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영셸던’을 보며 2
낮에 잠깐 쉴 겸 ‘영셸던’ 한 편만 보려고 했다. 보다가 보니 웬걸 너무 재미있어서 내리 몇 편을 보고 말았다. 저녁 먹고 또 몇 편을 더 보고. 마침내 눈이 침침하고 아파와서 하는 수 없이 그만두었다.
첫 편을 보기 시작할 때 첫마디 영어가 그대로 쏙 귀에 들어오는 게 아닌가.
보통은 한글 자막을 읽으면서 보는데 대화 소리는 거의 뭉뚱그려진 억양으로만 들렸다. 그런데 오늘은 왠지 많은 말들이 내 귓속으로 흘러들어왔다. 그래서일까. 내용의 흐름도 더 입체적으로 보이고 드라마를 보는 게 더 재미있었다. 재미있게 폭 빠질 수 있는 게 생겨서 좋다.
셸던의 가족들과 주변 인물들은 너무나 개성이 강하고 서로 다르다.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마음이 착하다는 거. 셸던의 형 조지와 쌍둥이 여동생 미시는 셸던의 유별난 똑똑함 때문에 괴로운 상황이 많지만 결국은 셀던을 사랑하고 받아들인다. 조지와 미시가 셸던 못지않게 자신에 대한 자존감이 높고 나름대로 자기 다운 시간을 보낼 줄 아는 게 인상적이다. 셸던의 아빠는 상심에 빠진 천재 과학자 존과 마지못해 함께 펍에 가지만 최선을 다해 존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시간을 보내준다.
자신의 특성을 살리는 것과 더불어 서로에 대해 생각해 줄 수 있는 착한 마음씨로 엮어가는 다정한 스토리.
각자의 성격과 생각을 도덕과 권위에 의해 억압받지 않은 그대로 표출하며 인물들은 서로 부딪힌다. 부딪히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에 이르고 마음이 부드러워진다. 마지막에 가서는 미소 짓게 된다. 서로 만날 수 있는 지점, 각자가 자신을 주장하다가 서로 이해하고 만나는 지점을 찾아가는 전개가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개성이 강한 인물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다정한 스토리와 영어가 귀에 들어오는 즐거움이 영셸던을 계속 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