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인사 9월16일
율이가 왔다.
“이틀만 빨리 왔어도.”
떠나는 다람이와 마지막 인사도 나누지 못한 아쉬움에 율이는 많이 울었다. 늦은 밤 집 앞 들판을 향해
“다람아, 잘 가.” 울며 인사했다.
그랬는데, 남편이 집 근처 마늘 공장에서 다람이를 발견하고 집으로 데리고 왔다.
털이 까칠하게 서고 눈이 불그레한 다람이는 집에 데려다 놓으니 자석에 끌리는 것처럼 자꾸 바깥으로 나가려 했다.
“다람아, 잠깐만!”
다람이를 들어다 집안으로 들여놓고 잠깐 공방에 간 율이가 돌아오길 기다렸다.
다람이와 나의 마지막 시간.
“다람아, 내가 소리치고 혼낸 거 미안해. 나도 힘들어서 그랬어. 용서해 줘..”
하며 정성껏 쓰다듬어 주었다. 어딘가 바깥쪽으로 두리번거리던 눈동자가 잠시 나와 마주치는 듯 했다. 내 마음에는 다람이가 이해하고 용서해주는 것 같았다.
공방에서 돌아온 율이는
“다람아, 다람아.”
하며 다람이를 쓰다듬으며 울었다. 마지막 인사도 못하고 떠나보낸 아쉬웠던 마음을 다람이를 쓰다듬으면 달랬다.
“다람아, 잘 가.”
한참 동안 다람이와 인사를 나누고
“이제 보내줄까?‘
하길래 현관문을 열어주었다. 17년 전 제 손으로 데리고 왔듯이 이제는 다람이가 떠날 수 있게 마당에 내어놓았다.
다람이는 대문 쪽으로 갔다. 대문을 열어주며 율이가 따라 나갔다.
대문간에 나란히 앉아 율이가 다람이를 쓰다듬어 주었다.
이윽고 다람이가 일어나 세 다리로 겅중겅중 반쯤 뛰듯이 걸어갔다. 며칠 동안 안 먹었는데 어디에 저런 힘이 남아 있는 걸까.
야생의 눈빛으로 변한 다람이는 길 아래 밭길로 내려가더니 저 멀리로 사라져 갔다.
마지막으로 충분히 인사를 나누고 율이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고 나도 다람이에게 사과할 수 있어서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그 오랜 시간 동안 이 조용한 시골집에서 우리 곁에 있어준 다람아, 고맙다. 잘 가라.
내 곁에 있는 사람이든 동물이든 식물이든, 그들로 인해 내가 잘 살 수 있는 것을. 함께 있는 동안 내 곁에서 행복하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그것이 소중한 순간을 후회 없이 보내는 방법이고 나를 외롭지 않게 해주는 존재에 대한 감사라는 걸 다람이가 알려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