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23 작성)
2018년 상반기 기준으로 중국이 박스오피스 규모 면에서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시장의 사이즈는 크지만 여전히 스크린 쿼터가 건재해서 1년에 개봉할 수 있는 외화의 편수에는 제한이 있다. 결과적으로 할리우드 영화 가운데서도 엄선된(?) 대작들이 주로 스크린에 걸리게 되는데, 시장이 큰 중국에서 대박을 노리는 만큼 중국 관객에 맞춘 마케팅에도 힘쓰는 모양새다. 그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영화 포스터다. 우리가 잘 아는 ‘그 영화’들을 어떻게 새롭게 디자인해냈는지 만나보자.
우선, 중국에서 현재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베놈>이다. 수묵화 기법을 활용해 베놈과 라이엇의 대결을 형상화했다.
개봉 첫 주 2위를 기록 중인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는 영화에 등장하는 신비한 동물들을 동양적으로 해석한 채색화를 선보였다.
전작인 <신비한 동물사전> 개봉 당시에도 신비한 동물 캐릭터를 하나하나 동양화 풍으로 그려낸 포스터들을 제작한 바 있다.
올해 초 개봉했던 <패딩턴2> 역시 중국 포스터를 별도로 만들었다. ‘설중송탄’, ‘착벽투광’ 등 아이들에게 교훈을 줄 수 있는 사자성어를 컨셉으로 잡아 제작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셰이프 오브 워터 : 사랑의 모양>의 중국 포스터 또한 남다르다. 루허라는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려낸 서정적인 수묵 일러스트 포스터는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도 직접 보고 마음에 들어 했다고 한다.
수묵화의 매력을 제대로 담아낸 포스터라면 <에이리언 커버넌트>를 빼놓을 수 없다. 영화에 등장하는 에이리언의 형태를 먹을 사용해 과감하게 표현했다. 놀라운 사실은 자세히 보면 이것이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영화의 중국어 제목인 <异形(이형-‘에이리언’이라는 뜻)>이라는 글씨를 썼다는 점이다.
그 밖에도 <메이즈 러너 : 데스큐어>의 경우에는 그림이 아닌 사진으로 영화의 특징과 동양적인 멋을 동시에 드러냈다. 문살과 월병, 금실자수 등 전통적인 아이템을 활용해 미로라는 영화의 컨셉을 표현한 아이디어가 참신하다.
중국에서 개봉 규모를 크게 가져간 외화의 경우 할리우드 영화 외에도 중국 포스터를 따로 제작한 사례가 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의 중국 포스터다. 극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들을 아름답게 재창조해낸 포스터 덕인지 영화는 중국에서 천만불 이상의 흥행 수입을 기록했다고 한다.
(2018.11.23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