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의 불길 너머, AI 기본사회의 표준을 설계하라
끝을 예상할 수 없는 호르무즈 전쟁이 지속되고 있다. 서로 화력을 뿜어대고 말폭탄을 던지며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지만, 미국의 미친 오리와 이스라엘의 사이코패스 전쟁광들은 이 비극을 모니터 앞에 앉아 키보드나 두드리는 스타크래프트 정도로 여기는 듯하다. 특히나 본토에 실질적인 공격을 받지 않는 트럼프는 아무런 거리낌이 없다.
이 전쟁으로 인한 유류비용 인상의 여파는 잔인하리만큼 불평등하다. 유가 상승은 단순히 기름값 문제가 아니라 비료와 운송비 상승으로 이어져 식량 가격을 폭등시키고, 저개발 국가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근 위기를 초래한다. 전기를 생산할 연료가 부족해 공장이 멈추고 일자리가 사라지는 악순환 속에서, 정작 전쟁을 일으킨 당사자들은 멀쩡하다는 사실이 너무도 화가 난다. 참으로 욕 나오는 상황이다.
우리가 이토록 분노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인류가 여전히 '유한한 자원'에 저당 잡혀 있기 때문이다. 탄소 연료가 귀해지자 인류는 다시 석탄이라는 가장 더러운 연료로 회귀하고 있으며, 미래를 위한 친환경 투자마저 당장의 연료비를 충당하는 데 투입되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버틸 힘이 있는 우리까지 미래를 포기해선 안 된다. 이번 기회에 우리는 반드시 탄소 연료의 굴레에서 탈출해야 한다. 탄소 연료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은 자원의 유한함이 초래하는 지정학적 분쟁에서 영구히 벗어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물만 있다면 어디서든 에너지 생산이 가능한 체계(수소 및 차세대 에너지)를 구축함으로써 우리는 AI 가동에 필요한 동력을 무한히 확보할 수 있고, 이는 곧 AI가 생산하는 물적 풍요로 이어진다.
현재 국제 질서는 두 개의 거대한 탐욕이 충돌하는 전장이다.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세계를 줄 세우는 미국의 '기술제국주의'와 자원을 무기화해 타국을 위협하는 중국의 '국가자원주의'가 그것이다. 이 오만한 패권 전쟁 사이에서 대한민국은 기술민주주의(Technological Democracy)라는 제3의 길을 제시해야 한다.
우리는 기술이나 자원을 독점해 타국을 지배하는 길이 아닌, 인류 공동의 생존을 위한 플랫폼을 제공하는 '제3섹터의 코어(Core)'로 부상하고 있다.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이 난리 굿판 속에서 우리에게 손을 내밀고, 유엔의 AI 기구가 우리나라에 유치되기로 한 쾌거는 우연이 아니다. 우리가 패권을 다투기보다 공공의 이익을 위한 인프라를 가장 잘 설계하는 나라임을 세계가 인정하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가 여기서 추구해야 할 것은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꿈꾼 기술제국주의가 아니라, 인공지능을 '공공지능(Public AI)'으로 전환하고, 인간이 AI에게 사육당하는 상황에 몰리지 않게 기술의 혜택을 골고루 누리는 'AI 기본사회'의 표준을 만드는 것이다.
스마트 농업과 AI의 시너지가 기후 위기발 식량 문제까지 해결한다면, 인류는 지구와 공존하며 새로운 미래를 도모할 결정적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이러한 포지션은 전 세계에서 불합리하게 피해를 당하는 사람들에게 평화와 내일을 꿈꿀 수 있는 진정한 희망의 손을 내미는 실질적인 힘이 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