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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필 May 10. 2022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고민이 많아지는 시간들

나는 분명 나아지고 있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매일 무언가를 생산해내고 있고, 살아남기 위한 노력들은 계속되고 있다.

회사로 돌아가기 싫기에 고민하고 있는 것들이 있고, 다는 아니더라도 실천하고 있다. 

하지만 결과가 나오지 않다 보니, 나도 사람인지라 조급해진다. 삶은 매일매일 살아가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포토그래퍼로 작은 성공이라도 거두어야 계속 불이라도 지펴질 텐데, 그런 작은 성공조차 쉽지 않으니 가지고 있는 열정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


정말 나는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다행히 얼마 전 제주관광공사에서 모집하는 제주 트립 메이트에 지원하여 메이트가 되었지만, 아직 제대로 활동이 시작된 것은 아니어서 본격적인 활동 전까지는 작은 성공이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 수준이다.


매번 행동의 중요성, 실천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글을 쓰면서도, 막상 두려움이 아직도 커서 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고, 뒤돌아서면 밀려오는 후회들에 자괴감을 느끼는 지경이다.

오늘도 이호테우 해변을 거닐며 누구라도 찍어주겠다 란 생각을 했지만 결국 내가 한 것은 그저 이리저리 몇 번이나 왔다 갔다 하면서 말이라도 걸어볼까 하고 주저하다가 포기했다.


뇌를 이겨야 한다는 말은 즉 나를 이겨야 한다는 말과 같은 이야기다.

하루에 나는 과거의 나를 상대로 작은 승리들을 거두고 있지만, 중요한 승리 앞에서는 보기 좋게 KO를 당하고 있다.

미쳐야 하는데 미치지 못하는 것은 안전하기만을 바라는 내 과거의 모습이 매번 승리하기 때문인 것이다.


무엇이 그리도 나는 두려운 걸까

절박함이 부족한 것일까.

당장 내일 굶어 죽는다고 하면 나약할 수 있을까?

오늘이 내 마지막 삶이라면 나는 무엇을 할까?


나의 시간은 영속성을 가지지 않는다.

나는 언젠가 늙고, 내일의 나는 어떻게 될지 모르고, 지나간 오늘은 돌아오지 않는다. 하지만, 당연히 아는 사실임에도 아침에 눈뜨는 게 힘들어서, 씻는 게 귀찮아서,  내일 해도 되는 일이라서 등등의 핑계로 지금의 내가 아닌 다른 날의 나에게 모든 걸 미루려고 하기도 하면서 동시에 도대체 나는 뭐 하는 건가 하는 후회도 밀려온다.


총체적 난국이다. 

후회와 나태가 동시에 찾아오고, 마지막 실행의 고비를 넘지 못한다. 

그 문턱까지 다가가서 포기하고는 스스로를 원망하고 있다.

문턱까지 가는 법은 알겠는데, 그 이후의 방법을 모르는 사람 같다.

내 몸을 던져야 하는데 나는 수많은 우려들로 나를 믿지 못하고 내던지지 못하고 있다.


'부시 파일럿'이라는 책을 쓴 오현호 씨는 세바시 강연에서 도전에 있어 가장 큰 적은 경험해보지 않은 자들의 충고라고 했다. 

다시 말해서 내가 처한 상황을 직접 경험해보지 않고 그저 안될 것이라고 단정 짓는 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말고, 스스로를 믿고 도전하고, 실제로 경험한 사람들의 조언만 들으라는 것이다.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저 두 가지인 것 같다.


나에 대한 믿음과, 멘토


다행히도 주변에 많이는 아니더라도, 내가 사진을 찍는 데 있어서 도움을 받을 만한 분들이 생기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 일 것이다. 하지만 깊이가 있는 관계가 될 수 있을진 나도 잘 모르겠다.

또한, 여전히 나는 나에 대한 스스로의 믿음은 부족한 것 같다.


나는 어쩌다가 이렇게 겁쟁이가 되어버렸을까.


답답한 하루가 마무리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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