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니

드라마 영쉘든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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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니는 만난 지 1주년 기념일에 닥터 스터지스의 청혼을 거절한다.

한 번 결혼해 봤으니 또 하고 싶지는 않다면서.

오로지 자신으로 살고 싶다고 했다.

실망하며 속이 상한 스터지스는 집으로 돌아간 뒤 코니의 전화를 받지 않는다.

다음 날 아침, 신문을 펼쳐 든 스터지스는 코니가 올린 전면광고를 본다. 두 사람이 다정하게 웃는 사진과 함께 이들의 사랑을 공식적으로 밝히는 내용을 담은. 결혼이란 게 결국은 많은 사람들 앞에 공식적으로 두 사람이 함께 하는 걸 알리는 게 주요 목적이라고 보면 사실상의 결혼식은 하지 않았지만 신문에 알리는 것도 그에 못지않은 효과가 있을 것이다. 스터지스는 광고를 보고 얼굴이 환해진다.

“난 아직 죽지 않았어.”

하며.

코니는 건강과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을 하고 좋은 사람들과 유쾌한 시간을 보낸다.

집에 돌아오면 고즈넉이 혼자가 된 편안함을 즐긴다.

길 건너에 사는 딸네 가족과 긴밀하게 교류하며 오순도순 즐거운 일상을 보낸다.

사랑하던 남편과 사별했으나 코니는 인생 2막을 즐긴다. 새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으나 자신의 독립적인 생활과 사랑을 섞고 싶지 않다. 독립적인 삶을 유지하면서 사랑을 나눌 수 있다는 걸 스터지스에게 보여주고 싶어 한다.


나는 코니의 마음이 너무 이해된다.

올해로 결혼 30주년을 맞은 우리 부부.

딸과 함께 얼마 전에 가족 유럽 여행을 다녀왔다. 결혼기념일을 생각하진 못했는데 다녀오고 나서 보니 30주년 기념일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보낸 거였다. 더구나, 멋진 레스토랑에서 스페인식 식사도 했다.

우리는 함께 아이를 낳아 키우고 집을 마련하고 공방을 운영했다.

서로 맞춰가며 30년이나 밤낮없이 같이 살아도 우리 사이에 차이점은 분명 있었고 식성이나 취향의 다른 점들도 시간이 갈수록 더 분명해지는 것 같다. 서로가 아니었으면 지금까지 이렇게 일구며 살아오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생각과 동시에 이제는 좀 더 각자의 다른 부분을 나름대로 펼치며 살아도 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든다. 지인들 중에 부부가 침실을 따로 쓰면서 더 사이가 좋아졌다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 부부도 체온이 달라서 남편은 나보다 더 따뜻하게 자고 싶어 한다. 침실 온도마저도 이렇게 다른데 얼마나 서로 다른 점이 많을까.

혼자였다면 어땠을까?

혼자라면 어떨까?

항상 누군가를 고려하며 사는 생활에서 좀 더 자신의 기분, 느낌과 생각, 욕구를 민감하게 알아차리고 그에 따라 행동하고 결정한다면. 코니처럼 혼자의 삶을 안온하고 명랑하게 누리면서 사람들과의 관계도 다정하고 즐겁게 가져갈 수 있는 삶이 제일 좋은 것 같다. 부부가 함께 살아도 서로의 다른 점을 축복으로 여기며 서로 존중하고 각자 펼쳐갈 수 있다면 가장 이상적인 관계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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