고 싶다면 보이지 않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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