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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필 Apr 14. 2022

제주에서 살아남기가 목표입니다.

제주에서 잘 살아야할텐데?

제주에 온 지 4일이 되었다.

제주에는 꽃이 만발했고, 벚꽃은 휘날리며, 제주도에 온 이후로 매일 같이 벚꽃을 보러 다니고 있다. 

제주 도착 이후로 몇일 동안 정리와 휴식을 위해 휴가를 냈지만, 회사 업무가 바빠 휴가 같지 않은 시간들을 보낸 후 재택근무로 업무에 복귀했다. 재택근무라는 게 아무래도 자리에 없다 보니, 눈에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업무를 한다는 게 더 어렵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내가 비는 시간 없이 업무를 하더라도, 보고가 없다면 나는 하지 않는 것과 같은 상태라는 마치 슈레딩거의 고양이와 같은 직장인의 모습이 되었다.


그래도 매일 아침에는 제주바다를 배경으로 런닝을 뛰고, 재택근무를 통해 유연하게 업무를 하고, 좋은 오피스텔, 신혼부부, 제주라는 아름다운 섬에 사는 나의 모습은 삶의 고민은커녕, SNS를 통해 오히려 제주에서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한 사람들의 부러움의 시선을 받으며, 언제나 좋은 사진, 좋은 모습들만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표면적인 삶의 좋은 점일 뿐이다.

사실 나에게 제주에서의 삶은 여유와는 거리가 멀고, 더욱더 치열하고, 여유로움을 즐기는 순간에도 현실은 스멀스멀 내 발을 적신다.

처음 이주를 생각했을 때는 퇴사를 통해 회사에서 자유로워지고, 적은 소득이라도, 내가 좋아하는 사진일을 하며 돈도 벌고, 유튜브도 하고, 글도 쓰면서 내 행복을 위해 살아야지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돈은 필요했고, 당장의 미래에 기대 수입보다 현재의 수입이 더 중요했으며, 모아놓은 돈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그렇기에 나는 언제 끊어져버릴지 모르지만 회사에서 준 기회를 잡을 수밖에 없었고, 한 달이 될지 두 달이 될지도 모르는 기간에 최선을 다해서 안 잘리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만약에라도 재택을 중단하라고 하면 나는 그대로 잘리는 것이고, 수입이 끊기면 카드값, 대출금, 집세, 공과금 등 일정한 수입이라는 댐으로 막고 있던 것들이 무너 저버리고 터져 나와버려 말 그대로 처참한 몰골로 제주살이가 끝장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 댐을 조금 더 견고히 만들고자 노력해야 한다.

성공한 멘토들이 얘기하는 좋은 습관을 들이고, 돈이 될만한 것들에 대해 생각하고, 여유로운 삶을 꿈꾸며 오늘도 해야 할 일들을 적어 나가고 실천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내가 앞으로도 적어나갈 글들은 댐을 견고히 하기 위한 노력이자 열심히 살아간다는 것의 증거이다.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 난 잘 버텨야 한다. 버티면서 작은 걸음이라도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나의 제주의 삶은 말 그대로 생존기이다. 살아남아야 한다.

오늘은 잘 버텼다. 부디 내일도 잘 견디며 나아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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