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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uswell Sep 23. 2023

어떻게 도둑맞은 집중력을 다시 잡아올 수 있을까?

다소 전형적이지만 저자는 스마트폰으로 인해 집중력에 문제가 생긴 주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로 이 책을 시작한다. 아마 제목에 끌려 이 책을 읽기 시작한 독자들도 대부분 자신도 이들과 비슷하다고 공감할 만한 사례다. 저자는 이 문제에 대해 각종 연구결과를 찾아보던 중에 자신도 집중력이 크게 나빠졌다는 사실을 느끼고 개인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기 시작한다. 바로 3개월 간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을 중지하고 낯선 섬마을에서 지내기로 한 것이다. 책 전반부에서는 이 마을에서 저자가 경험했던 현상들이 다양한 연구 결과와 함께 제시된다. 3개월 동안 저자는 많은 깨달음을 얻었고 앞으로 자신이 다시 과도하게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사용하게 될 경우 디지털 디톡스를 통해 어느 정도는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부분에서 책이 끝난다면 너무나도 뻔한 자기 계발 서적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다음 대목에서 바로 저자는 몇 개월이 지나자 다시 예전과 같은 집중력 저하 상태로 돌아갔음을 고백한다. 저자는 문제의 근원을 찾기 위하여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인터뷰한 결과 이 문제가 결코 개인적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한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우리는 단순히 집중력을 잃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도난당하고 있다.’


사실 앞부분에도 충분히 유용하고 재미있는 내용이 많았다. 쏟아지는 정보의 양이 많아지고 정보 처리 속도를 빠르게 할수록 집중력은 오히려 낮아지고 멀티태스킹이 본질적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사실, 미하이 칙센트마이가 가르쳐 주는 몰입의 방법, 충분한 수면이 필요한 이유, 딴생각의 이점 등에 대한 내용이 풍부한 과학적 근거와 함께 펼쳐져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의 진정한 가치는 사회 구조적인 문제를 다루는 뒷부분에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실리콘밸리의 테크기업들이 이용자들에 대한 정보를 뽑아내어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용자들을 최대한 앱에 묶어두기 위해 첨단 기술을 이용하고 있다는 내부자들의 증언을 소개한 지점에서는 저자와 함께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깨달았듯이 ‘테크 기업이 무언가 공짜로 제공할 때’ 사실 그 대가는 이용자인 나 자신에 대한 정보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책 내용이 전반적으로 흥미진진했고 쉽게 공감할 수 있어서 정말 재미있게 읽었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후반부로 갈수록 현대사회에서 집중력을 저하시키는 원인의 범위가 장시간 근무, 영양가 없는 음식으로 가득한 식단, 아이들을 자유롭게 놀게 하지 않는 양육 문화 등으로 넓어지면서 상당히 많은 내용이 다루어지고 있지만 각 장이 짧고 급하게 끝난다는 인상을 받았다. 뒷부분에 서술되어 있는 각각의 원인들도 더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충분히 많아 보여서 차라리 별도의 책에서 위 내용들을 더 자세히 다루었어도 괜찮았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집중력 도둑들에 대항하기 위해서 최우선적으로는 개인적인 노력을 열심히 할 필요가 있겠다. 그렇지만 이 책에서 강조하듯이 개인적인 노력이 전부는 아니고 집중력을 빼앗아가는 세력을 무기력하게 만들기 위한 사회적 운동도 절실히 필요하다. 이러한 사회적 운동에 동참하기 위해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당장 그들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는 것이 그나마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 제목 사진 출처: https://forum.nexon.com/v4kr/board_view?board=1178&thread=1796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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