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리리 수로대첩

시골공방 꿈꾸는공작소 이야기 5편

by st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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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물이 흐르는 현리리 마을 수로.

공작소에 놀러 온 아이들은 만들기가 끝나면 수로에서 배도 띄우고 발도 담그며 잘 놀아.

오늘은 좀 더 본격적으로 수로에서 놀아보려고 해.

짜잔! 바로바로 ‘현리리 수로대첩’.

이건 단순히 배를 만드는 수업이 아니야.

모둠별로 컨셉을 정해서 컨셉에 맞게 배를 디자인하여 만들고

수로에 띄우며 노는 것까지,

즉, 내가 만든 장난감으로 놀기 프로그램의 일종이야.

놀긴 하는데 또 그냥 노는 게 아니라

모둠끼리 서로 겨루는 거야.

디자인이 팀의 컨셉을 잘 표현했는지.

변화무쌍한 수로의 흐름을 잘 타고 흘러가는지.

배를 운행하는 중에 여러 가지 미션을 잘 수행하는지.

게다가 상대편의 방해 공작까지 피해야 하지.

배 만들기부터 항해를 완료하는 때까지,

상대팀에 대한 견제와 자기 팀 배가 안전하게 도착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아이들은 긴장감이 찌릿찌릿.

자, 그럼 시작해 볼까?


1. 수로 탐사

먼저, 배를 띄울 수로를 조사해야 해.

수로에 적합한 배의 크기나 구조를 알아야 하니까.

줄자를 들고 다 같이 수로로 달려가.

수로 옆에 엎드려 물속에 줄자를 밀어 넣어 물의 깊이를 재고

수로의 폭도 재고, 물살이 얼마나 빠른 지도 눈여겨보고.

2. 배 디자인하기

배 디자인하기는 두 가지 단계로 이루어져.

모둠의 컨셉을 정해서 컨셉에 맞는 모양을 디자인하고

미션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세심한 구조를 구상해야 하지.

가) 모둠이 정한 주제를 잘 표현해야 해 (예시:해적선, 레드플라워호)

나) 수로에 끼지 않도록 적당한 크기를 정해야 하지.

다) 탑승 손님인 기린나무인형이 넘어지거나 물에 빠지지 않고 안전하게 탈 수 있어야 해.

라) 촛불을 꺼트리지 않아야 해. 단, 지붕을 씌우는 건 금지.

마) 종이컵에 담은 물감이 쏟기지 않아야 해.

바) 상대방의 방해공작을 피할 수 있어야 해.

이건 뭐 상대방의 실수를 바랄 수밖에 없겠지만.

3. 배 만들기

톱으로 나무를 자르고 망치질로 결합해.

천으로 돛도 만들고 멋지게 칠도 해야지.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모두 각자 할 일이 있어.

역할을 분담하고 서로 도우며 뚝딱뚝딱!

4. 발표하기

모둠끼리 협동해서 만든 배의 컨셉과 디자인의 중요 요소들에 대해

발표해. 두 모둠의 배가 모두 멋지지만 아직은 몰라, 어느 모둠의 배가

수로를 더 잘 헤쳐 갈지.

5. 마침내 소중한 배를 들고 수로를 향해 출발.

6. 배 띄우기

기린을 태우고, 초에 불을 켜고

종이컵에 색이 선명한 물감을 섞은 물을 담아 배에 실어.

이제 조심스레 출발점에 배를 띄워.

차분하던 물살은 굽이를 돌며 갑자기 거세어지기도 해.

양쪽에 늘어뜨려진 풀에 배가 스치거나 걸리기도 하고.

배는 뒤뚱거리거나 제자리에서 돌기도 하면서

아이들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해.

수로가 덮여 있는 구간을 지날 때는

구간이 끝나는 지점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애타게 배를 기다리는 아이들.

마침내 배가 모습을 드러내면,

“나왔다!”

외치는 아이들 목소리는 흥분과 기쁨으로 한껏 들뜨지.


7. 난관을 헤치고 다음 구간으로 가다 보면

상대편 모둠이 펼치는 방해 공작이 기다리고 있어.

물 한 바가지, 모래 한 줌이 배에 쏟아질 때마다

애가 타는 아이들.

촛불이 꺼질까, 기린이 쓰러져 물에 빠질까, 물감이 쏟아질까.......


모든 공격을 이겨내고 무사히 목표지점까지 항해하기는 생각보다 어려워.

미션을 조금이라도 더 잘 수행한 팀이 승리의 영광을 안게 돼.

물에 푹 젖어 만신창이가 된 배를 건지며 아이들 무슨 생각이 들까?

굴곡지고 변화무쌍한 수로를 배가 잘 흘러가게 하려면,

기린 승객을 안전하게 지키려면,

촛불을 꺼트리지 않으려면,

물감을 쏟지 않으려면,

모래와 물의 기습공격을 잘 피해 운행하려면

다음에는 어떻게 만들면 좋을지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오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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