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날마다 생각

by stream


미용사는 내가 원하는 머리모양으로 펌을 해주지 않았어.

목이 두툼하게 굵고 짧은 사람은 절대 해서는 안 될 머리라며.

목이 굵다, 짧다는 말은 처음 들어봤어. 설마 나더러 하는 소린가 했는데

미용실 안엔 나밖에 없었고, 같은 말을 몇 번이나 반복하네.......

그러고 보니 오늘따라 목이 굵어 보이고 어깨가 턱 밑으로 올라와 목이 짧아 보이기도 하더라.

미용사가 하라는 대로 머리를 했어. 잘 나왔는지 제대로 보지도 않고 돈을 내고 미용실을 나왔어.

기분 전환하러 왔는데 전환은커녕 기분이 영 안 좋았어.


집에 돌아오니 남편이

“머리 잘 나왔네, 예쁘다” 하며 웃어주는데 내 표정은 영 똥찌그리했지.

거울을 자세히 보니 정말로 승모근이 올라붙어 목이 두툼하고 턱살은 축 처졌어.

짧은 목에 얼굴이 넓적한 사람이 되었더라고.

아, 저게 내 모습이라니....... 거울에서 고개를 돌려버렸어.

하루아침에 거대한 벌레가 되어 버린 남자의 이야기, 카프카의 변신이 생각나더라.

그 책을 처음 읽으며 끔찍했던 느낌까지.


얼마 전에 길을 가는데 앞에 한 커플이 걸어가고 있었어.

둘 다 옆으로 몸이 푹 퍼진 데다 거의 180도에 가까운 걸음으로 걷는 거야.

뭔가 활발하게 대화를 하며 걸어가는 그들의 모습이 좀 우습다는 생각이 들었어.

천천히 뒤에서 걸어가다가

‘아차, 내가 알지도 못하는 그들의 겉모습만을 보며 멋대로 재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퍼뜩 드는 거야. 갑자기 부끄러워져서 고개를 돌렸어.

마침 갈림길에서 그들은 다른 길로 접어들었어.


상대방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에서부터 진정한 관계를 시작할 수 있다는 생각을 떠올렸어. 뚱뚱하든, 말랐든, 장애가 있든 없든, 늙었든 젊었든.......

이제 그 상대라는 건 낯선 모습이 된 나도 포함되는 거고.

예뻐서 예쁜 게 아니라 내면 깊이까지 들여다보며 한없이 예뻐하는 것.

나부터 사랑스럽게 보아야겠어. 이 세상에서 제일 다정하게 말 걸어주고.


어쨌든 다시 한번 더 변신해 보아야겠어.

내가 생각하는 내 모습으로.

스트레칭과 운동, 바른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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