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 거 아니구 공부하는 거 맞아요

일본어 청해(듣기) 공부법..?

by 다은

세 달의 기적, 두 달의 기적... 그리고 한 달의 기적.


사실상 일과 공부를 병행하기에는 체력이슈가 너무 컸다. 일이라도 적으면 어떻게 해 보겠는데 원체 줄지가 않는 일을 하루 종일 하고 있으니 다크서클이 발끝까지 내려온 상태가 지속되었다.


퇴근도 겨우 하는데 문제집을 들여다볼 힘은 당연히 남아 있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것도 안 하기에는 또 마음이 불편했다. 어차피 안 할 공부라면 안 하고 마음 편하게 있으면 되는데 나는 또 그게 안 돼서 안 하면 안 하는 대로 마음이 불편하다. 마음이 불편하면 하면 되는데 이게 됐으면 지금 이런 글을 적고 있지도 않았을 것이다. 안 하면 안 하는 대로 불편하고, 하자니 또 그게 마음처럼 쉽지 않고...


그래도 뭐라도 해야 한다는 마음에 출퇴근길에 일본 음악, J-pop을 듣기 시작했다.


나의 일본어 듣기 실력. <더 퍼스트 슬램덩크>로 다져진 듣기 실력!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만 해도 일본어가 하나도 안 들렸는데 같은 영화를 30번 넘게 보니깐 저절로 귀가 트였다. 그도 그럴게 일주일에 7일을 슬램덩크를 봤으니... 안 트이는 것도 이상할 일이다. 심지어 1년 내내 슬램덩크를 봤다.


그래서 따로 듣기 공부는 하지 않았다. 문제집에 실린 청해 부분은 펴보지도 않았다. 청해도 시험장 가서 처음 들었다.


나름 유형이라도 알고 가야 하지 않나 하는 걱정은 들었지만 걱정만 했을 뿐,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았다. 이렇게 대책 없이 시험을 본 사람이 있을까.. 가끔 생각하지만 이때 어떻게 시험을 보러 갈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듣기 평가라고는 영어 듣기만 했던 나에게 일본어 듣기는 정말 신세계였다. 토익보다 더 당황스러웠다. 속도부터가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물론 공부를 안 해서 더 그렇게 느낀 거겠지만 시험지도 백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더 높았다. 아니 그냥 청해 시험지는 백지에 더 가까웠다... 보기조차도 시험지에 없었다. 이 말은 즉.. 보기도 듣기로 들려준다는 말.


보기의 1번, 2번 표시도 없다. 문제도 1. 이게 끝이었다.

살면서 이런 휑한 시험지를 본 적이 없어서 더 당황했다.



그러나!


청해 득점이 가장 높았던 시험 결과.

50/60


유일하게 벼락치기를 하지 않고 일상 속에서 매일 접했던 청해가 가장 점수가 높았다. 역시 사람은 반복학습이 중요하다. 의도치 않은 반복학습이 가장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거의 매일 슬램덩크를 보고 노래를 들었는데 귀에 일본어가 안 들리는 것도 이상하다.

정확한 번역은 못해도 뉘앙스만 파악할 정도가 되면 N3 청해는 과락은 면할 것이다. 그리고 n3에서는 한국어와 비슷한 발음이 많이 등장하기 때문에 문제 속도와 백지 시험지에 당황만 하지 않으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어차피 시험지도 거의 백지이기 때문에 들리는 단어를 메모하면서 듣기 내용을 파악하면 된다. 일본어 쓰기 시험이 아니기 때문에 한글로 편하게 적어도 된다.



정리하자면...

[좋아하는 영상매체(애니, 영화, 다큐 등등...) 무한 시청]


1. 무자막으로 전체적인 것만 파악하고 후에 자막 보면서 정리하기

1-1. 자막으로 보고, 자막 없이도 보고, 반복해서 질릴 때까지 보기

1-2. 틀어두고 딴짓해도 OK


[노래 듣기]

1. 가사 안 보고 노래 먼저 듣기

1-1. 들으면서 들리는 단어 편한 대로 적어보기

2. 가사와 함께 노래 듣기, 가사 보면서 내가 적어 둔 단어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기

3. 번역된 가사를 보면서 뜻 파악하기




정말이지 일본어 시험에 말하고 쓰는 파트가 없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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