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good things

드라마 매니페스트에 빠지다 6

by stream


드디어 드라마 매니페스트 시즌4까지 완주했다.

얽히고설켰던 이야기들은 마지막 두 편에서 결말로 수렴되며 가볍고 단순해진다. 승객들은 서로 협력하여 계시를 해결하고 선을 이루어왔다.

하지만 계시는 선을 이루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깃털과 심장을 양편에 올려놓은 저울의 계시에서는 용서로 마음을 깃털처럼 가볍게 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켈은 자신을 희생해 828기를 다시 불러왔다. 켈의 팔에 새겨진 문양과 노아의 방주 조각에서 나온 사파이어가 만나 이룬 빛기둥을 만들자, 흩어져 있던 승객들이 벌판으로 모였들었다. 구원을 상징하는 노아의 방주에 오르듯 승객들은 828기에 다시 탑승했다. 벤은 아내를 죽인 올리비아를 용서하고 쓰러진 그녀를 안아 들고 마지막으로 비행기에 올랐다.


비행기는 벌판에 저절로 나타난 활주로를 달려 하늘로 날아올랐다. 기내에서는 자신만 생각하며 악행을 저질렀던 11명이 심판을 받아 불타 죽었다. 번개 치는 구름 속을 뚫고 날아가 마침내 밝은 빛 속에 멈춘 비행기. 어리둥절한 승객들이 비행기에서 내려 보니 환한 빛 속에 문이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놀랍게도 자신들이 예전에 마땅히 내렸어야 할 뉴욕 공항 대합실이 나타났다. 바로 그때 그 시점으로.

먼저 도착한 가족과 현실 세계는 아무 일 없던 그대로의 상태였다. 죽었던 아내 그레이스는 환한 웃음으로 벤을 맞이했고 모든 선한 메시지의 상징이었던 벤과 미케일라의 엄마도 건강한 모습으로 그들을 반겼다. 심판받은 11명은 돌아오지 않았고 FBI 밴스가 공항에 달려와 이 상황을 맞이했다.


미케일라는 마중 나온 남자 친구 재러드에게 청혼 반지를 돌려주며 진정한 인연을 만날 거라고 얘기해 준다. 하나 둘 공항을 떠나고 있을 때 미케일라는 지크가 그때 공항 택시 정류장에 있었다는 걸 기억해 내고 상기된 얼굴로 그를 향해 달려간다. 켈에게 자신의 생명력을 주고 죽었던 지크는 모든 것을 기억하지 못한 채 멀쩡한 모습으로 택시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둘의 사랑은 계속될 것이다.

켈은 다시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어린아이로 돌아와 올리브와 함께 성장할 수 있게 되었고 그의 병은 발 박사가 고쳐줄 수 있을 것이다.

협력하여 선을 이루려고 했던 사람들 모두 행복한 현재를 맞이했다.


긴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은 ‘All good thing’에 함축된 분명한 주제에 있었다. ‘사라진 비행기’라는 모티브, 계시를 이루고 다시 돌아온다는 결말. 다양한 징표들을 잘 활용하면서 주제를 살렸다. 드라마를 다 보고 난 후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이 단숨에 쭉 그려질 수 있게 성공적인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결말은 중간에 벌여놓은 일들을 하나씩 추수하듯이 정리한다. ‘신’, ‘기적’처럼 자칫 유치하거나 뻔해질 수 있는 개념들을 많은 말 없이 깔끔하게 그려낸 점이 인상적이었다. 마지막까지 철저히 아귀가 맞게 계획된 스토리였다. 어수선하거나 산만하지 않고 단순하게 하나로 모여 결말을 이루면서 거기에서 다시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는 느낌을 주었다.


특히 좋았던 점은 승객들이 있었던 일을 모두 잊어버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모든 일들이 단지 한 여름밤의 꿈이었다는 듯 아련한 감정의 여운만 남기는 결말은 드라마를 보며 함께 감정을 소모한 관객으로선 너무 허탈했을 텐데.

그들이 그렇게나 애쓰고 괴로워하면서 이루어낸 결과가 그들의 삶의 과정으로 오롯이 남을 수 있는 결말이라 더욱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남기며 깊은 여운을 주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지크의 사망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