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딜 수 있는 시련만 주세요

아예 안 주면 더 좋고

by 다은
산책 중 한 장 찰칵


몇 번이고 말했잖아요. 제가 견딜 수 있는 시련만 달라고.

이게 그렇게 어려운 부탁인가요? 네?






원래 일하는 게 이토록 고된 일인 게 맞는 걸까? 먹고살기 위해서 일을 하는데 일을 하는 행위가 날이 갈수록 힘겨워진다. 그렇다고 힘들게 일을 해서 풍족한 삶을 사느냐? 그것도 아니다. 이 얼마나 부조리한 현실인가.


최저시급으로는 영화 한 편도 못 보는 세상인데 받는 월급에 비해 과한 노동을 시키는 게 맞는 일인가?

연봉협상, 다시 합시다. 이 정도 노동강도에 쥐꼬리만 한 월급은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됐다. 더군다나 내가 맡은 일만 하는 것도 아니고 주먹구구식으로 다른 일까지 넘겨받아서 하는 게 현실일리가 없다.



내 일도 버거워서 매일 머리를 쥐어뜯으면서 하는데 다른 일까지 하라고 하고, 타 팀 구제불능은 매일같이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이곳저곳 다니면서 없는 말 지어내는 짓에 넌덜머리가 난다. 조용히 자기 일만 하라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정말 궁금하다. 도대체, 무슨 연유로 하루라도 조용한 날이 없는 걸까. 혹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조용히 일만 할 경우, 지구가 멸망한다.'든가 '시비를 걸지 않으면 월급이 깎인다.' 라는 룰이 생긴 건가? 아니면 혹시 내가 웹소설처럼 빌런만 가득한 회사로 차원이동을 한 걸까? 빙의, 회귀 뭐 그런 건가? 그러지 않고서야 매일같이 미친 일들이 가득할 리가 없겠지...

이게 진짜일리 없어...


하루라도 빠짐없이 일과 사람에게 시달리고 나면 체력도 마음도 방전이 되어서 나만의 시간을 갖기가 어렵다. 배터리 나간 핸드폰처럼 화면이 켜지지 않고, 잠시 전원이 켜져도 금방 꺼지고 만다.

다른 사람들은 일을 하면서 어떻게 운동도 하고, 집안일도 하면서 사는 걸까. 나만 이렇게 힘든 걸까. 나만 이렇게 너덜너덜한 상태로 운동도 못 하고 집안일은 자꾸만 쌓여만 가는 삶을 사는 걸까...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렇게 넋두리를 해도 오늘은 지나가고 내일은 온다. 힘든 하루하루지만 그래도 살아야지. 아직 내가 좋아하는 다른 것들을 만나지도 못했는데 기꺼이 내일을 맞이해서 새로운 좋아함을 만나야지. 아직 세상에는 내가 모르는 나의 취향이 있을게 분명하니깐 기꺼이 이들을 맞이해야지.


이런 다짐으로 또 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다 보면 꽤 괜찮은 하루가 나를 찾아오는 날도 있겠지. 그러겠지.


그러니깐 정말 견디기 힘든 시련은 주지 마세요.

안 주면 더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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